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블레이드
크로아 성지는 기현의 생각보다 그 규모가 상당히 컸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서울의 판자
촌 일대를 모두 합쳐놓은 듯한 모습이였다. 건물들은 높아봐야 5층이 채 안되는 정도. 성지
의 가운데 부근에는 이 성지에서 가장 커다랗지만, 화려하지는 않은 성이 자리잡고 있었다.
"기현.. 괜찮으시다면, 오늘 저녁에 저희 성에 오셔서 함께 식사를 하시는 것은 어떠신가
요?"
"아가씨께서 원하신다면. "
"고마워요. 그럼 아직 해가 중천에 떠있으니, 해가 질 무렵 크로아 성문을 지키고 있는 보초
병에게 이것을 보여드리세요. 그럼 안내해 드릴 거예요. "
레니는 기현에게 자신이 끼고 있던 반지를 주었다.
"예, 늦지 않게 가겠습니다. "
"꼭, 오셔야해요. "
레니는 다시 한번 당부의 말을 남기고 성으로 향했다.
그렇게 레니와 헤어진 기현은 피곤하지만 일단 이 세계의 도시를 한번 구경해보기로 했다.
서울처럼 도로가 잘 포장되지는 않았지만, 길을 잘 닦아 놓은 듯, 작은 돌맹이도 보이지 않
았다. 거리에는 원 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원 색 셔츠와 바지를 입은 남자
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굉장히 평화로워 보이는 곳. 기현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났
다. 너무나도 이상적인 곳. 거리에는 흔히 거지라 말할 만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고, 건물에
낙서는커녕, 지구의 건물보다 밝게 빛날 정도였다. 다만, 건물들은 지은지 20년은 되보였을
뿐이였다.
"일단.. 오크를 상대하다 검이 부러졌으니, 검부터 구해야겠군. "
기현은 오크들과 전투하던 일을 떠올리며 무기점을 찾았다.
괴물들이 사는 곳이여서 그런지 이곳,저곳 무기점이 널려있었다. 물론 다 똑같은 무기점이
아니다. 고급스런 곳이 있는가 하면, 낡고 허름해서 별로 발길이 닿지 않을 것 같은 곳도 있
었다. 기현은 언제 무너질지 몰라 보이는 허름한 건물에 자리잡은 무기점에 들어섰다.
'진정한 명검이란, 이런 곳에 숨어있기 마련이지. '
"여, 오랜만에 손님이구만. 어서 오시게. "
무기점에 들어서자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하는 한 60세 쯤 되보이는 노인이 반갑게 맞아주
었다.
"그래.. 무슨일로 오셨나. "
"검을 구하고자 왔습니다. "
"검이라면 저 옆에 있는 것들이 전부 검일세. "
노인이 한쪽 구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기현은 그곳을 바라보곤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
"음.. 이곳에서 마력이라 불리는 것에 내구성이 뛰어난 것은 없습니까?"
기현이 보기에도 구석에 있는 검들은 너무도 낡아빠진 검들 뿐이였다.
"자네.. 마나가 일반인보다도 못한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이 사용할 것인가?"
"제가 사용할 검을 찾는 것입니다. "
"자네가? 도대체 무슨 생각인 것이지? 설마 아무것도 모르는 노비스 나이트 주제에 마력을
사용하는 몬스터를 잡는다던가 하려는 것인가?"
"검이 있다면 저에게 파십시오. "
"보통 검들도 왠만한 마력 가지고는 깰 수도 없을텐데.. 굳이 값비싸고 무거운 검을 고집하
는 이유가 무엇인가?"
"가격이 얼마나 하죠?"
"자네 꼴을 보니 부잣집 도련님은 아닌 것 같군. 마력의 내구성이 뛰어난 검들은 미스릴의
첨가량에 따라 다르지. 어느 정도 내구력이여야 하나? 설마 고위마법을 견뎌낼만한 검을 달
라는 무식한 소리는 아니겠지? "
"이 검을 사용하다가 마력에 의해 부서졌습니다. "
기현은 처음 이 세계에 와서 브람스가 자신에게 준, 오크와 싸우다 자신의 마력을 견디지 못
하고 부서진 롱소드를 꺼내보였다. 검심의 파편들은 없었지만, 손잡이 윗부분에 약간 남은
검심에 엄청난 금이 가있었다.
