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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토마스 베리. 브라이언 스윔 지음
1. 한 페이지 요약 및 견해
‘우주 이야기’는 토마스 베리 신부님이 지구 생태대 보호를 위해 전 인류에게 던지는 제안이고, 호소이며, 모든 생명계, 비 생명계와 더불어 지구와 우주가 결국 하나의 생명 공동체임을 계몽을 하고 있는 내용이다.
태초 찬란한 불꽃으로부터 우주와 은하, 지구의 탄생, 그곳에 생명이 창발하고, 식물과 동물로 이어져 현재의 인간까지 긴 이야기를 풀어내며, 하나의 끈으로 연결된 이곳에서 나 아닌 다른 어떤 생명의 고리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결국 남의 얘기가 아닌 나 자신에게 맞닥칠 문제임을 인식시키고 있다.
신부님은 ‘우주 이야기’가 생태학적 세계관으로의 변화를 유도하고, 우주공동체와 생명공동체 배후에 존재하는 신비스러운 힘에 대한 경외심을 발생시킬 것으로 판단했다. 이것이 베리 신부님이 제안하는 ‘우주 이야기’의 목적이다.
우주라는 거대한 맥락 안에서 생태계 위기 문제를 논의하는 신부님은, 지구를 착취하고 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며, 무엇보다도 지구를 신성한 공동체로 간주하며, 지구에 대한 경외심 회복을 강조한다. “인간은 순환하는 우주와 일체감을 느껴야 그것과 교감을 나눌 수 있다.”라고.
저자 토마스 베리는 생태신학자이며 문화사학자로써 1914년 미국 애팔래치아에서 태어났으며 20살 때 수도원에 들어가 신부가 되었고, 34세에 워싱턴의 미국카톨릭대학에서 서구문명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9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 까지 산업사회의 교란된 생태학에 대하여 많은 저술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인간 중심의 문명에서 생명 중심의 문명으로 전환해야하는 현대 문명에 그 문명사적 위기를 알리려 많은 노력을 하였다.
또 다른 저자 브라이언 스윔은 1978년 오리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주로 우주 진화 역학에 대한 연구와 과학적 우주론과 전통적인 종교가 갖고 있는 비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였다.
나는 독자로써, 또 이 부분에 관심이 많은 지구인으로써 이 문제를 신부님이 다루었다는 것에 대하여 무척 다행스럽고, 감사하기만 하다.
책을 읽는 내내 떠나지 않았던 생각 하나는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 파괴적 행보에 대하여 그 누가? 어떻게? 제동을 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우주 이야기’가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을 통해 같은 공감과 고민을 해야 하는 한편, 좀 더 파급력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은 종교에 기대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얕은 잔꾀가 들었기 때문이다. 종교적 관점에서 Issue化 한다면 그 어떤 것 보다 든든한 바탕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 생각해본다.
- 자연에 존재하며 우리가 해충이라 부르는 뿔밀깍지벌레, 잔디밭을 망치는
세포아풀등 이 미미한 생명들은 어떤 존재의 이유를 가지고 있을까?
- 풍부하다는 것, 풍부해진다는 것!
진화의 과정에서 완벽함으로 부여받은 전문화된 기능이 한계로 작용한다는
(각자의 완벽함에 갇혀있다)내용은 진짜 중요한 것들은 사소한 것에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 직선과 곡선의 경계?
- 인간의 파괴적 행동도 우주의 태동이 가지는 파괴적 양상과 같을까?
- 나무는 어떻게 죽은 조직으로 스스로를 세울 생각을 하였을까?
2. 나를 확장시킬 책속의 내용
P.6
최근 수세기 동안의 과학의 시대는, 인간의 모험심에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던 자연세계와 친밀한 능력을 인간에게서 제거했다. 자연세계와의 친밀한 친교는 시인들, 음악가들, 예술가들 드리고 영적인 인물들로 하여금 자연세계를 경축하는 그 모든 장엄한 작품을 만들게 한 통로였다.
P.7
죽음과 재생의 순환 속에서 늘 소생하는 계절의 연속은 인간의 사고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주었다.
P.9
인간은 지금 지구 생명 체계에 대한 광범위한 통제권을 넘겨받았고, 그 결과 미래는 예전엔 결코 꿈도 꾸지 못했던 정도로 인간의 결정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P.24
인간은 나뭇가지에 저장되었던 태양 에너지를 이용했고, 인간의 작업은 점점 진보했다.
P.40
우리는 지금 수평선 너머 반달이 떠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우리의 감각과 상상력은 그런 세계에서 형성된 것이다.
P.43
광대한 우주를 ‘저기 저 밖에’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한, 이렇게 우주론 연구를 분리하는 것, 즉 물리적인 우주와 인간의 역할을 별도로 연구하는 것은 합리적이었다. 왜냐하면 눈에 뛰지도 않는 한 행성 위의 티끌 같은 인간들이 가진 생각과 느낌이란 거대한 물리적 우주와 무관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물리적 우주에 대한 심도 깊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우리는 이제 우주가 단지 거대한 ‘저기 저 밖에’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여기 안에’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신비한 태초의 불꽃은 150억 년간의 창조 과정을 거쳐 움직이는 진화의 마지막 지점인 ‘지금 여기’에 와 있으며, 공교롭게도 지금 여기에 생명공동체가 포함되어 있다.
P.45
우리는 우주 안에서 우리의 새로운 방향을 명료하게 밝히기 위해 지금까지 없었던 언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현존하는 언어들은 각각 자신들의 고유한 태도와 가설 그리고 고유한 우주론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P.49
우리는 ‘우주가 통합된 방식으로 활동한다’라는 말의 뜻을 막 이해하기 시작했지만, 미래의 사람들은 이것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다. 그들은 네 개의 기본적인 상호작용 또는 다섯 개 또는 여섯 개, 아니면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호작용이 기본적인 우주 작용의 다른 표현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P.50
우리는 이제 우주가 단순한 하나의 사물이 아니라 모든 만물의 존재 양식이라는 주장을 기자고 이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다.
P.52
우주의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그 상황의 물리적 변수들과 직접적이고 동시적으로 관련을 맺는다.(중략)
다양한 시공간 속의 사건들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관계를 맺는 어떤 방식이 있는 게 틀림없다.
P.58
우주는 균일한 물질과 에너지가 시공간 전체에 퍼져 있지 않고 기본적인 구성요소 안에서 요동치며 머물러 있었다. 우주의 그러한 움직임은 마치 모든 육지의 해변에 물결의 흔적을 남기는 파도와 비슷하다. 멀리서 보면 해변은 매순간 파도 때문에 평평해져 아주 잔잔해 보인다. 맨발로 해변 가까이 가서 관찰할 때에만 그 섬세한 리듬의 흔적을 볼 수 있다.(...) 파도의 이러한 움직임은 수조 개의 별들 모두와 연결된 지구, 태양, 달이 가진 중력의 리듬을 보여준다.
P.60
헬륨으로 충전된 풍선은 축제를 장식하고, 때때로 아이들의 손을 떠나 푸른 하늘로 높이 날아가는 바람에 눈물과 슬픔을 안겨주기도 한다.
P.61
헬륨 원자의 업적 가운데 하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자들과 결합하려고 달려드는 대부분의 광자들로부터 자신의 전자를 지켰다는 것이다.(...)
이는 매순간 계속되는 운동을 이끌어내며 우주를 변환시킨 중요한 업적이다.
P.68
생명체 안에서 탄소가 가지는 중심적 역할은 실로 하나의 충격이다.(...) 탄소는 행성 지구에 있는 다양한 생명체들 안에서 살아가면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P.71
일출은 태양과 공기와 물과 감각을 가진 존재들이 관련된 존재의 일깨움이다. 한 존재만이 체험하는 독립적인 일출은 없다. 우주는 무력하게 객관적인 방식 안에서 생명력 없는 물질로 존재하는 실체라기보다는 서로의 존재를 환기시키는 실체이다.
