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식 전 카페에 글을 남긴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번주에 이식 50일을 맞이했어요! 카페에서 많은 위로와 응원을 받은 덕에 무사히 집에서 회복 중입니다^^ 저의 이식 경험담이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조금이나마 작성해봅니다
** 질문 **
올해 9월 산정특례가 종료됩니다. 현재 치료를 마친 상태이기에 연장은 안된다는 담당 교수님의 말씀을 들은 상태입니다. 산정특례가 안될 경우, 약제비가 어느 정도 나오는지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재 2주치에 30만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산정특례 종료 이후 약값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저희 가족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1년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았고 5년이 지난 올해 타인100%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습니다. 무균실로 들어가기 4일 전쯤 이식병동에 입원했습니다. 제가 항암을 하는 동안 담당 교수님께서 계시지 않아 조금 일찍 입원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히크만 삽입이 가장 무서웠는데 다행히 무균실 들어가기 전날 하게 되어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충분했습니다. ㅎㅎ 교수님과 가족모임을 할 때, 교수님께서 혈액암 환자만큼이나 걱정이 되는 환자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진료실 들어갈 때마다 울고, 울고, 또 울어서... 교수님께 유리멘탈 환자로 보였을 것 같아요. 나중에는 섬망이 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젊음이 좋다고 해주신 기억도 나네요. 무균실로 들어갈 때 엄마와 쿨하게 헤어졌습니다. 더 이상 이야기를 하면 또 눈물이 흐를 것 같았어요. 다행히 울지 않고 무균실 입성하였고, 항암제는 총 5일 투여했습니다. 플루다라 4일, 토끼혈청 3일, 엔독산 2일 진행했습니다. 토끼혈청 부작용에 대해서도 익히 들어 무서웠지만 다행히 손바닥 발진 말고는 없었습니다. 이것도 참 감사한 부분이에요. 설사로 인해 힘들기는 했지만 이때까지는 식사도 하고 매일 샤워도 할 수 있었습니다.
6월의 어느 날,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
기증자가 오지 않을까봐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다행히 기증자분의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떨리고 울컥했습니다. 이식 전 이뇨제를 맞은 탓인지... 계속 화장실을 가다보니 어느새 이식이 끝나있었습니다. 입원하기 전까지는 항암의 부작용에 대해서만 열심히 찾아봤는데, 진짜는 이식 후였습니다. 이식 다음날 새벽부터 열이 올라 이틀 동안은 손가락 움직일 힘도 없어 정말 시체처럼 누워만 있었습니다. 춥기도 추운데 주시는 핫팩도 따뜻하지 않아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설사도 시작되어 몇 가지 검사 후 약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식 후 울렁거림이 심해져 교수님과 간호사 선생님께 영양제를 보통 다냐고 여쭤봤고, 이식 후에는 거의 영양제를 단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식 다음날인가 저도 영양제를 달고 이식병동으로 나가기 전까지 약 10일인가 음식을 안 먹었어요. 가족들이 밥 잘 먹으라고 하는 한 마디가 가장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ㅎㅎ 구토를 하기 싫은 마음에 울렁거림이 심해질 때마다 항구토제를 맞았는데 어느샌가 24시간 조금씩 들어가는 항쿠토제를 달아주셨습니다. 이식 후에는 한 발자국이면 가는 변기조차 가는 게 힘들었습니다. 