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장__아테네를 무너뜨리다, 장티푸스
대제국에 맞선 도시국가 / 아테네로 진군하는 페르시아 대군 / 페르시아전쟁으로 바뀐 역사 / 황금시대 안으로 들어온 것 /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 전염병이 초래한 아테네의 몰락
2장__제국주의를 막아낸 말라리아
가난 때문에 용병이 된 그리스인 / 해결책은 해외 식민지뿐이다 / 누구나 부러워하고 노린 페르시아 / 페르시아의 멸망과 알렉산더의 등장 / 대왕의 꿈을 멈추게 한 전염병 /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후 / 말라리아, 열강의 침략을 늦추다 / 말라리아가 물러난 자리
3장__이슬람제국을 세운 페스트
이슬람제국의 등장 / 유령처럼 나타난 역병 / 동로마와 페르시아의 몰락 / 이슬람교로 뭉친 아랍 / 그들과 맞설 군대가 없다
4장__그것이 지나간 자리, 흑사병
칭기즈칸의 땅에서 무역의 중심지로 / 원나라를 무너뜨린 흑사병 / 초원에서 시작해 초원으로 쫓겨나 / 중국에서 유럽으로 / 전염병이 쌓은 벽 / 전염병으로 드러난 증오심 / 종교 분열에서 일상의 변화까지 / 그마저 카이로에는 미치지 못한다 / 번영과 찬양 뒤에 숨어 있는 것 / 14세기 흑사병과 21세기 코로나19
5장__추위보다 거센 정복, 전염병
변방에 세운 ‘로마제국의 영광’ / 코사크족을 앞세운 정복 / ‘털이 달린 황금’을 찾아가는 길 / 시작은 야삭 때문이었다 / 원주민 땅에 원주민이 된 이들 / 사하족에서 이텔멘족으로 / 러시아의 골칫거리에서 자치구로 / 원주민에게 퍼진 전염병 /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이 모여들었다
6장__아즈텍과 잉카에 몰려온 천연두
소규모로 정복에 나선 유럽 / 철갑옷에 맞선 돌멩이 / 철갑옷보다 강한 전염병 / 그들이 물러난 자리에 역병이 왔다 / 전염병이 퍼질 때마다 영토가 넓어졌다 / 백인이 가져온 그것 때문에 / 터를 빼앗긴 이들의 역사 / 그들에게 저항력이 있었다면
7장__19세기를 뒤흔들다, 콜레라
제사조차 금할 지경입니다 / 내 덕이 모자란 탓이다 / 괴질에서 비롯한 조선의 몰락 / 제국의 선단에 실려 있던 것 / 그들을 탓했지만, 그들은 피해자였다 / 모두의 공포와 개인의 자유 / 20세기는 콜레라에서 시작했다
8장__세계대전에 파고든 스페인독감
왜 하필 ‘스페인독감’일까 / 세계대전 중에 나타난 독감 / 미국에서 남미, 아프리카로 / 전쟁을 먹고 자란 스페인독감 / 스페인독감의 시작은 어디인가 / 벨 에포크의 시대는 오지 않았다 / 전염병의 틈을 파고든 파시즘
9장__21세기의 맨얼굴, 코로나19
박쥐에서 옮은 바이러스 / 미국은 정말 선진국인가 / 코로나19로 드러난 유럽의 맨얼굴 / 주파수가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손정의 / 험한으로 일그러진 열도 /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나쁘다 / 총리의 사임까지 불러오다 / 부흥과 쇠퇴의 갈림길에서 / 코로나19, 그 후 우리는
https://youtu.be/yqJMt1xWBr8
에필로그책 속으로
이 책은 세계 역사의 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전염병들을 담았다. 멀리는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부터 가깝게는 아직도 진행 중인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2,400년이 넘는 세계사를 전염병이라는 주제로 엮었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알고 나아가 미래도 예측할 수 있다는 말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책을 덮고 나서 하나라도 깨닫는 것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잊지 말기 바란다. 세계 역사에서 전염병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며, 바이러스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_ 프롤로그 중에서
아테네는 뛰어난 지도자인 페리클레스가 30년 동안 집권하면서 황금시대를 맞았다. 페리클레스의 집권 시절에 아테네에는 지금도 남아 있는 건축물인 파르테논신전을 비롯해 아름다운 조각들을 남긴 조각가 피디아스와 극작가 소포클레스 등 훌륭한 예술가가 잇따라 등장해 문화와 예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러나 황금시대는 갑작스럽게 닥친 전염병이라는 뜻밖의 재난을 만나 수그러들고 말았다. 전염병이 아테네를 강타한 때는 기원전 430년 무렵이었다. 당시 아테네는 오랜 숙적인 스파르타가 이끄는 펠로폰네소스동맹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던 와중이었다. _ p.27
그 자신도 전염병에 걸렸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아테네의 학자 투키디데스는《펠로폰네소스전쟁사》에서 아테네를 강타한 전염병의 증상을 이렇게 묘사했다.