P.75-76
우리는 모나크 나비의 경우에서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번데기 고치에서 나와 기어오를 때, 햇볕에 날개를 말리기 위해 날개를 펼칠 때, 이 나비가 우주의 목소리가 아닌 그 누구의 안내에 의존할 수 있겠는가? 나비의 이 여정은 분명히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위험과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나비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만 의존한다면 이 여정은 재앙이 될 것이다. 다행이 나비는 과거의 목소리와 다른 곤충들, 바람과 비 그리고 나뭇잎들의 목소리에 둘러싸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상호작용들 안에서, 유전 불질들의 정보가 정확하게 나타난다. 즉 모나크 나비는 실제로 이로운 바람과 해로운 바람을 맞아본 후라야 그 차이를 인식할 수 있다. 바람이 나비에게 말하고, 물맛이 나비에게 말하고, 나뭇잎의 모양이 나비에게 말하며 나비 안에 유전 암호로 들어 있는 지혜와 공명하면서 안내를 해준다. (.....)
동물들과 식물들에게 우주는 소리들의 합창이다.(.....)
아마 우리는 그 맥락으로 다시 돌아가 존재의 차원에서 ‘들음’의 본질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P.77
중력과 중력의 밀도가 있는 파문은 언제 어디서나 보이지 않으며 단지 그들이 일으킨 효과를 통해서만 그 모습을 드러낸다.
P.78
우주의 자발성을 듣고 이에 응답하는 인간의 인식 능력을 모든 대륙의 원시 부족들은 깊이 이해했다. 원시 부족들이 가졌던 뛰어난 능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지닌 방대한 문화적 표현속에서 우주의 정신적 깊이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표현들을 알아채야 한다.
P.83
우주 이야기는 장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인 동시에 폭력과 파괴의 이야기이며, 절묘함과 파멸로 가득 찬 드라마와 같다.
P.86
티아마트 별의 초신성 폭발이 우리 존재와 우리 행성계를 탄생시켰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 대부분이 별 티아마트에 의해 만들어져서 그 별의 초신성 폭발로부터 우리에게 보내졌다는 시실을 깊이 생각해보면 우리는 우리의 아주 오래된 기원에 자리 잡고 있는 아름다운 절묘함과 파괴를 깨닫기 시작한다.
P.89
거미가 거미줄의 한가운데에서 현란한 곤충들을 검은 무덤으로 데려가듯이, 블랙홀은 항성들을 파멸 속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P.90-91우주는 이처럼 폭력적이다.(.....)
우리는 이러한 파괴 중에 우주가 이루어낸 절묘하고도 복잡한 업적들을 보게 된다.(.....) 우주가 폭력적이면서도 창조적이고 파괴적이면서도 협조적임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두 가지 극단이 함께한다는 것은 신비이다.(.....)
암거미가 자신의 짝을 먹어치울 때, 이것은 암거미의 파괴 행위일까, 아니면 수거미의 협조 행위일까? 딱정벌레 어미가 새끼를 낳으면, 처음에 새끼는 무력하게 어미 딱정벌레의 몸에 달라붙어 있다. 하지만 그 새끼가 점차 힘이 강해지면 여전히 유충상태로 있더라고 마침내 제 어미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운다. 이런 파괴적 행위는 어디서 왔고 그 의미는 무엇인가?(.....) 폭력과 파괴는 우주의 특성이다.
==> 그렇지 않는 생물이나 동물이 있을까?(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다른 형태의 뭔가가 있지는 않을까?)
P.92-93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들은 저항력이 있다. 왜냐하면 모든 존재와 그 존재의 공동체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양자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소립자의 차원에서조차 우리는 각각의 개별 존재들이 가진 이 비가역적인 현실을 발견할 수 있다.(.....) 물질의 저항은 폭력의 현실과 관련된 우주의 첫 번째 역학이다.
두 번째 역학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물질의 요구이다. 구조롤 가진 어떤 존재라도 자신의 존재를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다. 과학자들은 이 사실을 열역학 제2법칙으로 나타낸다. 새로운 에너지로부터 닫혀 있는 모든 물질 체계는 결국 붕괴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원자, 동물, 도시, 생태계 또는 문명은 그들의 질서를 그대로 지속시키기 위해 그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형태의 에너지 유입을 필요로 한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건설적인 활동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필연적으로 엔트로피, 즉 쓰레기를 만든다. 모든 발전은 어쩔 수 없이 비용이 든다. 이 불가피한 비용은 창조를 위해 지불되어야만 한다. 에너지는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되어야 하며, 모든 종류의 진보는 에너지 지출을 요구한다. 이것이 우리가 폭력의 본성을 이해하기 위해 깊이 고려해야 하는 우주의 구조가 갖는 두 번째 사실이다.
우주에서의 저항은 창조질서를 위한 비용에 덧붙여, 우리가 알 수 있는 세 번째 사실은 모든 사물들에게는 자신의 내적 본성을 성취하려는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무든 도토리는 미래에 참나무로 자라날 운명을 내부에 품고 있다. 나뭇가지들은 더 넓게 퍼져나갈 수 있도록 그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충분한 햇살을 받지 못하면,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한 몸부림으로 더 높이 위로 가지를 뻗칠 것이다.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들은 각자의 고유한 주체성 안에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려는 타고난 경향성을 갖고 있다.
P.94
저항과 에너지와 꿈, 이들이 모든 폭력의 원천이다.
창조의 비용인 에너지는 현재 우주의 유한한 본성을 가리킨다.(.....)
저항과 에너지와 꿈이라는 이 세 가지 용어들은 과학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탐구되어왔다.(.....)
만일 진딧물 한 쌍의 욕망이 충족된다면 지구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 단 1년이면 이런 진딧물들은 5천억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대부분의 공충들과 대부분의 생명체들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존재하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은 무한하지만, 지구의 에너지는 유한하다. 이들 진딧물에게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말은 다른 지역, 다른 존재들로부터 에너지를 뺏어 온다는 의미이며, 에너지를 빼앗긴 그 다른 존재들을 소멸시킨다는 뜻이다. 우주에 있는 각각의 존재들은 그 존재와 발전에 필요한 자유 에너지를 갈망한다. 각각의 모든 존재들은 소멸되지 않기 위해 멸종에 저항한다.
P.95-96
우주는 칼날 위에서 불안하게 번성하고 있다.(.....)
번성하는 모든 존재들은 이처럼 창조적인 긴장의 균형 상태에 있다. 한 대의 침엽수림이 햇빛을 너무 적게 받거나 너무 많이 받으면 마침내 붕괴되어 다른 종류의 생물군계로 변할 것이다. 우주는 오래되고 잘 정돈된 결합 규칙을 가진 존재들의 공동체가 다양하게 모여 있는 다차원의 그물이다.
P.97
이 우주적 경향이 고삐를 잡히지 않고 제 마음대로 펼쳐질 수 있었더라면, 그 자유분방한 불덩어리는 결국 완전히 흩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 불덩어리는 자신의 움직임을 가로막는 기본적인 장애물인 중력이라는 인력을 만났다. 팽창이 중력이라는 장애를 만났기 때문에 비로소 은하가 출현할 수 있었다.
P.102
우리는 창조를 위한 핵심 방법이 바로 지금까지의 익숙함에 대한 저항임을 이제 이해하기 시작했다.
P.103
생명은 본질상 많은 종류의 고난을 포한한다. 이 고난을 거절하는 것, 즉 이러한 정당한 고통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것은 존재를 약화시키는 선택이다.
P.105
위대한 예술, 기념할 만한 사변 철학, 제도와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 획기적인 음악 작품들, 세상을 바꿀 많나 기술의 발명은 고통과 폭력에 충격을 받은 개개인들이 창조해낸 것들이다. 긴장을 제거하는 것은 창조와 아름다움을 제거하는 것이다.
P.113
태양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태양과 어떤 관계에 있을까? 하나의 신성deity으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구(球)로? 태양은 어떤 식으로 특별한가?