소변량을 잘 체크했어야 하는데, 소변량을 재다가는 정말 쓰러질 것 같아 대충 작성했었습니다... 여기에서나마 고해성사해봅니다.... 이식 후에는 샤워할 생각도 못 했습니다. 서서 있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정말 꼬질꼬질한 상태로 보냈습니다. 양치나 가글도 하기가 힘들었는데 구강 숙주가 안 온 걸 또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식 후 일주일이 지났을 때쯤 허리통증이 시작되면서 수치가 점프하기 시작했고, 예상 탈출 날짜보다 2-3일 일찍 이식병동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식병동으로 가고 나서 미음부터 먹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매운 음식만 먹으며 살았는데, 진라면 순한맛조차 매워하는 스스로를 보며 놀란 기억이 납니다. 미음도 며칠 먹으니 질려서 빵, 과자, 라면 열심히 찾아 먹었습니다. 이식 후 13일만에 골수검사를 했습니다. 이식 후 3개월쯤 골수검사 한다는 글을 많이 봤던 터라, 이번에도 하고 3개월 뒤에도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재발이 아니면 마지막이라고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시더라고요. ㅎㅎ 골수검사 이야기가 나오고 아침부터 설사랑 하혈을 조금 하다보니 검사일정을 미루고 싶었는데 이건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혹시 몰라 사놓은 기저귀를 골수검사날 사용했습니다. 저번 검사때 한 번에 끝내고 싶어 숨도 열심히 쉬고 노력했는데.. 한번 더 찌르셔서 계속 울었어요.. (머쓱) 이번에는 잘하시는 선생님께서 해주셨어요! (야호) 이식이라는 긴 과정에서 골수검사가 제일 아팠어요. 일주일만에 주렁주렁 달린 수액을 다 떼내었어요. 새벽마다 1-2시간에 한 번씩은 화장실에 갔는데 수액을 떼니까 좀 나았어요. 다른 이식 관련 글 읽어보면 히크만을 바로 안 떼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저는 퇴원날 히크만도 떼고 나왔어요. 무려 병실에 교수님께서 오셔서 뽑아주셨어요. 병실 사람들도 구경하셨대요. 저희 교수님만 직접 뽑아주시고 다른 분들은 혈관조영실가서 뽑아야한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병실분들께서 저희 교수님이 제일 친절하고 환자 잘 봐주신다고 이야기해주셨어요. (교수님!!!! ㅠㅠㅠㅠㅠㅠㅠ) 담당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이 커졌습니다.
퇴원 후 주1회 외래 다니면서 잘 지내고 있었는데 퇴원 후 2주만에 응급실에 달려갔습니다 ㅠ3ㅠ 전날 설사하고 배가 아프면서 달달 떨리고 조금이지만 구토를 했어요. 구토를 한 적이 없었어서 바로 응급실에 가야하나 고민도 했는데, 저번에 응급실에서 12시간을 있었던 적이 있어서 다음날까지 보기로 했어요. 새벽에 배가 아파서 5-6번 일어났고 아침에도 계속 아파서 응급실로 갔고 빨간날이었는데도 교수님께서 모니터를 보고 계시다고 했어요 ㅠㅠ (교수님!! ㅠㅠㅠㅠㅠㅠㅠ) 진통제를 계속 맞고 보호자는 입원수속하러 가고 응급실에서 하룻밤을 보냈어요. 혈액내과는 병실이 안 나서 응급실지박령마냥 있었어요. 다음날 아침 담당 교수님께서 응급실에 오셔서 제 상태를 알려주셨어요. 퇴원해도 괜찮고 응급실에 있다가 입원해도 괜찮다도 말해주셨는데 아프면 다시 온다는 마음으로 퇴원했어요. 정말 응급실에서 하루도 더 못 있을 것 같았어요. 숙주가 아니라서 참 다행이었어요.
응급실 갔다오고 나서 6일 뒤 외래 진료를 갔어요. 교수님께서 고민하고 퇴원할 줄 알았는데 바로 퇴원해서 놀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도저히 응급실에 더 못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는 전하지 못했어요 ㅋㅋ 4번째 외래날에는수치가 좋다고 2주에 1번만 와도 괜찮다고 이야기해주셨어요. 너무 울컥했어요. 매주 7시 전에 가서 채혈하고 기다리는 것 자체가 저에겐 많이 스트레스였어요. 수치가 좋다는 말은 안 들리고 2주에 한번 보자는 말만 들렸어요 ㅠ
지금 저는 설사(가끔), 울렁거림, 이명, 손떨림, 어지러움 이정도의 증상을 갖고 있어요. 엉덩이쪽이 아파서 정형외과 협진이 예정되어 있어요.
