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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 묘지를. 확보했습니다.(1)
2024년 1월 7일 제 아내 신용미 권사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일곱시간 전까지 구리 한양대 병원에서 남편인 나와 영적 동생인 정권사와. 딸과 함께 식사를. 나누고 잠이 들었던 사람이. 그만. 심장마비로 날아 갔습니다.
몸은 분명히 있는데. 숨은 쉬지 않습니다. 당장 이라도 숨을 쉬면 되는데. 멍청한 그 아내는 숨쉬는 것도 잊어버린 겁니다.
바보도 쉬고 오줌싸개도 쉬는 그 숨을 잊어버리고 쉬지 않고 그만 멈추어 버린 겁니다.
내가 죽기 전에는 너는 죽지 말아라
우리 주님 나사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죽기 전에는 너는 죽지 말아라
나 또한. 내 아내에게 말없는 심장의 큰소리로 조용히 말해 본다.
주님은. 죽은 지 나흘이 지난 나사로의 무덤에 가서.
나사로야 나오라. 하니
나사로는 나와서. 사람들에게.외쳤어요
" 나는 죽지 않았어요. 여기 지금 있잖아요!
나 대신 예수님이 얼마 지나지 않아. 십자가에. 죽으셨어요.
나를 살리시려고 마귀와 싸우다가. 나 때문에 죽으셨어요"
그런데. 나의 경우는 그 반대가 되어 있습니다.
내가 죽고 내 아내가 살아야 하건만
나는 살아있고 내 아내는. 싸늘하고 딱딱한 몸둥아리로. 죽은 겁니다.
내 아내같이 못먹고 못입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못나고 바보같은. 짠돌이. 남편만나. 고생 고생하다 훌쩍. 떠나간 아내.
육년 묵은 쌸.
사업망해 남편죽고 집은 경매에 넘어가 거기있는 세간 살이와 함께. 남양주 물류창고 콘테이너 박스에 뒤죽박죽 널부러진. 살푸대
집도, 절도 없이 거리를 헤메다가.
서울교 다리 밑에서. 나와 함께. 예배를. 드린. ㅇ.ㄷ.ㅅ 여사.
그래도 그 황망한 어둠의 세월을 정쳐없이 떠 돌다가 복음의 말씀에 겨우 겨우 힘을 얻어
가느다란 정신줄을 잡아. 2022년 3월.어느 날, 고물장사 하는 장로에게 전화가 왔다.
"장로님, 남양주 물류창고에 내 물건이 있는데 11톤 탑차에 실어 와야 하는데 시간 좀 내 주세요. 내가 아는 동생과 함께 짐을 실어서 옮겨야 하겠어요."
나는 그 말에 알겠다고 하여 남양주 덕소 근방 물류 창고로 갔다.
가서 수속을 받고 탑차에 콘테이너 두개에 쌓여진 자매님의 물건을 옮겨 서울교 다리 밑에 내렸다.
탑차 11톤 분량의 짐을 내려놓고 보니 엄청났다.
그 자매님은 그 짐에서 자신이 보관할 물건과 버려야 할 물건을 분류하면서 5일 동안, 그곳에서 자신의 물건을 정리한다. 노숙자를 섬기는 교회에 가서 식사를 하는 것 외에는 그 일에 매진한다.
냉장고 선풍기 컴퓨터 세탁기 식기류 옷가지 서류 책 화장품 소품등 많은 것들이 서로 뒤엉켜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쓸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
왜냐하면 살림살이란 것이 거할 집이 있을 때 필요한 것이지 자신 조차의 몸도 제대로 의지할 수 없는 노숙자에게 그 살림살이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것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때는 그렇지
그 자매 본인의 입장에서는 그 살림살이에는 그 인생의 모든 애환이 스며있는 가치 있는 것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과 아기 자기하게 인생을 즐기며 살아갔다. 하지만 사업에 실패하여 남편은 간암으로 죽고, 살고 있던 집은 경매에 붙여지고 살림살이는 법원의 강제 집행에 따른 집달리 의해 물류창고에 강제 압류된 것이다.
그 자매의 눈물과 아득한 절망감을 무엇으로 표현하랴.
이는 마치 20층 아파트에서 아랫층 땅으로 내동댕이 친 캄캄한 절벽이었으리라.
아무튼 오륙년의 세월이 지나 정신적으로 어느 정도 그 충격이 무마되니, 지난 날의 남편과의 행복했던 과거를 살림살이를 정리하면서 추억해 가는 것이다.
나는 거기에서 음식이 될만한 것을 가져왔다. 라면과 쌀이다. 2016년 이니 6년 지난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 하나라도 버리지 말라는 주님의 지엄한 말씀을 받들어 집으로 가져온다.
온유하디 온유한 내 아내를 설득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쌀을 버리지 말고 우리가 먹기로 했다.
아내는 포장된 20kg 쌀 푸대를 뜯는다. 쌀은 6년이 지났기에 하얀 쌀벌레가 가득하게 꿈틀거린다. 또한 6년 동안 쌀벌레가 먹은 똥이 미숫가루처럼 섞여져 있다.
아내는 남편이 무엇때문에 고물을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알기에 묵묵히 그 쌀들을 정리한다.
저녁에 고물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내 아내는 아침부터 널어놓은 쌀에 있는 벌레들이 나간 그 쌀에서 벌레들의 똥을 그물망을 통해 쌀과 이물질을 걸러내고 있다.
나는 아내의 그 모습을 보고 얼마나 하나님께 감사를 속으로 드렸는지ᆢ
아프리카나 르완다 난민은 하루 한 끼도 먹지 못해 죽어간다.
2000년 당시 북한 주민 2백만명 이상이 먹지 못해 죽어갔다.
육이오 사변때 먹을 것이 없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미군들이 짬밥으로 버린 짬밥 드럼통에서 이쑤시개와 나무젓가락 그리고 담배 꽁초를 건져내고 남은 것을 가마솥에 다시 푹푹 끌여 허기진 배를 채운 과거의 역사가 부대찌개로 그 숨결을 이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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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 고향이 영양이고 안동에서 살아서 안동이라는 제목만 보고 클릭을 했습니다.
장로님께서는 신실하게 하나님 앞에서 사시는 모습에 감동의 글을 읽었습니다.
1년전 부인을 보내신 장로님의 마음이 이제 조금 트였나봅니다.
아내가 그립고 못해준 미안한 맘을
글로 쓸수가 있으니 말입니다. 언젠가는 주님앞에 설텐데 그렇게 갑자기 가더라도
후회도 없고 아쉬움도 없는 지금의 삶을 살아야 겠다고 마음에 다짐을 해 봅니다.
저는 여목회자로 서울에서 안성으로 온지가 9년차가 됩니다. 첨에는 시골 분들을 맞추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져 무조건 주는 것으로 끼어 들었습니다. 이제 조금 목사도 이해하고 교회도 다르게 봅니다. 이제는 남편이
자꾸 은퇴를 하자고 합니다. 저는 주님께서 후임자를 보내주실때 까지 맡은 책임을 다 하려고 합니다.
사명 감당하다가 주님께서 오늘 이라도 오라고 하신다면 가려고 하나하나 준비를 합니다.
남편에게도 그저 잘 해 주려고 하고 짐 정리도 하고 요즘은 자꾸 버리고 정리합니다. 그리고 더 사랑하려고 합니다.
별별 사연들이 많지만 마지막을 가장 아름답게 마무리 하려고 준비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 안에서 오늘도 감사로
준비합니다. 샬롬
샬롬
주님의 은혜와 평강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