P.118
열역학 제2법칙은 닫힌계에서는 그 어느 것이라도 자신의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열은 시간 안에서 비가역적이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모여 있던 열은 모든 방향으로 흩어지고, 일단 한 번 흩어지면 그 열은 다시 모이지 않는다.
P.123
우주 생성의 원리에 따르면 우주의 진화는 모든 시공간과 존재의 모든 단계에서 분화, 자기조직, 친교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들 세 용어, 즉 분화, 자기조직, 친교는 모든 실존을 지배하는 주체이고, 모든 존재의 기본 의도이며, 단순하고 명료한 정의 그 이상을 의미한다.(생략)
분화는 다양성, 복잡성, 변형성, 부동성, 다형성, 이질성, 명로성과 동의어이다. 두 번째 특징인 자기조직은 주체성, 자기표명, 감각성, 자기조직, 경험의 역동적 중심, 현존, 동일성, 존재의 내적 원리, 목소리, 내면성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세 번째 특징인 친교는 상관성, 상호의존성, 친족관계, 상호관계, 내면적 관계성, 호혜, 상보성, 내적 결합성, 친화성 등으로 표현되며, 우주 진화에서 모두 같은 원동력을 가리킨다.
P.124
하나의 교향곡은 일련의 음표들과 침묵이며, 공기의 연속적인 소요이며, 특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발생하는 일련의 음색들이다.
P.125
우주 생성은 분화에 의해 질서가 잡힌다. 소립자 또는 원자적 존재라고 부르는 분며안 에너지의 집합에서부터 생성의 세계인 빛의 방사 구조를 통해, 우리느 ㄴ항성계를 포함하는 복잡한 은하에서 우주의 무한한 다양성을 발견한다.
P.127
존재한다는 것은 한 실체의 독특한 표명이다. 은하수 은하, 로마의 몰락, 열대 우림에 있는 특별한 나무의 종류 등 우주에 있는 그 어떤 것이라도 깊이 연구하면 할수록 우리는 그 독특함을 더 많이 발견한다. 동시에 과학은 어떤 사물의 구조와 그 고조의 설명하기 힘든 독특함에 대해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킨다. 그러나 우리의 이해가 아무리 깊어져도 궁극적으로 모든 사물들은 영원히 이해되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
P.128
우주 생성은 자기조직에 의해 구조화 된다. 자기촉매적 화학과정에서부터 세포에 이르기까지, 살아 있는 몸에서 은하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우주가 자기조직 역학을 보여주는 구조로 가득차 있음을 발견한다.
P.129
초기의 자기조직과 후기의 현현 사이의 관련성은 무엇일까. 우리는 기본 영역의 감각에 대해 물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한때 용해된 암석이었던 지구가 이제는 공기와 새들의 노래로 가득 차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인간이 우주의 놀라운 감각을 물려받았고, 그 원소들로부터 생성되었다면, 그 원소들의 내부세계에 대해 과연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잘 음미해보면, 우리는 통합적인 우주를 유지하는 연속성과 일련의 전환을 통해 우주의 진화를 가능하게 하는 비연속성을 함께 유지할 필요가 있다.
P.131
우주 생성은 친교로써 조직화된다. 존재한다는 것은 서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관계는 존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P.132-133
아직 태어나지 않은 회색 곰은 어미 곰의 자국 속에서 잠자고 있다. 어두운 그곳에서 눈이 감겨져 있어도 이 곰은 이미 외부 세계와 관련을 맺는다. 태어나지 않은 이 곰은 머루나 치누크 연어에 대한 미각을 발달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처음 자신의 혀로 머루의 즙을 맛볼 때, 그 기쁨은 즉시 나타날 것이다. 산란기 연어를 속이는 어려운 과제를 위해 더 긴 훈련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바로 그 곰이 가진 발톱의 형태 안에 치누크 연어의 도약과 근유 조직과 해부 구조가 들어 있다. 곰의 얼굴과 팔의 크기 그리고 눈의 구조와 털가죽의 두께는 그 곰이 살아가는 온화한 산림 공동체의 차원들이다. 이렇게 곰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그 관계의 그물을 벗어나서는 무의미한 존재가 된다.
첫 번째 상호작용 이전에 이미 생긴 관계에 대한 감각, 그리고 존재의 기초에 자리한 공동체에 대한 감각은 우주 최초의 시기, 심지어 자연 세계에서 자연스런 선택의 압력이 형성되기 이전 시기에 특징 지워졌다. 이 단계에서 양자적 분리 불가능성이 활동을 지배한다. 어떤 대 개의 입자도 결코 완전히 분리된 것으로 여길 수 없다.(생략)
우리는 창조된 복잡한 짝짓기 의식 안에 자연세계가 놓아둔 그 관계성의 진가를 볼 수 있다. 이렇게 수많은 세상의 깃털과 색깔, 그리고 노래와 춤은 진정한 친밀성의 관계로 들어가려는 우리 욕구에서 나온다. 인간과 다른 동물들이 이 관계들을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 그리고 신체적 외모에 쏟는 인간만의 정성은 이러한 관계의 체험이 가진 깊은 의미를 보여준다.
P.143
수억 년 동안 지구는 유성이나 소행성들과 충돌하는 충격을 경험했다. 대장간의 큰 망치에 규칙적으로 맞은 모루가 뜨거워지듯이, 지구 또한 이 열로 녹아서 5억 년 동안 밤낮으로 끓어올랐다.
P.146
아리에스의 가장 인상적인 자기조직력은 기억력이다. 세포의 기억력은 모든 생명체에게 힘을 제공한다. 세포의 기억력은 생명의 모든 것이다. 왜냐하면 생명체에게 있어 그 어떤 것도 과거의 기억 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원핵세포, 첫 번째 세포는 바로 자신의 신체 구성을 통해 아직까지도 초기 지구를 기억하고 있다.
P.148~150
이러한 새로운 자기복제 능력 이외에도 세포는 또한 새로운 깊이의 분화 능력을 보여주었다. 초기 바다 전체를 통해 세포들은 자신들의 새로운 변형들을 출산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 자신과는 조금씩 다른 후손들을 생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수백만의 세포들이 태어나면 거기에 새로운 하나의 세포가 창조되었다. (.....)
이 현상, 유전변이는 생명의 근본 활동이다. 중력이 은하 이야기의 많은 부분을 설명하듯이, 변이는 생명 이야기와 많은 부분을 설명해준다. (.....)
처음부터 모든 원핵세포들은 생존을 위해 화학적으로 창조된 다양한 먹이에 의지했다. 그러나 지구의 요동이 가라앉았을 때 그런 화합물의 생산이 함께 감소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빠르게 식량 소비를 늘여가던 원핵세포들은 벽에 부딪치게 되었다.(.....)
변이가 이 재난을 막았다. 죽어버린 원핵세포의 몸 일부를 먹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원핵세포들이 나타났다. 원핵세포에 의해 생산된 화합물을 소비할 수 있는 또 다른 종들도 나타났다. 이 새로운 극소-유기체(미생물)들은 다른 종에게는 쓸모없는 것들을 가져가서 그것이 또 다른 종에게는 식량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약간 다른 능력을 지닌 이 형태들이 첫 번째 생명공동체를 이루었다. 연관의 고리가 생겨났다. 썩은 몸은 살아 있는 세포들의 음식이 되어 살아 있는 세포로 변환되거나 또 다른 세포의 식량이 될 부패물로 변환되었으며, 그 부패물은 또다시 같은 방식으로 세포의 일부가 되거나 부패물로 남게 되었다. 이렇게 우주 이야기에서 새로운 관계망이 만들어졌다.
