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연합뉴스의 14일 종합보도로 이강인 등을 포함한 젊은 선수들이 고참들을 상대로 물리적 충돌까지 벌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대한축구협회 측도 같은 날 언론들을 통해 "대회 기간동안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일부 젊은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에 부상을 입었다"고 제법 구체적인 증언을, 심지어 빠르게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정몽규 축구협회장에 대한 여론 악화가 최고조에 달한 현재, 팬들의 분노한 시선을 돌리기 위해 협회가 더선에 일부러 제보했다는 주장까지 쏟아졌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이강인만큼은 격노한 팬들의 비난에서 빠져나갈 수 없었다.
이강인은 지난 2007년,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 3기'에 만 6세 나이로 출연하며 전 국민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았다. 당시 어린 나이에 선보인 범상찮은 축구 실력과 더불어 귀여운 외모와 행동, 고(故) 유상철 감독과의 사제간 케미스트리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남성팬들은 물론이고 여성팬들을 축구 골대 앞으로 이끌었다. 이어 고교시절인 2017년에는 국가대표 마크를 달며 본격적인 태극전사로 활약을 펼쳤다.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이강인은 내부에서부터 어느순간 '팀 분열'의 축이 되어갔다.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았을 뿐 조짐은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타 매체의 2019년 보도에 의하면 U-20 국가대표팀 시절 함께 했던 엄원상(울산)은 식사 도중 느닷없이 이강인에게 "XXXX, 말 그만해"라며 욕설을 들었고, 조영욱(FC서울) 역시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강인이가 가끔 선을 넘을때가 있다"며 내부의 상황을 우회해서 전달했다. 당시에는 짓궃은 막내의 장난 정도로 유야무야 넘어갔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한번 내외부적으로 용인되기 시작하자 이강인의 '하극상 림보'는 점점 더 위험해졌다.
시한폭탄같던 하극상은 아시안컵에서 마침내 터지고 말았다. 이후 팀의 단합된 모습이 보이지 않고 연령대별로 흩어져 공을 주고받는다는 현장 목격 보도까지 쏟아지며 대표팀 내분화가 뚜렷해졌다. 여기에 요르단전 전날 갈등 사태가 터지고 이후 일부 선참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에게 찾아가 이강인을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요구한 사실까지 밝혀지며 충격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이강인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 스토리에 "지난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다"며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스러울 뿐"이라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다만 이강인의 사과문은 일반 게시글이 아닌, 24시간이 지나면 소멸되는 기능을 가진 '스토리'에 올라왔다. 24시간이 지나면 해당 사과문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에 축구팬들은 "누가 사과문을 스토리로 올리느냐", "SNS로 사과를 하다니 예의는 어디로 갔느냐"며 진정성에 분노를 표했다.
그 외에 일부 중고사이트 등에는 이강인의 포토카드, 유니폼 등 굿즈를 저렴하게 처분한다는 판매글이 속속들이 올라오며 실망한 팬들의 소위 '탈덕' 릴레이가 줄을 잇고있다.
요건은 축구협회의 사태 수습이 얼마나 빨리 이루어지느냐와 더불어 협회가 사건의 포커스를 얼마나 잘 잡느냐에 달려있다. 15일은 서울 종로구 소재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가 열린다. 클린스만 감독 해임에 대한 안건과 더불어 이강인과 더불어 당시 문제를 일으킨 핵심 선수들에 대한 조치 여부까지 한번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물론 정몽규 축구협회장 역시 화살에서 비켜날 수 없다. 대중의 화살이 젊은 선수들의 하극상 사태에 돌아갔다고 해서 정몽규 협회장에 대한 실망이 누그러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첫댓글 안타깝습니다. ㅠㅠ
씁쓸하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