"이.. 이럴수가! 마.. 마력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군. 어.. 어떻게 이럴수가... "
노인은 너무 놀랐는지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침묵.
"흠흠, 미안하네. 이런 건 내 평생 처음 보는 것이라 말이네. 설마 이것을 자네가 그랬다고
말하지는 않겠지?"
"오크들과의 전투에서 갑자기 개방된 제 마력에 그것이 그렇게 됬습니다만. "
"자네 지금 농담하나? 그럼 자네가 마나를 숨기고 다닌다는 것인가?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
라고?"
"돈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이에 맞추어 미스릴 검을 내어주시죠. "
기현은 자신의 전 재산인 20실버를 카운터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자네 말이 사실이라면.. 자네의 실력을 한번 보고싶네만. "
"제가 마력을 끌어올리는 법을 잘 모릅니다. "
"역시 거짓말이였나. 썩 꺼지게. "
"파시겠습니까, 않파시겠습니까. "
기현은 무거운 어투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흠, 좋네. 그럼 이렇게 하지. 내 자네에게 제안하나 해도 되겠나?"
"뭐죠?"
"잠깐만 기다려봐. "
노인은 자신의 뒤쪽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 면적이 30cm정도 되보이고 손잡이 바로 윗부분
의 검심에 사파이어처럼 푸르른 보석 같은 것이 박혀있는 약 1.3미터정도의 검을 가지고 나
왔다.
"이것을 잡아보게. "
기현은 노인이 내미는 검을 받았다.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검.
"반.. 반응이 없군. "
"그렇군요. 이 검이 무슨 검이길래 그런거죠?"
"이상하군 그래. 아무 것도 않느껴지나?"
"예, 별로 느껴지는 것은 없습니다. "
기현은 확인시켜주듯 검을 허공에 한번 휘둘러보였다.
"그 가는 팔뚝으로 잘도 휘두르는군. "
"검이 깃털만큼 가볍군요. "
"농담도 잘하는군. 20kg이 넘는 무거운 검이 가볍다니. "
"무슨 말씀이시죠? 한 500g밖에는 나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으읏..."
검을 잡은 손에서 엄청난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왜 그러나?
"크.. 크윽.. "
"젠장, 역시 별 볼일 없는 놈이였군. 그 검을 더 잡고 있다간 죽을지도 모르니까 어서 내려
놓는게 좋을껄. "
기현도 검을 집어 던지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온몸 전체로 고통
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당신은.. 당신의 힘조차도.. 끌어올리지.. 못하는 건가요.. '
'누구지?'
기현의 앞에는 하얀 피부를 제외한 모든 것이 검은 여자가 서있었다.
'그 때의.. 그 사람..'
'난.. 인간이.. 아니에요..'
'그럼.. 뭐지?'
'수호자.. 당신은 이 검을 잡아야되요... '
'무슨..'
"헉헉헉헉. "
기현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났나? 멍청하게 검을 왜 잡고 있었나. "
"여기가.. 어디죠?"
"보다시피 내 집일세. "
무기점과 비슷한 크기의 허름한 집.
"어떻게.. 된거죠?"
"내 이름은 프렌이네. 자네가 멍청하게 드래곤 블레이드를 계속 잡고 있는 바람에 조금만 늦
었어도 자네는 이렇게 눈뜨고 날 바라보지도 못했을 것이네. "
"아, 소개게 늦었군요. 전 기현이라고 합니다. 혼자사시나 보죠? 그런데.. 드래곤 블레이드
라면..?"
"기현이라.. 특이한 이름이군. 난 홀로 사는 노인네지. 그래.. 드래곤 블레이드라면 아까
그 놈이야. 매우 위험한 물건이지. 가만보자.. 지금이 5월이니까.. 작년 이 맘 때쯤이군.
한 검은 망토를 뒤집어 쓴 여자가 가게로 들어오더니 내게 이 물건을 넘기더군. "
'드래곤 블레이드.. 이 검은 자신의 주인을 만나면 그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
'이봐! 아가씨! 내 나이가 몇인데 반말이야? 이봐! 어디가!!?'
