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정문 앞에서 시위를 하였습니다. 오전 9시에서 10:30까지, 그리고 오후 4:30에서 6시까지 모두 3 시간을 서 있었습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가까이 와서 인사를 하고, 힘내라고 격려를 하고 갔습니다. 날씨가 약간 쌀쌀해서인지 따뜻한 음료수를 주고 가는 학생도 있었는데, 나중에 세어 보니 모두 9개나 받았습니다.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이 매우 고마웠습니다.
3 시간을 서 있자니 지루하였습니다. 제 사진을 자세히 보면 양쪽 귀에 꽂힌 흰색 줄의 리시버가 보입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2011년 3월부터 저는 판소리를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위하는 동안 녹음기로 판소리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흥얼 흥얼 따라 하였습니다. 오늘은 흥보가 중의 '돈타령'을 따라 불렀습니다. 돈타령은 찢어지게 가난한 흥보가 곤장 10대를 대신 맞기로 하고 돈 30냥을 버는 이야기입니다. 돈타령 중간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옵니다.
"이 돈을 눈에 대고 보면, 삼강오륜이 다 보이고
조금 있다가 나는 지화를 손에다 쥐고 보면
삼강오륜이 끊어져도 보이는 건 돈 밖에 또 있느냐
돈~ 돈~ 돈~ 돈~ 봐라 돈~"
가난한 흥보는 곤장 1대에 엽전 3냥을 쳐서 받기로 하고 매를 맞으려고 결심합니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하여 매라도 맞고 돈을 벌려는 조선시대의 흥보와 '황제노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대힌민국의 어느 재벌 회장이 비교가 되었습니다. 재벌 회장에게 하루 일당으로 5억의 빚을 탕감해 주라는 판결을 내린 판사는 결국 법복을 벗고 말았지요.
옛날이나 지금이나 돈 때문에 모든 문제가 생겨나고 모든 갈등의 핵심에는 돈 문제가 있습니다. 흥보가에서는 돈 때문에 삼강오륜이 끊어져도 돈만 보인다고 했습니다. 수원대 사태도 결국은 돈 문제로 귀결된다고 봅니다. 학생들이 어렵게 낸 피같은 등록금이 학생들을 위해서 사용되지 않고, 교수들의 인건비로 사용되지 않고서 은행에 쌓여만 있습니다.
총장님, 이제는 적립금을 풀어서 수원대를 발전시키는 데에 사용합시다. 건물 2동 짓는다고 1300억원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굳이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건물 짓는 것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계약제 교수님들에게 적정 생계비를 보장해 주고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해 주십시요. 수원대를 발전시키려면 먼저 사람에 투자하십시요. 많은 돈이 들지 않습니다. 건물 짓는 것은 그 다음에 하시면 됩니다. 건물보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첫댓글 제가 수원대의 최고 경영자에게 요구하는 계약제 교수님들의 적정생계비의 기준이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수원대 계약제 교수님들의 소득을 지방에 있는 신학대학과 비교하면 고소득입니다.
그러나 대기업에 근무하는 제자들의 소득과 비교하면 저소득입니다.
모든 것은 상대적입니다.
참고로 통계청에서 발표한 "4인가족 기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013년 기준으로 510만원입니다.
510x12=6120
수원대 계약직 교수님 중에서 연봉이 6000만원 넘는 분이 몇 분이나 계실까요?
@상식이 통하는 수원대 맞는 말입니다. 계약제 교수님 문제는 연봉만이 아닙니다. 이뭐꼬님은 글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게'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너무 불안한 직장입니다. 제발 불안하지 않게 좀 해 주세요. 그게 그렇게 어렵나요?
@상식이 통하는 수원대 그렇습니다. 님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수원대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우리가 잘 의식하지 못하는 일종의 불공정한 '신분제'가 큰 문제입니다.
이는 비정상적인 계약관계에서 비롯되고 전근대적인 사고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식의 뿌리에서부터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된 보수나 권리에 대한 존중없이 의무만 강조하는 현상들이 나타난다고 보아야 겠지요.
총장이 누리는 권리와 이행한 의무를 계약제교수의 그것과 비교해보면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수원대 갑오경장 때 철폐하기 시작한 신분제는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평등사회에서 극복해야할 구시대의 잔재입니다.
헌법에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 불평등한 신분제를 명문화하여 부정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입니다.
이교수님, 언제나 씩씩하신 이 교수님, 수원대를 지키려는 불침번을 언제까지 서야 하나요.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용기가 부족한 저희들을 나무라 주세요. 마음으로만 함께할 수 밖에 없는 못난이.
불안한 신분은 양심의 자유를 억압합니다.
지속적인 과도한 스트레스는 몸을 망칩니다.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찾아야 합니다.
알게 모르게 건강하지 못한 교수님들이 많아요.
전체적인 분위기가 통계로 나타나 것은 아닌지 연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사립대학별 구성원의 건강상태를 연구해 봄은 어떨까요?
"수원대를 발전시키려면 먼저 사람에 투자하십시요. 많은 돈이 들지 않습니다. 건물 짓는 것은 그 다음에 하시면 됩니다. 건물보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이 구절이 제 마음에 깊이 와닿습니다.
학생, 교수, 직원이라는 사람들이 함께 수원대를 일구어 나가고 있습니다.
"건물보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교수님의 꿋꿋하심에 존경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