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사회초년생은 처음이라
생명건강공학과 202013138 김다민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소개하고 싶다.
이 드라마는 2014년 10월 17일부터 2014년 12월 20일까지 tvN에서 방영하던 20부작 드라마이다. 사실 드라마가 처음 나왔을 때 나는 14살이었고, 다루는 소재가 무역회사의 현실, 무역 전문용어들, 정규직과 계약직, 사내 형성되는 갈등, 거래처들 사이의 갈등이라서 중학교 1학년인 어린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처음 접하게 된 건 한창 회사에 다니고 계셨던 아버지가 거실에서 이 드라마를 정말 몰입해서 보셨고, 드라마의 절정 부분에서 절대 보이시지 않을 것 같던 눈물을 훔치시는 모습을 보고 나중에 혼자 집중해서 봐야겠다 싶었다. 그 시기가 치열했던 고등학교와 대학교 입시를 치르고 난 뒤, 사회초년생인 대학교 1학년 현재였다.
드라마 <미생>은 실제 웹툰 작가인 윤태호의 웹툰 <미생>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웹툰 <미생>은 다음에서 연재된 작품으로, 바둑기사를 준비하던 장그래가 특기인 ‘바둑’을 ‘직장인의 삶과 애환’에 절묘하게 연결해 호평을 받았다. 본 드라마의 이름 ‘미생’은 바둑 용어로 완생하지는 못했지만 완생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상태 혹은 그 돌을 뜻한다. 이 드라마에선 ‘미생’이 장그래, 안영이, 장백기, 한석율과 같은 인턴들을 의미한다. 작은 사회인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고 갖가지 공모전과 토익, 동아리 활동 같은 스펙을 쌓아 사회란 정글 속에 뛰어든 그들은 사회초년생들의 모습을 나타낸다. 처음 접해보는 업무, 직장 상사와의 갈등, 나보다 일 처리가 더 빠르고 인정을 받는 다른 동료들의 모습에서 오는 열등감. 그들은 전쟁과 같은 ‘원인터’라는 무역회사에서 직장 생존기를 겪는 중이다. 특히 주인공인 장그래는 바둑기사를 준비했지만 결국 실패해 고졸 출신으로 낙하산을 타고 들어왔다. 그 때문에 인턴 때 다른 인턴들의 눈초리와 직장 내 따돌림을 겪지만 결국 수많은 인턴 사이에서 4명 중 한 명으로 살아남아 영업 3팀 계약직 2년 사원 자리를 맡는다.
나는 장그래라는 존재가 계약직과 정규직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남들과는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고 실패했던 경험을 토대로 헤쳐나가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바둑을 잊고 싶어 하지만, 결국 자신에게 문제가 닥쳤을 때 해결하는 열쇠를 바둑에서 찾아 역설적으로 해결한다. 성공과 실패의 선에서 벗어나, 실패는 자신이 믿고 따랐던 길에서 겪었던 좌절의 경험이기에 더 소중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또 마지막 화를 보면서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끝까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드라마의 처음과 끝엔 이런 말이 나온다.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다. 길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드라마의 처음 장그래는 남들이 했던 스펙도 없고, 그만한 경험도 없었다. 하지만 그 길을 그는 걸었고 혼자가 아닌 모두와 함께 걸었다. 그게 직장 동기든 직장 상사든 거래처 직원이든 상관없이 혼자가 아닌 함께 나아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드라마, 영화, 책 뭐든지 간에 그것을 감상하는 시기별로 개인이 느끼는 것이 다르다. 중학교 때 드라마를 보고 지루하게 느꼈다면 대학생이 된 지금 이 드라마는 나에게 사회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해주고, 또 환상을 깨게 했다. 결론적으로 이 드라마를 보면서 몇 년 후 있을 내 사회초년생 시절을 위해 자기 계발과 스펙을 열심히 쌓아야겠다는 생각, 실패는 두려워할 게 아니라 딛고 일어날 디딤돌이라는 것, 혼자가 아닌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한 3년 뒤, 이 드라마를 다시 보고 싶다. 그때는 느끼는 게 또 다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