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존재의지
꿈에 어머니는 아버지를 보살피러 가셨다. 새 건물이었다. 창밖은 신록이 아름다운 골짜기였다. 클레마티스가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아버지를 식탁에 앉도록 도와야 했다. 아버지는 힘겨워했다. 잠깐 산책을 하고 있는데 나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집에 가보니 아버지가 쓰려져 있었고, 소변이 흥건했다.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깨달았다. ‘그렇구나 아버지는 삶에의 의지를 가지고 계셨구나, 죽는 순간까지도.’
사실 나는 그 동안 아버지가 코로나 기간 오래 병상에 누워계시다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고통스러웠다. 나는 내 의식이 꺼지기 전에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꿈속 아버지를 보면서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존재의 의지는 숭고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에 갇힌 소와 돼지와 닭도, 매화와 원추리와 이집트 개미도 이끼도 돌멩이도 지구도 햇살도, 그것이 관성의 법칙이라고 해도, 존재의지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존재의지가 있는 한 그것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나는 병상에서 오래 코마상태를 보내신 아버지의 외롭고 두려운 고투 또한 아버지의 숭고한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산다는 것은 때론 눈물겨운 것이다. 힘들지라도 존재하고, 존재하려는 모든 것들은 그 자체로 존중하고 사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