P.152-153
세포는 기억력뿐만 아니라 세포들 사이에서 그들의 기억을 공유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 능력들 가운데 광합성을 발견한 첫 번째 변이세포 프로메티오는 자신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던 일부 박테리아에게 자신의 새로운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프로메티오는 또한 다른 원핵세포들과 연결되는 작은 관을 만들어 이 획기적인 능력을 공유했다. 그는 작은 관 안에 자신의 일부를 집어넣고 다른 세포들에게 이 선물을 전달해주었다. 관안에 삽입된 물질은 ‘에피솜’, ‘플라스미드’, ‘레플리콘’ 이었다. 이 물질들을 수용한 세포는 빛의 입자들을 잡아 광합성하여 식량을 만드는, 절묘한 재주를 복제하는 능력을 선물 받았다. 이제 이 세포 또한 어떻게 광합성을 하는지 그 방법을 배웠다. 또한 그들은 태양으로부터 어떻게 식량을 얻는지도 기억하게 되었다.
P.153-4
우주론적 후성설에 따르면, 후기의 한 박테리아가 태양에너지를 흡수하여 식량을 만들 때 새로운 친교에 이르게 된다. 왜냐하면 우주의 많은 것들이 그 한 사건으로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박테리아와 태양은 둘 다 자신들보다 약 1백억 년이나 앞서 발생했던 태초의 찬란한 불꽃이 만들어낸 원소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둘 다 불덩어리의 마지막 단계에 창조된 수소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태양과 원핵세포는 둘 다 자신들보다 약 5억 년 전에 폭발했던 초신성 티아마트에 의해 창조된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떨어져 있는 이 모든 사건들에서 나온 물질들이 새로운 활동 안에 현존했다. 이렇게 볼 때 과거는 여기에 있으며, 현재 안에 살아있다.
그러나 세포의 출현과 과거를 기억하고 그 과거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세포들의 능력 때문에 현재 안에 존재하는 과거는 새로운 강도intensity를 얻는다.
P.155
수천 조 개의 사건들 가운데 단 하나의 사건이 새로운 창조의 단계에 도달했다면, 그 유일한 순간은 기억되고 공유될 가능성을 갖게 된다. 그 창조성은 보존되었다. 어쩌다 한 번씩 아름답고 획기적인 사건이 잊혀지기도 하지만, 세포의 목적은 이러한 효과적인 창조성을 기억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중요한 역사적 사건 전체를 어떤 하나의 박테리아가 모두 저장하지는 못한다. 개별 박테리아가 갖고 있는 DNA는 미래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모든 기억을 저장할 만큼 길지 않다. 대신 그 기억들은 살아있는 박테리아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다루어졌다. 그것은 대체할 수 없는 가르침을 공동체 전체가 보유하기 위해서였으며, 따라서 그 가르침을 바로 그 전체 공동체가 탐색하고, 창조하고, 발견하고, 교육하고, 발전하며 기억하게 된 것이다.
생명의 기억이 시간대가 다른 전체 사건들과 결합되어 있듯이 생명은 다른 차원에 있는 그 존재들과 생생하게 연결되어 있다.
P.158
산소의 힘은 모든 원소들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 산소는 끊임없이 존자를 요구한다. 산소는 안정된 화합물에서 전자를 떼어내고, 전자를 빼앗긴 그 화합물을-또 다른 곳에서 산소 약탈을 반복하게 될-전자가 부족한 라디칼로 변화시킨다. 산소가 지질학적 순환 체계로 방출되면서 우선적으로 대기권과 암석권을 변환시켰다. 산소는 바위에 침투하여 원소들을 제거하거나 결합시키면서 땅의 화학적 성질을 변화시켰다.
P.159
에너지가 풍부한 탄수화물은 - 모든 박테리아들이 원하는 영양원이었는데 - 산소가 그 영양이 풍부한 분자를 파괴하여 화학적으로 쓸모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P.165
프로스페로 박테리아는 산소화된 조건에서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산소를 처리하는 능력인 호흡을 창안했다. 호흡이라는 이 능력 하나만으로 프로스페로는 다른 세포들이 가진 에너지의 열 배가 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
다른 모든 세포들이 피했던 바로 그 원소를 유리하게 이용할 줄 알았기 때문에, 프로스페로는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생명체 형태로 부상했다.
P.168
비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이것을 탄산으로 변화시킨다. 그 결과 탄산염 퇴적물들은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은 후 그 바닥이 대륙 밑으로 미끄러져 들어갈 때 지구 내부로 다시 가라앉게 된다. 화산 폭발을 통해 흡수된 탄산염 물질들이 다시 이산화탄소로 분출될 때 그 순환은 완성된다.
P.172
생명의 리듬은 서로 그물같이 얽혀 있었다.
P.174
크로노스가 과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인식했을까?(.....)
크로노스의 미래에 감청색 하늘에서는 크로노스 후손들의 입에 생겨난 칼처럼 날카로운 이빨에 덥석 물린 익룡이 죽음과 같은 공포 속에서 내는 비명소리가 들릴 것이다. 영양들은 가장 가벼운 깃털이 내는 소리에도 조용히 머리를 들 만큼 주의를 기울이면서 먹는 방법을 배울 것이고, 크로노스로부터 유래한 포식자 계열에게 사냥 기술을 배운, 돌진하는 거대한 고양이과 동물을 공포에 사로잡힌 눈으로 응시하다가 사슴은 지그재그 모양으로 급히 도망칠 것이다.(.....)
크로노스가 감히 이 길을 시도하지 않았다면, 이들 중 그 어느 것도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종속영양을 채택한 후, 지구는 자신의 기본 구조를 재부호화했다.
P.193
현생대 초기에 충현한 동물들은 생존하기에 가장 알맞은 크기로 커지기 위해 애를 썼고, 결국 자신의 최적 존재 범위로 진입하게 되었다. 다세포 생물을 위한 이 최적 범위가 바로 중간우주mesocosm였다.
P.196
땅 위로 모험을 처음 강행한 영웅들은 식물들이었다. 동물들은 감이 그러지 못했다. 그것은 공기와 관련된 어떤 특별한 어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분명 공기를 수월학 다룰 줄 아는 동물들이 이미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대륙의 특성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는 그들에게 눈이 있어서 용기가 사라졌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바다의 한 끝에서 육지를 보면, 생명이 살지 않는 바짞 마른 바위와 돌 조각들 그리고 먼지들이 황폐한 달의 표면처럼 수천 마일씩 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기에는 살아 있는 땅이 없었다. 초록색을 띤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질고 사나운 존재들만이 살고 있는 지옥도 그보다 더 나았을 것이다. 그러나 땅 위로의 이동을 방해하는 더욱 지독한 궁극적인 장애물이 있었다.(.....)
생명은 지구 역사의 90퍼센트 동안 바다에서만 살았다. 수억 년이 지난 후 이 보이지 않는 힘은 ‘중력’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만일 고생대의 영웅들이 없었더라면, 생명은 가이아의 시대 전체 동안 바다라는 피난처에만 숨어 있었을는지도 모른다.
파도는 높이 솟구쳐 올라 화강암에 부딪치면서 자신이 싣고 온 생명이 있는 적하물들을 거품 속에 버려두고 물러났다.(.....)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생명없는 대륙에서 바삭거리는 녹색 파편으로 흩어져 버렸을까! 바위에 납작하게 들러붙어 있으면서, 이 식물들은 희미한 반의식 상태에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체험했을까? 그러나 창조성은 적들로 둘러싸인 세계와 대적할 수밖에 없었던 그 식물들 안에서 확대되었다. 바다와 대륙 그리고 공기가 만나는 경계에서 새로운 창주물이 나타났다. 그것은 낯선 세계를 침공하려는 용기를 가진 영웅 카파네우스Capaneus였다. 카파네우스는 목질세포wood cell를 발명했고, 땅에 들러붙게 만드는 중력에 저항할 줄 아는 최초의 육지 생물이 되었다. 카파네우스는 먹이와 물질을 자신의 몸 전체로 전달하는 도관을 가진 견고한 구조를 만들었다. 아마도 카파네우스는 물가에서 살아가는 반수생 식물로 시작한 후, 수위가 떨어지거나 바다가 말라버렸을 때 중력을 견딜 수 있기에 충분한 힘을 갖도록 진화되었을 것이다.
==> 왜 죽은 조직으로 버티어 냈을까?
