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은 밝음이고 꿈이다. 창은 미래이고 희망이다. 창은 외부와 연결된 통로로 허무는 벽이다. 창은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연결고리다. 창은 이웃으로 다가가는 발길이고 살아 숨 쉬는 혼이다. 창가에 서본다. 바깥을 내다보고 있으면 닫힌 문이 스르륵 열리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매일 보고 자주 보아도 은근히 뭔가 궁금한 것이 있는 양 두리번거리기도 한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눈으로 세상을 내다보고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창이 없고 벽만 있는 방은 외부와 단절이다. 마음의 통로가 막히면서 타인은 물론 바깥세상을 볼 수 없으므로 멀리 보지를 못하고 혼자인 우물 안 개구리로 갇힌다. 인류의 발상지는 4대강 유역이다. 강은 예로부터 생활의 근거지이고 터전으로 온갖 생물이 모여들었다. 강에는 풍부한 먹을거리가 있다. 버드내를 거슬러 올라가면 뿌리공원이 있다. 각 성씨의 조상으로 문중의 뿌리가 되는 성씨 유래비가 특성을 살려 옹기종기 모여 서로 자랑하며 뽐낸다. 뿌리공원을 휘감은 버드내 물줄기가 흘러내려 대전 시내를 관통하고 신탄진에서 금강으로 이름표를 바꿔 단다. 버드내는 대전의 대형 하수구다. 공원 역할까지 하는 시민의 휴식처다. 사계절의 바뀜을 지켜보는 오리 비둘기 까치 참새 개개비가 텃새로 둥지를 틀고 백로, 해오라기가 심심치 않게 먹이사냥 한다. 저녁이면 반짝이는 별빛에 뒤질세라 하천 둑 가에 늘어선 아파트에서 따스한 불빛과 가로등이 환히 밝힌다. 아파트 불빛이 하나, 둘 꺼지면서 치열한 생활 전선에서 돌아온 사람들은 다정한 가족이 되어 잠자리에 들며 하루를 눕힌다. 밤은 깊어가고 비로소 별들은 마음 편히 소곤거리지 싶다. 거울을 들여다보면 언제 어디서나 보탬도 뺌도 없이 있는 그대로 또렷이 비춰준다. 함께 하는 그림자는 나타났다 사라졌다 수시로 모양새가 변하며 모호한 실루엣만 드러낸다. 멋 부릴 줄을 몰라 항상 검은 빛으로 투명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마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이나 그림자는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