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늙은 산파가 나이가 많은 딸 하나를 데리고 살다가 세상을 떠나자,
시집도 안간 노처녀가 자기 어미가
하던 일을 자연스레 이어받았다.
서른이 가까운 노처녀 산파는,
차가운 기운이 돌고 쌀쌀맞지만 백옥같은 얼굴에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허리는 개미 허리처럼 잘록했다.
간혹 외출을 나갈 때에도 눈을 내려 깔고 다녔으며
누가 말을 걸어도 '예, 아니오' 뿐이었다.
매파가 와서 중매 얘기도 꺼낼라치면 등을 떼밀어
문밖으로 쫒아냈으며,
노처녀 산파가 시집을 가지않으려는 데는 연유가 있다.
열서너살 때부터 어미를 따라 아이 받으러 다니며
수많은 여인들이 아이를 낳으려고 버선 짝을 입에
물고 생땀을 쏟으며
몇 날 며칠을 산통 겪는 걸 봐왔고 수많은 여인이
아이를 낳다가 목숨을 잃는 걸 봐왔기 때문이다.
모든 게 남정네 탓,
남자는 짐승과 다를게 없다는것이 노처녀 산파의 가슴에 박혔기 때문이다.
그녀가 이렇게 철옹성을 치고 있어도 그의 성문을
열수 있는 짐승이 있었으니 그는 다름아닌 천하의 한량 박진사다.
와우골의 산자락에 있는 외딴집에서 어렵게 홀로
살고있는 신노파의 집에 박진사가 들어섯다.
어인 일로 진사 나리께서 못난 늙은 쇤네를 찾아오셨수?
박진사는 싱긋이 웃으며 엽전 꾸러미를 신노파의 손에다 쥐어 주었다.
이튿날 저녁나절에 신노파가 헐레벌떡 달려와서 노처녀 산파집 문을 두드렸다.
시집간 딸애의 배가 차올라서 보름 전에 해산하러
왔는데 진통이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노처녀 산파가 출산 준비를 하여 신노파를 따라서
외딴집에 도착하자 방에서 앓는 소리가 들렸다.
방안에 들어선 노처녀 산파가 신노파에게 촛불을
켜든가 호롱불 심지를 더 올리라고 하였다.
그러자 신노파는 집안에 초가 없기 때문에 심지를
올려보겠다고 하면서 호롱불을 만졌다.
신노파가 호롱불을 만지다가 가물거리던 호롱불
마저 꺼져버려 방안은 칠흑같이 깜깜했다.
깜깜한 방에서는 출산통 신음소리만 들려 노처녀
산파는 더듬더듬 이불속으로 손을 넣어서 산부의 배를 쓰다듬었다.
배가 별로 부르지 않자 산부의 치마를 걷어 올리고 음부에다 손을 대자,
무성한 숲속에서 벌써 아기가 나오고 있었고 노처녀 산파는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수많은 아기를 받아 봤지만 이번 아기는
번갯불로 밴 아기인지 노처녀 산파의 손이 산부의 몸에 닿자,
온 몸이 짜릿해 오고,
숨이 가빠오고,
아랫도리에힘이 빠지고,
등줄기에선 정신없이 땀이 흘렀다.
음문을 열고 나오는 아기를 만지던 노처녀 산파가
또한번 놀랐으며 도대체 어느 부위가 먼저 나오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것이다.
아기의 머리이기엔 너무 작고,
손이기엔 손가락이없으며,
발이기엔 발가락이 없는 것이다.
양수가 묻어있어 미끈미끈한 것을 노처녀 산파가
이 손으로 만져도 저 손으로 만져도 알 길이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노처녀 산파의 몸이 점점 불같이 뜨거워지는 것이었다.
어느새 산부의 손이 산파의 치마를 걷어올리고는
허벅지를 더듬다가 옥문까지 다다랏건만,
산파는비몽사몽 정신이 흐려져 눈을 감고 쓰러졌다.
출산한다며 이불을 쓰고 누워있던 신노파의 딸이
재빨리 산파의 치마를 올리고 음부에서 나오려던
그것으로 지그시 옥문 깊숙이 밀고 들어갔다.
산부는 바로 박진사였고 박진사의 양물이 쉼없이
절구질을 해대자 산파의 신음이 방안에 가득하고
산파는 박진사의 입술을 소리내어 빨았다.
노처녀 산파는 팔로 박진사의 목을 힘껏 끌어안고 다리로 허리를 감았으며,
노처녀 산파는 난생처음박진사와 한몸이 되어 방안을 뒹굴었다.
산파는 애절한 신음 소리와 함께 교성을 지르면서 박진사의 허리를 끌어안고,
온몸이 불같이 뜨거워 졌으며 쉼없이 요분질을 해댔다.
한바탕 천둥 번개와 함께 요란한 폭풍이 지나가고
박진사가 산파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으며,
잠시후 정신을 차린 산파는 치마끈을 매면서 중얼거렸다.
산통으로 죽을 때 죽더라도 이 맛에 또다시 애를 배는구나.
- 옮겨온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