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대화가 필요한 팀 회식에 적합한 장소
 
수육·문어·전 등 전통음식에 국시로 마무리, '선주후면'형 회식
 
회식이라고 늘 왁자지껄하라는 법은 없다. 중요한 프로젝트 실행을 앞뒀거나 조직개편 직후의 전열정비 국면에선 차분한 소통이 더 절실하다. 사내의 공식 회합만으로는 내밀한 소통이 힘들다. 이럴 때 회사 밖 편안한 장소에서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리가 필요하다. ‘소호정 강남점’은 떠들썩한 모임보다 조근조근 대화를 나누는 회식에 알맞다. 점포에 인접한 S전자와 법원 검찰청의 법조 관계자들도 회식 장소로 자주 찾는다. ‘소호정 강남점’의 상차림은 반가의 그것을 닮았다. 호화롭지 않고 간소하되 격조가 높다. 번다하게 차리지 않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하나 같이 정갈하고 고급스럽다. 실속 있고 푸짐한 안주에 술 한잔한 뒤, 명품 국시로 마무리하는 ‘선주후면’형 회식이 가능하다. 수육은 한우 1++등급의 양지를 삶아내 육향이 뛰어나고 보들보들하다. 참문어는 문어숙회로, 동해안산 초대형만 쓴다. 씹는 맛이 뛰어나고 문어의 감칠맛이 우월하다. 동해안 날씨가 불순해 조업이 불가능하면 일시적으로 메뉴에서 빠진다. 1++등급 한우의 허파와 신선한 생선살에 달걀을 입혀 부친 전은 매우 고소하다. 기름에 부쳐냈어도 기름지지 않으면서 바삭하다. 메밀묵은 강원도 봉평산 메밀로 만들었다. 메밀 특유의 투박하고 거친 맛이 일품이다. 향이 좋은 깻잎조림에 음식들을 싸 먹으면 더 맛있다.
 
소호정 강남점 한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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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식에도 등급이 있다면 이 집의 국시(안동국시)는 최고 등급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음식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국내산 한우 1++등급의 살코기로 낸 국물은 압권이다. 최적으로 숙성시켜 비교적 가늘게 뽑은 면발은 국물을 충분히 흡수한 채 보드랍게 목으로 넘어간다. ‘칼국수 킬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 집 국시를 즐겨 먹어 유명해졌다. 사진의 상차림은 수육(소 3만2000원), 참문어(소 3만1000원), 전(소 2만6000원), 메밀묵(소 1만7000원)에 국시(1만원) 2인분, 소주(4000원), 맥주(5000원)로 차린 4인상이다. 마무리로 먹는 국시는 양이 많아 사진처럼 2인분만 주문해서 4그릇으로 나눠먹어도 충분하다. 회식 인원이 많을 경우, 푸짐한 배추된장국과 김치전을 서비스로 내준다. 전통 한옥 분위기의 편안하고 넓은 방은 외가 사랑채 같다. 38인용 큰방이 하나, 6인용, 8인용, 10인용 방이 각각 하나씩 있다. 회식 손님에 한해 주류반입이 허용되며 강남역이 가까워 접근성도 퍽 좋다. 회식 메모 l 최적 인원 : 30~35명 l 주 메뉴와 주류 : 전(煎), 수육, 참문어, 메밀묵, 국시(소주, 맥주, 막걸리, 안동소주) l 1인당 회식비 : 3만2000~3만4000원 l 영업시간 : 10:30~22:00(마지막 주문 21:30) l 주차장 : 2시간 무료(건물 지하) l 서울 서초대로 78길 22 (2호선 신분당선 강남역) 02-583-6063
이정훈 월간외식경영 기자, ⓒ 조선일보
비제 카르멘
G. Bizet, 1838-1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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