"그 땐 정말 어이없었지. 젊은 목소리의 여자였는데 내게 그 말을 남기고 나가버리지 뭔가.
잡으러 나갔지만 이미 사라지고 없더군. "
"그래서 이 검이 왜 위험한 물건이 된거죠?"
"글쎄.. 한번은 검을 집으로 옮기던 중에 부잣집 도련님이 와서 자신에게 그 검을 팔라고 하
더군. 그래서 팔았지. 무려 1미스릴이란 거금에 팔았다고. 그런데 그 다음 날 그 도련님은
수련 도중 한 팔을 못쓰게 됬다더군. 검을 잡고 휘두르던 중 갑자기 팔쪽에 엄청난 마력이
휘감더니 팔을 날려버렸다는거야. "
"저는.. 멀쩡하군요. "
"흠.. 그러게 말이야. 검은.. 자신의 의지로 주인을 고른다고 하지. 결코 인간이 검을 고르
는 것이 아니야. 드래곤 블레이드를 사용해서 한 놈은 병신되고 한 놈은 멀쩡하다면.. 아무
래도 자네가 검의 주인이 아닌가 생각하네. 물론 자네 실력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
"좀 전에는 제가 조금만 더 잡고 있었어도 죽었을 거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물론 아까는 그렇게 생각했지. 그런데 정신 차리고 자네한테서 느껴지는 마나를 보니 아까
와는 차원이 달라. 뭐랄까.. 아예 다른사람 같은걸?"
"무슨.. 뜻이죠?"
"내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아직 잘 모르겠지만, 드래곤 블레이드와 자네가 연관이 있는 것
같아. 자네의 그 엄청나게 증폭, 변질 된 마나도 그렇고.. 아무튼 드래곤 블레이드를 다시
한번 잡아보겠나?"
"아.. 그럼.. 그 검이.. "
기현은 아까 꿈 속에서 본 여인이 그 검을 잡으라는 말을 했던 것을 떠올리며 말했다.
"응? 뭐라고?"
"흥미롭군요. 제가 만약 주인이라면.. 더욱 강해질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만약 검이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저는 죽을 수도 있겠지요. "
기현의 말에 프렌은 드래곤 블레이드를 기현에게 넘기며 말했다.
"어떤가? 모험을 해보겠나?"
"가끔은 자신을 걸어보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겠죠. "
기현은 말과 동시에 드래곤 블레이드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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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모두들 건강히 지내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다름이 아니오라, 검의 이름이 드래곤 블레이드라는 너무도 단순한
이름 때문에 혹시라도 이 소설이 유치 빤따스띡한 소설이라는
오해를 받을 까 두려워서 이런 글을 올립니다.
기현의 검이 드래곤 블레이드라는 것은
앞으로 내용을 보시다보면 나오겠지만
이 검을 드래곤의 뼈로 만들었기 때문에
고민 고민 하다 결국 드래곤 블레이드로 짓게 되었습니다.
이 검 때문에 어제 글도 못올린거구요.
짧게 쓴 점 죄송합니다.
꼬릿말좀 달아주세요 ㅠ
않그럼 삐집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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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판타지소설
[퓨전판타지]
드래곤 슬레이어 [드래곤 블레이드] (10)
꽃을든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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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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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검이름은이상해도상관없었는데,,너무일찍올리셨네요~^^+++그쵸~?작.가.님.?^^
죄송해요 ㅠㅠ. 제가 너무 사소한 것에 더 신경을 쓰게 되네요;;
재밌어요~~싸게싸게(?)올려주시길.....그래두 사소한것에 신경을쓰셔야 더 좋은 소설이 되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고마워요 ^^
ㅜ_ㅜ 할머니댁에 갔다가 이제와서 봤어요 크큭..;;; 재밌네요 ㅋㅋ 저도 이번에는 퓨전판타지로 한번 도전해 볼려고 생각중인데 ㅋㅋ
이거 넘 재밌어요... 빨리좀 나왔으면 좋겠는데... 힘내세요 ^^ 파이팅@!!
고맙습니다^^. 요즘 내용이 본격적으로 가다보니 쓰는 속도가 느려지는데, 님들을 봐서 언능언능 쓸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