P.고생대 식물의 창조성은 씨가 드러나는 유기체, 즉 겉씨식물을 새롭게 완성시켰다.
겉씨식물은 이전까지 아무도 거주하지 못하던 마른 땅에 중간우주를 탄생시킨 위대한 업적을 쌓고 고생대 육지식물의 으뜸 형태가 되었다. 고생대 후기의 마지막 성취는 건조한 육지를 정복한 동물이었다.(.....) 아마도 노래기 들이 먹이를 따라서 육지로 올라왔을 것이다. 뒤이어 이들의 포식자들도 육지로 나왔다. 이들 절지동물은 물을 자신의 체내에 보유할 수 있는 외골격을 개발함으로써 육지의 도전에 대처했다. 말하자면 그들은 살아 움직이는 연못이 되었던 것이다.
P.200
최초의 숲과 공기 호흡 그리고 육지에서 거주하는 동물들을 창조했던 시대는 2억4천5백만 년 전에 완전히 파괴되었다. 기후 변화 때문이었다. 아마도 해성이 지구와 충돌했고 대기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먼지가 가라앉고 멸종의 충격이 끝났을 때 남은 것이라고는 볼모로 변한 동물 세계뿐이었다.
P.203-204
중생대 척추동물의 세계는 근본적으로 새로웠다. 고생대로부터 중생대로 변화되는 그때쯤에 육상동물의 특성을 바꾸는 두 가지 새로움이 나타났다.
첫 번째 중요한 창안은 유양막이 있는 알 이었다. 이 알로 인해 육상 양서류들은 짝짓기를 물 속에서 할 수밖에 없던 한계로부터 벗어났다. 배(肧)가 발생하는 시기 동안 침투성을 갖는 껍질 덕에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되는 알은, 외부 세계로부터 단지 산소만을 필요로 하는 완전한 자기 충족체였다.
이러한 알을 창조한 존재들은 바로 최초의 파충류들이었다. 파충류는 양서류를 밀어내고 지배적인 육상 척추동물이 되었다.(.....0
육상동물의 두 번째 위대한 창안은 온혈(溫血)이었다. 온혈은 차가운 외부 세계와 대면하더라도 몸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능력을 최초로 향유한 동물은 수궁류들이었다.
P.205~207
1억년동안 공룡들은 가장 지배적인 척추동물이었다. 그들은 종종 집단으로 이동을 하고 사냥을 하는 사회적 동물이었다. 공룡은 파충류 세계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행동 특성을 발전시켰다. 그것은 곧 ‘부모의 돌봄’이었다. 공룡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알을 묻은 뒤, 그 알들이 부하되고 난 후에도 새끼들이 독립할 때까지 함께 머물며 그들을 양육했다.
중생대 중기인 1억5천만 년 전에 최초의 조류가 등장했다. 이들은 공룡의 직계 후손이었다. 조류들 또한 온혈이었고, 공룡처럼 ‘부모의 돌봄’을 행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1억2천5백만 년 전 즈음에 최초의 포유류인 유대류가 등장했다.(.....)
자궁 밖으로 나와 생존의 첫 시기에 있는 새끼들에게 젖을 주는 새로운 방식은 미래 포유류들의 심리 형성에 대단히 중요한 것이었다. 임신 기간과 분만 후에 갖는 이러한 육체적 친밀감은 분명히 이 계통의 후손들에게 발전된 독특한 정서적 특징과 관련이 있다.(.....)
중생대 식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창조는 백악기에 등장한 꽃이다. 현화식물인 속씨식물의 성은 겉씨식물의 성보다 훨씬 생산력이 뛰어났다. 침엽수는 씨앗을 만드는 데 18개월이 소요되었지만, 꽃은 불과 몇 주안에 자신의 씨앗에서부터 씨앗을 생산할 수 있는 성숙한 식물로 자랄 수 있었다. 현화식물의 이 다산성은 곤충 세계와 꽃 사이의 공생관계 덕분에 더 확대되었다. 종종 어떤 하나의 특별한 곤충운 오직 한 종류의 꽃에서만 먹이를 얻고자 했고, 그렇게 해서 이 새로운 종을 창조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었다. 만일 새로운 형태의 꽃이 나타나면, 그 꽃은 다른 종류의 곤충을 끌어들였다. 그렇게 해서 이 새로운 꽃은 그 원래 집단과의 성적 접촉에서 분리 될 수도 있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새로운 종류의 곤충은 새로운 종류의 꽃을 창조했다. 이들의 생태적인 성공은 이처럼 정교한 공생에 의존했다. 공생관계는 때때로 최대 협력의 생존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공룡은 겉씨식물들을 먹이로 삼으로 진화해왔지만, 이제 꽃들이 겉씨식물을 밀어내고 있었다. 반면에 조류와 포유류는 행복하게 꽃들과 그들의 씨앗을 먹고 살았으며, 꽃과 동생관계에 있는 곤충들을 먹었다. 이러한 모든 것들 때문에 공룡들은 점점 쇠퇴해갔지만, 조류와 포유류는 번창할 수 있었다.
P.209-210
남극대륙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분리되어 신생대 생명 양식의 진화에 중요한 결과를 낳았다. 오스트레일리아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남극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 사이에 바닷길이 열리자, 한류가 적도 쪽으로 향하여 난류와 섞이는 일 없이 남극대록주위를 순환하게 되었다. 그 결과 남극대륙 주위에 최초의 해빙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얼음을 얼게 하는 차가운 물은 깊은 바다로 가라앉아 북쪽으로 흘러가는 더 따뜻한 기후지대에서 표면으로 떠올랐고 그 결과 지구 전체의 온도는 저하되었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그린란드와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이에서 발생한 균렬은, 이전까지는 고립되어 있던 북극의 바닷물을 아래로 흘러내리게 하여 유라시아와 북미 대륙의 기후에 영향을 미쳤다. 만년설이 흘러내려 기온은 급강하했고, 기후는 점차 추워졌다.(.....)
건조한 기후의 또 다른 결과로 숲이 감소하면서 평원을 가득 채운 풀과 약초같은 식물들은 진화하고 확장되었다. 설치류들이 증장하여 이 초원 지역에 새로운 적소를 발견했다. 설치류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 설치류의 집까지 따라 들어갈 수 있는 그들의 포식자들 중 하나인 뱀도 진화했다.
P.211
이렇게 현생대의 창조를 간략하게 살피고 나니 우리의 관심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으로 향하게 된다. 생명을 형성시킨 것은 과연 무엇인가?(.....)
생명의 여정은 서로 다르지만 근본적으로 서로 연관된 세 가지 기본 원인을 가지고 있다. 즉, 유전 변이, 자연 선택, 의식적인 선택 혹은 적소 창조가 그것이다.
유전변이는 생명의 뿌리에서 발생하는 자발적인 분화와 관련이 있다.
돌연변이는 10만개가 복제 되는 동안 한 개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단. 유전변이는 생명 과정의 일차적인 활동이며, 생명이야기의 구조를 형성하는 기본이다.
돌연변이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우리는 우연, 무작위, 추측, 오류의 실체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P.214
야성은 지성으로 가득한 위대한 아름다움이며, 인간 정신이 바라보기에는 너무나 놀랍고 신선한 것이다. 돌연변이가 지구 최초의 세포들 안에 있는 하나의 근본적인 역학이라는 말은, 한 돌물이 무언가를 탐색할 때 이리저리 왔다갔다하고 더듬어 찾고 갑자기 방향을 바꾸고 재빨리 뛰어가는, 그러한 야성의 자유로움이 생명의 핵심에 뿌리내려 있다는 뜻이다. 변이의 발견은 생명의 유기적 중심에 있는 길들여지지 않고 길들여질 수 없는 야성의 에너지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 야성의 에너지가 없었다면 생명의 여정은 오래 전에 끝났을 것이다.
