주제 : 구술 문화 속에서 자리 잡고, 구술 문화 속에서 더 성황리를 이루고 있는 로또문화.
제목 : 아직도 살아있는 요행의 신, 로또.
토요일 저녁이 되면 소위 명당이라고 불리는 편의점이나 로또복권을 발행하는 곳 앞에서 로또를 사려고 줄을 선 것을 볼 수 있다. 로또 번호를 뽑아주는 기구며 각종 명당. 당첨이 되는 행운의 시간대 등 로또와 관련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로또 당첨을 위한 행운의 징조를 공유하는 것을 비롯하여 많은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 로또문화에서 구술 문화적 요소를 한번 살펴보고, 로또에 대해서도 진지한 접근을 해보자.
로또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다른 여느 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존의 주택복권을 비롯한 여러 복권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당첨 금액이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나라에 정착하고 그런 인기를 유지하는 것은 구술 문화적 요소와 연관이 있다고 본다. 국민들 사이에서, 로또는 신으로 모셔진다. 로또라는 신이 우리나라에도 강림하여 많은 사람들을 소망하게 만들고 기도하게 만들고 자신을 구원해 줄 당첨발표를 기다리게 만드는 것이다. 또 그 열기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절을 짓는 자리를 선정하듯, 신께 기도드릴 거룩한 시간대를 찾듯, 로또 당첨을 위한 명당과 행운의 시간대 등도 우리들 구술 문화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제 로또에 대해서 좀더 생각해보자. 물론 로또의 순기능과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로또는 희망이자 꿈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말이다. 이탈리아어 lotto 즉, 행운에서 유래 되었고, 1530년 이탈리아 도시국가 피렌체가 공 공업을 위해 발행한 피렌체 로또는 최초로 당첨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번호 추첨 식 복권으로 현대 복권의 시초로 인정되고 있다. 이 복권이 성공하면서 lotto라는 단어가 복권의 보통명사로 사용됐다. 얼마 후, 2003년 우리나라에도 로또가 들어 왔다. 그리고 로또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로또는 희망을 안고 있는 복권이다. 로또는 계층을 바꾸는 인생 역전의 기회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벌 수 없는 어마 어마한 당첨금액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민들의 힘든 삶 속에서, 희망과 꿈을 품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또 로또를 통해 모아진 사회복지기금 또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정말이지 로또를 광풍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의 우리 사회를 살펴보자. 단 하루에 팔린 로또가 350억일 때도 있었고 직장인의 61%가 로또를 구입했다는 보도도 별로 놀랍지 않다. 로또 당첨금액을 줄이기 전 며칠간 전국을 뒤흔들었던 적을 기억해보자. 총 판매금액이 2000억원에 1등 당첨금액이 700억이 넘는다는 기사로 순간 이성을 잃을 수도 있는 금액이다. 엄청난 당첨 금액 말고도 로또의 매력은 능동적이고 참여적이란 것이다. 본인 스스로 의미 있는 숫자나 원하는 숫자를 택하여 기입하는 것은, 본인이 복권을 구입과 추첨에 능동적으로 임한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것은 복권을 막연한 운에 맡기기 보다는 자신의 운을 시험해보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로또의 당첨확률은 일년에 벼락을 두 번 맞을 정도의 거의 불가능한 수치이다. 수치상으로는 존재하지만 현실상으로는 자신이 선택될 수 없는 모순이 존재한다. 이런데도 많은 사람은 로또를 사고 있고, 당첨을 기다린다. 그러나 결국 당첨 결과가 나오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허탈감에 빠진다. 모두들 일확천금의 꿈을, 인생대역전의 희망을 안고 로또에 열중했었지만 애초에 낮은 당첨확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돈을 잃었다. 또한 수천만원치의 로또 복권을 구입한 뒤 당첨이 되지 않아 파산지경에 이르거나 심한 허탈감에 빠졌다는 시민들이 생겨났고, 죽음에 이르는 사람까지도 생겼다. 꿈과 희망의 로또가 이러한 상황도 초래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이로 인한 문제점이 크다면 점검이 필요한 것이다. 로또가 벌어들이는 엄청난 금액과 국민들의 참여율을 볼 때 우리 사회의 건강성이 의심된다. 국민들의 일상의 삶과 그들의 대화 속에, 즉 구술문화 속에 자리를 잡은 로또. 또 이 구술문화 속에 지속되는 인기. 이에 대해서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반성해보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첫댓글 구술 문화와 로또를 연관 지으려 애를 쓰긴했지만, 역시 무리한 감이 있지않나 반성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