“이 병에 걸리면 우선 몸 전체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뜨거워진다. 그런 다음 눈이 부어오르고 혀에서 피가 흐른다. 이후에는 기침을 계속해 목이 쉬고 가슴이 아프더니 재채기가 심해지고, 목이 마려워 계속 물을 마시며, 밤에도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피로해지며, 나중에는 설사가 끊이지 않아 몸이 쇠약해지다가 끝내 죽고 만다. 전염병이 도시 전체를 휩쓸자, 사람들은 예전처럼 절제하거나 도덕적으로 살기보다는 방탕함에 돈을 모조리 낭비해버렸다. 이는 그들이 정말로 즐거워서가 아니라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잠깐의 쾌락에 재산을 낭비하는 자포자기 심정에서 비롯되었다.” _ p.31
알렉산더 대왕이 오랜 수명을 누렸다면 그가 다스린 제국은 그리스와 중동, 인도, 아프리카 동해안까지 추가될 수도 있었다. 그 면적이라면 후대의 로마나 이슬람제국을 능가하는 강대한 세계 제국의 위용을 지녔을 것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가능성은 말라리아로 인한 알렉산더 대왕의 죽음으로 끝났다. 평범한 전염병인 말라리아 하나가 위대한 세계 제국이 탄생하려는 것을 없애버린 셈이다. 이것이야말로 베이징의 나비가 날갯짓하면 뉴욕에 폭풍이 분다는 나비효과의 실제 사례가 아니었을까. _ p.64
이렇듯 천연두와 티푸스와 매독 같은 전염병은 시베리아 원주민들의 공동체를 치명적으로 파괴했다. 죽어간 사람이 너무나 많았고, 간신히 살아남은 이들도 극히 적어 러시아의 지배에 항거할 여력이 부족했다. 물론 러시아 사람들도 천연두나 인플루엔자 같은 전염병에 걸려 죽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오랫동안 전염병에 시달리며 인체에 면역항체가 생겼기 때문에 원주민들의 고통보다는 덜했다.
결국 러시아가 옮긴 전염병은 스페인이 중남미에서 그랬던 것처럼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배를 굳건하게 한 일등공신이 된 셈이다. _ pp.174~175 닫기
출판사 서평
장티푸스, 말라리아, 페스트, 천연두, 콜레라,
그리고 스페인독감과 코로나19까지
인류는 바이러스와 함께 하고 있으며, 따라서 인류의 역사는 바이러스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전염병은 인류의 역사였으며,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경을 넘어 세계 역사를 바꾼 것 역시 바이러스였다. 그동안 세계 역사에서 간과되어 왔지만, 바이러스가 퍼뜨린 전염병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였고, 그로써 세계 역사의 판도는 새롭게 개편되었다.
이에 《바이러스전쟁》(이다북스 간)은 역사적 순서에 따라 창궐한 바이러스 감염의 역사, 그리고 시대별로 전염병이 세계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려준다. 고대 아테네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한 대표적인 전염병을 풀어내며 바이러스 감염과 함께 한 세계 역사를 살펴본다. 장티푸스, 말라리아, 페스트, 천연두, 콜레라, 그리고 스페인독감과 코로나19까지 바이러스로 전염병의 역사를 읽고, 전염병으로 세계 역사를 새롭게 만난다.
바이러스는 어떻게 전염병으로 퍼졌고
그로써 판도가 바뀐 세계 역사!
세계 역사와 지도를 바꾼 《바이러스 전쟁》
고대로부터 인류의 역사는 총과 칼을 앞세운 전쟁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총과 칼보다 먼저 전장에 나서고,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것은 바이러스였다. 아테네의 황금시대를 무너뜨린 것은 주변 국가가 아니라 아테네 내에 퍼진 장티푸스 바이러스였고, 대제국을 꿈꾼 알렉산더 대왕의 꿈을 앗아간 것은 어이없게도 모기 한 마리가 옮긴 말라리아였다.
14세기 전 유럽을 공포에 떨게 한 흑사병은 페스트 때문이었고, 전국에 퍼진 콜레라는 조선의 흥망을 좌우했다. 잉카와 아즈텍 문명이 스페인 군에 힘없이 쓰러지고, 러시아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제 땅을 잃은 채 역사에서 지워진 것은 외부에서 밀려온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그리고 지금, 전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성곽국가 체제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