P.216
돌연변이가 세계의 무작위성과 우연성을 드러내는 반면, 자연선택은 필연성을 보여준다. 생존을 위한 먹이와 보금자리를 보장하지 못하는 새의 유전자는 그 새의 죽음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또한 기후가 변할 때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새들의 유전자도 사라질 것이다. 여기에는 토론도 핑계도 없다. 단지 절박함만이 있을 뿐이다. 여기에는 인간 마음속의 정의, 원인, 당혹을 초월하는 필연만이 있다.
P.220
진화 이야기에서 광대하고 깊은 함의를 가진 자웅선택이다. 특히 다윈에 의해 이 역학은 암컷의 선택이라 일컬어졌다.
P.225
한 딱따구리 개체군의 유전자 풀과 신체적 구조와 그 행동 양식을 검토하는 것은 그 딱따구리 안에서 그 공동체에 있는 나무껍질의 본성과 기후와 계절 변화의 본성, 곤충들의 크기와 화학적 조성, 풀의 색깔, 포식자인 조류와 포유류의 형태와 습성 등을 보는 것이다. 이 숲 공동체의 놀라운 복잡성이 천천히 딱따구리라는 현 실체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면서 그 이전의 정체성은 없어지고, 대신 숲 공동체적 딱따구리만이 살이 있게 된다. 자연선택은 이러한 우주적 역학인 친교의 생물학적 국면을 말한다. 자연선택으로서의 이 내적 연관성의 역학은 언제 어디에서나 깊고 친밀한 일체감을 강요한다. 생명체에서의 이 역학은 유전자, 신체, 정신의 구조에까지 깊이 침투되어 있다. 이 역학은 공동체가 고립된 원자와 같은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근대의 어리석은 생각을 비웃는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공동체와의 일체성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P.228
생명을 만드는 힘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의 에너지이고, 특정한 생명의 여정을 추구하는 내적인 집요함이며, 친밀한 일체감을 강요하는 거대한 결속의 과정이다.(.....)
유전변이는 유전자 재조합과 돌연변이를 통해 일어나고, 자연선택을 통해 형태를 갖추지만, 자연선택 그 자체는 특정한 적소 선택을 통해 구성되고 형태를 얻는다.
예를 들어 말과 들소를 고찰해 보자. 이 발굽이 있는 포유류들은 공통의 조상에서 나왔지만, 지금은 아주 다른 생물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 두 동물은 모두 북미 대륙의 평원이라는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며, 유사한 유전자 풀에서 시작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들은 이렇게까지 달라졌을까?
들소의 오래된 선조들 가운데 하나가 아주 중요한 선택을 했다. 즉, 적과 대면했을 때 정면으로 돌격한 것이다. 말의 옛 조상은 포식자들로부터 달아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러한 선택들은 곧 두 가지 다른 세계를 창조했다.
P.232
검은 지빠귀는 수생생물에게서 무언가를 맛보았는데, 그것이 검은 지빠귀를 물속으로 유인했고, 물속 세계를 추구하는 것이 좋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P.233
현생대의 끝 무렵에 우리는 지구공동체 내에서 생물의 다섯 왕국, 즉 박테리아 왕국, 원생동물 왕국, 진균류 왕국, 식물 왕국, 그리고 동물의 왕국을 볼 수 있다.
첫 번째 왕국인 모네라계 또는 박테리아계는 대략 수백만 종의 서로 다른 박테리아 종으로 구성된다. 지금은 어림잡아 5천여 종이 확인되고 있다. 이들은 지구 어디에나 있는 가장 강인한 생물이며, 끓는 물속에서도 살 수 있다.
지구 어디에소 모네라계가 없는 생명공동체는 없다. 이들을 대체할 수도 없다. 실로 이들은 필요불가결한 존재이다. 한 숟가락의 흙에는 약 5백억 개의 박테리아가 들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지구공동체에서 핵심적인 생명 형태들이다.
다음 왕국은 6만5천 종이 확인된 원생생물, 즉 대부분 단세포인 진핵생물들이다. 진핵세포는 원생대에서 출현했고 모든 진화된 생물 형태의 기초 토대가 되었다. 원생생물들은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즉, 최초의 식물로 여겨지는 식물 플랑크톤과 같은 조류, 최초의 동물로 생각되는 아메바와 같은 원생동물, 최초의 균류로 여겨지는 점균류가 그것이다.
P.253
구석기 중기에 네안데르탈인들은 종교적 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이것은 신앙과 관계된 의례행위와 삶의 의미와 관련된 정성어린 매장 의식을 통해 알 수 있다.
잘 정돈된 돌로 이루어진 매장터는 신화적, 의례적 표현의 양식이다. 이것은 처음부터 새들이 나는 것으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것으로 우주에 응답했던 것처럼, 우주에 대한 인간의 응답 방법이었다. 이것은 인간이 사물의 생성과 소멸을 목격하면서 놀라운 체험을 함으로써 얻은 존재에 대한 해석이었다. 인간은 의식적으로 자신의 생명 과정을 우주의 과정과 통합시키려는 정신적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초기부터 인간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우주 질서 안에서 자기 자신을 경험했다.
이러한 우주의 질서는 특히 겨울이 끝나고 봄이 다시 시작되는 계절의 순환에서 체험되었다. 이것은 처음부터 인간의 결정적 체험이 되었다. 계절의 순환 안에서 그렇게 경험된 이 우주론적 과정들은 실체와 가치를 말할 때 궁극적인 대상이 되어왔다. 이것은 역사적인 시작이나 종말이 없는, 영원히 멈추지 않는 과정이므로, 이 과정 안에 통합된다는 것은 충만한 존재에 참여하는 일 이었다.
P.261
인류가 처음 등장할 때부터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었던 측면은 전문화된 기능을 갖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전문화는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데는 이롭지만 보다 큰 관점에서 보면 한계가 있다.(.....)
새들의 비행, 물고기들의 헤엄, 말들의 달리기, 나무의 꽃피움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각각은 고유한 위대함을 갖고 있지만, 각자 자신의 완벽함 안에 갇혀 있다. 왜냐하면 완벽함을 부여받은 바로 그 점이 한계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
인간의 지성으로 자유롭게 통제되는 손은 이와 같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는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로움을 위해 인간이 치러야 할 대가가 있었다. 새들이 배우지도 않고 식량을 얻고, 짝을 지으며, 둥지를 틀고 새끼를 돌보고, 노래를 부르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같이 인간 이외의 생물종들이 각기 다양한 활동 안에서 이용하는 본능적인, 거의 오류가 없이 완벽한 길잡이를 인간은 잃어버렸다. 인간은 본능이라는 거의 완벽한 길잡이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겨울을 따뜻하게 해줄 털이 없는 맨 피부였므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옷과 외형을 더욱 강해 보이게 하는 다양한 장신구를 발명할 수 있었다. 신체적인 약점을 가지고 아주 긴 유아기와 아동기를 보내기 때문에, 광범위한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발달이 가능했다. 육체와 정신 능력 모두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그 긴 유아기와 아동기가 필요했다. 인간은 태어날 때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었다.(.....)
대부분 생명체들은 단순한 세포 분열을 통하여 탄생해서 연속된 발달 단계를 거쳐 성체가 되는 과정들이 아주 최소한의 어떤 가르침이나 사회와 과정이 작용하여 통제되는 반면, 인간은 출생 이후에 일어나는 사회화 과정에 크게 의존한다.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체들은 이런 가르침들을 거의 통째로 유전 부호를 통해 얻지만, 인간은 유전자를 훨씬 능가하는 문화 부호를 지향하도록 유전적으로 입력되어 있다. 이 문화 부호는 인간공동체 스스로가 다양한 형태로 창조해낸 것이다.