약은 프레비미스정 1알, 프로그랍 1.5mg, 싸이토텍정 1알, 에크로바정 1알, 리리카 50mg 1알, 소론도정 1알
이렇게 먹고 있어요. 프레비미스정 제외하고는 아침, 저녁으로 복용 중입니다. 아직 숙주 반응이 오지 않았다는점에 정말 감사하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4번째 외래날 수치는
백혈구 6700
혈색소 11
혈소판 189000
호중구 5580
입니다.
하루종일 집에서 에어컨을 틀고 지내며, 어느 때보다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더위에 취약하다보니, 아직 산책은 무리라고 생각하여 집에서 5-10분정도 걷기만 하고 있어요. 이식 후 40일쯤 되었을 때 외부로 산책을 갔어요. 처음으로 나가서 걷고 분수대도 보고 하니, 제가 환자가 아닌 사회구성원이 된 것 같고 일반인이 된 것 같아서 감동받은 그날이 떠오르네요. 얼른 날씨가 풀리고 산책도 많이 나가고 싶네요.
큰 용기를 내서 제 병명을 말할 때면, 다른 사람들은 ‘재생불량성빈혈’에서 ‘빈혈’이라는 단어만 기억하더라고요. 고작 빈혈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처럼, 때로는 꾀병을 부리는 사람처럼 여기지는 것 같아 속상했었죠. 제 병명이 싫었던 적이 많아요. 벌써 이식 50일차라니, 50발자국 멀어진 기분이에요. 제 이식 경험담이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세요! 100일 되면 또 찾아올게요.
첫댓글 이식 50일 차 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잘 견뎌내셨고 수치도 무척 좋네요. 저희 딸도 타인 100% 이식을 했는데 전처치 후 조혈모세포가 잘 올까 불안했던 기억이 납니다.
산정특례 연장이 안 되는 건 생착이 잘됐고 특별한 숙주반응이 없어서 그런 것이니 다행스러운 일이에요. 지금 약값이 비싼 건 비급여 또는 전액본인부담인 '프레비미스정' 때문일 텐데, 예방약이라 오래 복용하진 않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산정특례가 끝나도 건강보험 급여는 계속 적용됩니다. 희귀난치성질환 산정특례는 본인부담금이 10%인데, 산정특례가 빠지고 건강보험 적용하면 대학병원 외래 기준으로 본인부담 비율이 올라가서(약제비 30%, 검사비 60% 안팎) 이전보다 약간 오르긴 하겠지만, 급여 약제들은 감당하기 힘든 비용은 아닐겁니다.
이식 2개월 차부터는 숙주병이 없으면 병원도 자주 안 가고 약도 줄어듭니다. 너무 걱정 마시고 회복 잘하세요.
로또보리님 감사합니다 제가 작성했던 첫 글뿐만 아니라 항상 위로 가득한 댓글 달아주셔서 언젠간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었는데... 늦었지만 지금에서야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영수증에는 약제비로만 몇 백만원이 찍히다보니까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잴콩님이 저하고 같은 년도에 진단을 받은것 같아 혹시 해당 사항이 되는지 해서 올려봅니다
진단연도에 국민연금에 가입이 되어 있으면 신청이 가능합니다
안녕하세요 친절하게 사진과 함께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진단 당시 학생이었기에 해당이 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몰랐던 부분에 대해 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잴콩 젊으니까 회복도 빠르실거예요 응원합니다
아이가 언젠가는 이식을 하게될거라는 막연한 계획이 있어서인지, 치료과정이나 이식과정을 공유해주시는 글들이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습니다.
적당히 긴장도 되고, 필요이상의 공포도 없앨수 있고요.
잴콩님도 이식 50일차. 아직은 회복중이시라 여유가 없으실텐데 이렇게 나눠주시니 감사할따름입니다.
더운여름 잘 이겨내시고 선선한 바람과 함께 산책도 하시고 어서 일상으로 되돌아가시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젤콩님, 상세한 이식 후 후기를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쭉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