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전(殯殿) 고유문(告由文) 병신년
오호라, 나 소자는 삼가 지난날의 분부를 받들어 공제(公除)의 기한을 기다리지 않고 천토(天討)를 행하여 죄인을 이에 얻으니, 이덕사(李德師), 이일화(李一和), 유한신(柳翰申) 같은 무리는 차례로 투소(投疏)하여 흉언 역설로써 우리의 대의를 윤락시켜 선왕을 모함하였고, 박상로(朴相老)는 흉한 무리들을 모아 흉소(凶疏)를 모의하는 날 어지럽게 수작한 것이 무도함을 헤아리기 어려웠으니 이천해(李天海), 신치운(申致雲)과 함께 동일한 심사이건만 감히 다 털어놓지 아니하여 인자하기만 한 우리 선령(先靈)의 마음을 근심스럽게 하였고, 조재한(趙載翰)은 흉한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 소굴을 지어 박상로의 흉언과 서로 응하고 여러 역적의 흉소를 주장하였으며 흉칙한 무리들과 체결하고 조정을 넘보았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자세히 캐어서 물은 뒤에 실정이 다 드러났으니 비록 훈척(勳戚)이라는 이유로 완곡하게 용서하고자 하나 왕실의 법에 어긋남을 어찌하겠습니까. 이범제(李範濟), 이동양(李東讓)은 본디 불효한 무리로서 조재한과 박상로의 무리에 붙어서 흉소를 먼저 들고 나섰으며 흉언을 귀 기울여 들었으니, 꾸며서 얽은 정상을 또한 모두 스스로 털어놓았습니다.
오호라, 소자가 상중이어서 복을 입은 채 죄수를 심문함은 우리 선왕의 뜻을 밝히고 우리 선왕의 의를 드러냄으로써 우리 선왕의 혼령을 위로하려는 까닭입니다. 이에 여러 적의 죄를 바로잡나니, 이덕사, 박상로는 대역 부도로써 처벌하고, 이일화, 유한신, 조재한은 위를 모함한 부도함으로써 처벌하고, 이범제와 이동양은 모두 실정을 알았던 이유로 혹 법의 처벌을 내리고 혹 매를 쳐서 죽였나이다. 그 나머지 연좌된 사람은 차례로 혐의를 조사하여 밝혔나이다.
오호라, 선왕의 유의를 받들고 선왕의 죄인을 토벌하였으니, 지금 이후로는 소자가 선왕의 뜻과 일을 저버리지 않을 수 있겠나이다. 이에 상전(常奠)으로 인하여 고하는 의식을 펴나이다.
[주1] 빈전(殯殿) : 국상에 초상(初喪)부터 발인 때까지 왕이나 왕비의 관을 모시는 전각(殿閣)이다. 여기서는 영조(英祖)의 빈전을 말한다.
[주2] 공제(公除) : 왕이나 왕비가 죽은 뒤 26일 동안 일반 공무를 중지하고 조의를 표하는 일을 말한다.
[주3] 천토(天討) : 천명에 따라서 죄 있는 사람을 응징하고 다스리는 일이다. 《書經 皐陶謨》
殯殿告由文 丙申
嗚呼。肆予小子。祇承疇昔之敎。不待公除之限。天討方行。罪人斯得。若德師,一和,翰申。則次第投疏。凶言逆說。淪我大義。誣及先王。若相老。則聚會凶徒。謀議凶疏之日。爛漫酬酢者。叵測不道。與天海,致雲。同一腸肚。而不敢畢說。以慽我先靈止慈之仁。若載翰則包藏禍心。自作窩窟。和應相老之凶言。主張諸賊之凶疏。締結鬼蜮。覬覦朝廷。盤問之後。情節畢露。雖欲 以勳戚曲貸。奈王章何。若範濟,東讓。則本以梟獍之徒。附於翰老之輩。凶疏則首倡。凶言則耳聞。綢繆之狀。亦皆自服。
嗚呼。小子在疚。縗麻訊囚。所以明我先王之志。闡我先王之義。而用慰我先王之靈也。肆正諸賊之罪。德師,相老。以大逆不道正法。一和,翰申,載翰。以誣上不道正法。範濟,東讓。俱以知情。或伏法。或杖斃。其餘干連。次第究覈。嗚呼。奉先王之遺意。討先王之罪人。由今以往。小子其可以不負先王之志事也耶。玆因常奠。庸申告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