P.274
농업을 통해 인간이 자연의 순황 과정에 보다 효과적으로 개입 할수록 그 기능을 이해해야 할 필요성은 점점 커졌다. 결국 달력은 문명화 과정의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그러나 자연의 순환 과정에 개입하는 것에는 동업을 위한 실용적 목적 그 이상의 것이 들어 있었다. 즉, 기계론적인 우주 질서가 아니라 -- 위대한 어머니 신의 영원한 현존을 온전히 드러내는 -- 영적인 힘의 상호작용에 대한 극적 기획인 우주 질서에 참여하는 신비가 그것이었다. 우주 드라마의 기본 맥락은 가을이 기울고 새 봄이 오는 계절의 순환과정으로 표현되었다. 이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농업과 가축 사육이 창조되었다.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단지 취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생산 과정 안에 참여할 것을 요구받았다. 동물들 역시 기본적으로 위대한 어머니에 속했다. 그들은 식량 자원으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의 의례에서 희생 제물로, 또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 위해 사육되었다.
P.285
기본적으로 우주는 그 자체가 마르지 않는 풍요로움으로 체험되므로 우주는 여성 이미지를 통해 표현된다고 말할 수 있다. 우주의 다산성, 풍요로움은 원초적 표현으로서의 우주의 기장 깊은 에너지와 동일시할 수 있다.
P.286
신석기 촌락이 발전하는 도시에서 중심지로서의 자기 자리를 내주고 있던 때에, 여신에서 신으로, 여성적 신에서 남성적 신으로의 전환이 발생한 것은 인류 역사에서 발생한 가장 불길한 사건의 하나로 인식될 수 있다.
P.292
180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의 3퍼센트 미만이 도시 환경에서 살았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거대한 대도시 들이 등장했을 때에도 스스로를 지속할 수 있었던 신석기 농업 촌락의 힘을 보여준다. 1900년에는 세계 인구의 약 1퍼센트만이 도시에서 살고 있었다.
P.316
‘중용’에는 하늘과 땅과 함께, 인간이 스스로 완전한 진정성을 획득함으로써 모든 사물을 존재하게 하고 완전함으로 이끌어가는 세 번째 요소로 스스로를 정립하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모든 사물은 우리 안에서 완성된다.’
P.335
신이 직접 인간 개개인의 영혼을 창조했고 그 어떤 조건에서도 존재를 절대 가치로 여긴다는 종교 개념적 배경과는 반대로, 서구 세계는 개인으로 시작해 그 개개인이 서로 연합함으로써 공동체를 확립하는 것을 추구했다. 이것은 ‘공동체 속에 존재하는 개인’이라는 아시아의 주요 개념과 차이가 있다.
P.345
인간이 뛰어난 기술로 지구를 계속 착취하며 진보의 길을 계속 나아가기만 하면 경이로운 세계가 나타난다는 신화가 오늘날의 황폐화를 낳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진보란 인간의 놀라운 기술을 통해 지구를 더 한층 착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P.347
우주의 곡률(휘어짐)이라는 관념이 있다. 이 결합은 우주를 아무 관련이 없는 사물들의 집합이 아닌, 각각의 사물들이 다른 모든 사물에 의해 유지되고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존재로 만든다.
인간공동체와 지구의 자연 체계 사이의 관계에 대해 우리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것은, 모든 존재들이 서로 존재를 나누고 운명을 공유하도록 사물들을 결합시키는 바로 이 우주의 곡률이다.
P.352
이 페이지에 그린 스케치.
P.366
에너지는 질량에 광속의 제곱을 곱한 것과 같다 E=mc²는 질량과 에너지의 등가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단순한 공식은 인간의 의식과 삶에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전 지구를 흔들어 놓았다.(.....)
이 아주 단순한 공식에서 아인슈타인은 중력의 역학이 시공간의 휘어짐 즉, 질량과 에너지가 시간과 공간을 휘게 한 결과라고 표현했다.
==> 직선과 곡선의 경계?
P.371
상대성이론을 통해 당시의 뉴턴 과학을 변환시킨 아이슈타인의 능력은 비상한 지성적 명민함뿐만 아니라 샤먼적 상상력을 필요로 했다. 그래서 우리는 과학 발달의 다음 단계는 샤먼의 통찰력을 넘어서는 것이 요구된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런 힘이 있을 때만 우주 이야기가 깊은 의미를 가지고 진정하게 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이야기에서 인간은 우주 변환의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단계에 통합된다. 우리가 제대로 평가해야 할 중요한 점은 여기서 말하는 이야기가 본질적으로 의미 없는 기계론적 이야기가 아니라 우주가 처음부터 신비스럽게 자기조직하는 힘을 보여주는 우주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지평선 너머에서 번져오는 여명, 언덕에 내리쳐지는 폭풍 속의 번개, 혹은 열대우림에서의 밤의 소리 등, 초기 시대의 경험이 불러일으킨 경외심보다 훨씬 큰 놀라움을 겪게 될 것이 틀림없다.
P.375
우주 그 자체는 과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신화적 측면을 지닌 이야기로 제시될 수 있기 때문에 신화적 비젼이 아니면 이것을 표현해낼 수 없다. 과학은 객체들을 다룬다. 이야기는 주체들을 다룬다. 모든 존재들은 객체와 주체, 주 양식을 동시에 다 가지고 있으므로, 어느 양식도 다른 양식 없이 완전하지 않다.
P.376
지난 세기 동안 인간은 지구 사건들을 통합적인 역할을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면서 지구 과정을 광범위하게 지배했다.
자연세계의 운명을 내적인 자발성이 이끌어간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여겨졌다. 기계론적 양식이 생명 체계의 생물학적 기능에 덧씌워졌다. 자연세계는 인간이 이용하는 ‘자원’이 되었다. 진보는 지구공동체의 통합된 기능과 번영이 아닌, 인간 이외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통제 정도의 인간에게 나타내는 명백한 이익으로 측정되었다.
지구의 안녕을 감소시킴으로써 인류의 안녕을 성취할 수 있고, 지구총생산을 무시함으로써 국내총생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이 신화 즉, 경이로운 세계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결함이었다.
지구를 산업적으로 공격함으로써 성취되는 경이로운 세계, 그것을 향한 진보는 결국 우주의 모든 존재를 가능케 했던 진화 과정을 파괴시킨다. 아주 오랜 시간에 걸친 우주의 다양하고 풍부하며 성공적인 자기-표현은 마치 기적 같은 일로 최근에 와서야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던 때처럼 보다 큰 존재 양식을 출현시킨 파괴의 순간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한 변형의 사건 속에서, 완전한 우주의 미래 가능성이 그 모양을 갖추었다.
이것은 인간의 이익이라는 전제 하에 장엄하고 거대한 자연의 영역을 파괴시키면서 이루어진, 최근 수백 년 동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상업적이고 산업적인 ‘진보’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러한 ‘진보’의 시대가 이제 인류에게 점점 더 많은 고난을 제공하며 종말을 맞고 있다는 것은, 인류가 외부의 다른 세계에 행한 것임을 입증하는 최종적인 증거이다. 자연세계의 다양성과 풍성함이 감소할수록 인간 역시 인간의 지적 직관력의 중요한 측면들이 빈약해지고 있음을 스스로 알게 된다.
P.378-379
우리는 지구가 하나의 생명체처럼 기능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여기서 생명체라는 개념은 하나의 비유적 표현으로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구는 나무나 새와 같은 생명체가 단순히 확대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 기능의 통일성과 다른 생명 존재 기능의 통일성 사이에는 어떤 유사점이 있으므로, 행성 지구의 내부 일치성과 통합적 기능을 묘사하는 데 ‘생명체적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정당하다.
생명체와 같은 이러한 특질 때문에 지구는 조각난 파편 상태로 생존할 수 없다. 이것이 등장하고 있는 생태대의 가장 중요한 양상들 중 하나이다. 지구의 통합된 기능은 보존되어야만 한다. 지구의 안녕은 이 행성 공동체 모든 구성원들의 안녕이 이루어지기 위한 조건이다.(.....)
자연공동체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를 양육하는 것이 사실이며, 한 존재의 죽음이 다른 존재의 생명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결국 대립이 아니라 친밀한 관계이다. 이 과정의 전체 균형은 보존되어야 한다.
P.380
땅과 인간 모두에게 궁극적인 이익을 가져오기 위해서라면 인간은 땅이 가지고 있는 생명 원리들과 친교를 나누어야만 한다. 땅은 생명체를 생존하게 해주는 마법이 일어나는 신비의 공간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과 동물 세계 사이에는 친밀한 관계가 있다. 이는 우리가 조상으로 공경하는, 동물에 대한 토템 전총이 있는 부족민들로부터 우리에게 내려온 것이다.
P.383
우리는 지금 단순히 인간이 주변의 모든 존재들과 관련을 맺는 것이 아니라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들, 특히 행성 지구에 있는 생명체들과 가까운 친척관계라는 데 놀라고 있다. 인간이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말하자면 다른 존재들이 높은 수준에서 인식되는 것이다. 우주의 생명체들과 인간은 상호 친밀한 관계를 통해 무한히 확장된다.
P.387
우리는 우리 실존의 가장 즐겁고 창조적인 많은 측면들을 상실했다. 세계를 개체들의 집합체로 간주하여 지배함으로써 우리는 안전을 얻었지만, 주체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능력을 상실했다. 우리는 지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동료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듣지 못한다. 또한 우리가 찾던 만족을 실제로 얻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P.389
우리는 우리 내면의 세계를 바꾸지 않고서는 외부 세계를 바꿀 수 없다. 황폐해진 지구는 인간의 심연 속에 반영될 것이다.
지구 위에서 서로의 삶을 향상시키는 인간 존재의 확립, 그것을 도와주는 일이 생태대의 포괄적인 목적이다. 분명히 이 일은 즉시 실현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수용 가능한 한계 안에서 이 목적이 실현되지 않으면 인간의 존재 양식은 점차적으로 퇴화할 것이다. 인간과 지구 모두가 겪는 이 퇴화는 우리가 나루고 있는 직접적인 악이다. 향상 또는 퇴화는 공동의 체험이 될 것이다. 우리는 공동 운명체이다. 단순히 인간 공통의 운명이 아니라 지구공동체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한 공동 운명이다.
생태대의 당면 목표는 단순히 지금 일어나고 있는 지구 약탈을 감소시키는 일이 아니다. 그 보다는 오히려 이런 지독한 행위를 낳게 한 사고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특히 우리가 생명과 생존에 관련된 문제들을 몇몇 개인이나 기업의 이익, 상업적 이윤을 위해 헐값에 넘기는 것은 특이 가슴 아픈 일이다.
P.392
우리는 자연세계로부터의 탈출이 아니라 자연세계와 관계를 맺는 우리 자신의 고유한 본능적 감성에 따라야 한다.
P.395
실체와 가치의 판단 기준이 되어버린 상업적-산업적 진보에 대한 서구세계의 중독은 지구 위의 다양한 민족들과 문화 전역에 만연된 태도가 되어가고 있다.
이 모든 현실 상황을 알리려는 노력은 대체로 큰 반대에 부딪힌다. 대부분 이 반대는 우리의 산업 문화에 있는 종교, 교육, 직업 제도를 추종하기 때문에 생긴다. 우리의 문화 형태를 결정하는 이 중요 요소들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파국의 상황에 큰 관심을 표명하지 않는다.
P.398
인간 기술은 지구의 뛰어난 기술을 배워야 한다. 엽관식물의 수송체계, 광합성의 에너지 변환, 효율적인 물과 무기물의 순환, 유전정보의 교환 체계는 대단한 능력과 절묘함을 가진 기술적 모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의료 과학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병든 지구에서 건강한 인간으로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이 지구가 흡수할고 변환시킬 수 있는 것보다 많은 독소를 계속 만드는 한, 지구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병들어 갈 것이다. 인간의 건강은 지구의 건강을 기본으로 하여 파생되는 것이다. 지구의 건강이 일차적이다.
P.400-401
우리는 너무 인간중심적 언어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에는 지구중심적 언어가 필요하다.(.....)
다양한 존재들의 언어는 형식적인 인간의 말과 글을 넘어선다. 각각의 모든 존재들에게는 생태계에서 유전 부호를 통해 주어진, 생명체 세계에서 일반적인 고유한 언어가 있다.(.....) 산의 언어, 강의 언어, 나무의 언어, 새들과 곤충의 언어까지도(.....)
너무나 많은 생명체가 우주에 있는 존재들과 결합되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연구에서 과학 언어는 유용하지만, 만일 이 언어가 사물의 진정한 실체를 설명하는 유일한 방식으로 수용되면 전체 인간 과정을 설명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사물 주체의 심연으로 들어가기 위해, 질적인 차이와 모든 실체의 다각적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보다 상징적인 언어가 필요하다.
P.404
지구는 화석연료의 연소로 공기 중으로 쏟아져 나오는 화학 찌꺼기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없다. 이 화석연료는 지구가 지구의 생명 체계를 확장하는 데 필요한 화학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저장해두었던 것들이다.
P.407-408
우리는 우주 안에서 지구같이 그렇게 멋진 자기-표현을 가진 다른 행성을 알지 못한다. 특히 열대우리에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종류의 꽃피는 식물들의 형형색색의 곤충들, 그리고 온갖 종류의 살아 있는 생명체들의 완전한 스펙트럼, 생명의 풍요로움을 찾아볼 수 있다. 모든 것들은 다른 모든 것들을 위해 존재한다. 우리는 자연계가 그러한 생명의 풍요로움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인간의 정신과 상상력이 얼마나 감퇴되었을 것인지 추측할 수 있다.(.....)
이 우주를 표현하는 단 하나의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면 그것은 아마 ‘경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비애감과 먹고 먹히는 것에 대한 비애감 또한 함께 존재한다. 풍요와 빈곤의 각 단계와 함께하는 수권(水圈)의 순환, 그리고 무상한 존재의 기쁜 순간과 비극적 순간 또한 존재한다.
P.415
결국 이야기는 단 하나. 우주 이야기뿐이다. 모든 존재 형태는 이 포괄적인 이야기와 통합되어 있다. 다른 모든 것들이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자기 자신일 수 없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모양과 정체성을 부여한 변천의 전체적인 연속 과정 안에서, 지구 공동체의 각 멤버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P.419
‘우주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137억 년의 우주 역사와 45억 년의 지구 역사를 통해 우리 자신이 우주에 가장 늦게 등장한 존재임을 인식하게 된다. ‘우주 이야기’에서 우주적 사건들을 각색함으로써 내린 결론은 바로 우리 시대의 생태계 위기 상황이다. 우리 앞의 이 비극적인 상황은 실제 상황이다.
P.420-421
‘우주 이야기’는 생태대에 대한 이야기, 즉 생태계 위기에 대한 토마스 베리 신부님의 제안이며 묘사적 서술이기도 하다. 신부님은 ‘우주 이야기’가 생태학적 세계관으로의 변화를 유도하고, 우주공동체와 생명공동체 배우에 존재하는 신비스러운 힘에 대한 경외심을 발생시킬 것으로 판단했다. 이것이 베리 신부님이 제안하는 ‘우주 이야기’의 목적이다.
우주라는 거대한 맥락 안에서 생태계 위기 문제를 논의하는 신부님은, 지구를 착취하고 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며, 무엇보다도 지구를 신성한 공동체로 간주하며, 지구에 대한 경외심 회복을 강조한다. “인간은 순환하는 우주와 일체감을 느껴야 그것과 교감을 나눌 수 있다.
P.422
‘우주 이야기’에서 신부님이 가장 관심을 갖는 근본적인 문제는 인간-지구 관계이다. ‘우주 이야기’는 새로운 차원의 일. 즉 자연 세계에 대한 인간의 지배적인 태도를 변화시키는 일을 하려고 한다. (.....)
“생태대는 저절로 주어지는 미래가 아니라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꼭 실현해야 하는 인류의 과제이며 비전”이라고 말한다. 21세기를 사는 우리의 특별한 역할은 생태대가 출현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며, 이 역할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우리는 이 역사적 과업을 위해 “우리 힘을 능가하는 어떤 힘에 의해 선택되어 바로 이 시공간 속에 존재로 던져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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