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홀'(1977)을 비롯해 우디 앨런 감독이 연출한 여섯 편의 영화에 그와 '한패'로 출연했고 다수의 브로드웨이 연극에 얼굴을 내민 토니 로버츠가 폐암 합병증으로 7일(현지시간) 85세 삶을 마쳤다고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로버츠가 맨해튼에서 죽음을 맞았다고 딸 니콜 벌리가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확인했다.
고인이 출연한 앨런 연출 영화는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 번(Play It Again, Sam)'(1972), '애니 홀', '스타더스트 메모리즈'(1980), '한여름밤의 섹스 코메디'(1982), '한나와 자매들'(1986)과 '라디오 데이즈'(1987) 등이다. 그는 'Take Her, She’s Mine'(1961)을 시작으로 로버트 레드퍼드와 제인 폰다 주연에다 닐 사이먼의 희곡을 마이크 니콜스가 연출한 '맨발 공원(Barefoot in the Park)'을 거쳐 '로열 패밀리'(2009)까지 23개 브로드웨이 작품에 함께 했으며, 두 차례 토니상 후보로 지명됐다. 뮤지컬 'How Now, Dow Jones'(1968)와 우디 앨런의 희곡을 허버트 로스가 연출한 연극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 번'(1969)에서의 딕 크리스티 역할로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고인의 가장 최근 출연 작품은 2017년 TV 영화로 각색된 '더티 댄싱'이다. 2010년 TV 수사물 '로 앤 오더'에 미국 상원의원 역할로 출연했다. 1998년에도 로버츠는 질 클레이버그와 같은 드라마의 한 에피소드에서 이혼 전문 변호사로 출연해 호흡을 맞췄는데 둘의 적대 관계가 워낙 대단해 클레이버그가 살해하겠다고 마음 먹는 것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고인은 가장 최근 브로드웨이 작품으로 2009년 조지 S 카우프먼과 에드나 퍼버의 1920년 작품 '로열 패밀리' 리바이벌 작품을 선택했는데 NYT는 "로버츠씨, 연극과 영화의 확신에 찬 베테랑이 그럴 듯하고 절제된 연기를 선사했다”고 상찬했다. 약 일 년 전에는 더글러스 카터 빈이 1980년 올리비아 뉴튼 존과 진 켈리 주연의 영화를 똑똑하게 각색한 연극 '재너두'에 얼굴을 내밀어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모두 512차례 무대에 섰다. 로버츠는 영화에서 켈리가 연기했던 대니 매과이어 역할은 물론 빈이 추가한 그리스 신화 최고의 신 제우스를 연기했다.
고인의 브로드웨이 커리어 가운데 하이라이트로는 우디 앨런의 연극 '폭소 대탈출(Don’t Drink the Water)'를 비롯해 뮤지컬 코미디 '슈거', 빌리 와일더의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의 연극. 앨런 에이크번의 '기묘하고 부조리한 사람(Absurd Person Singular)'; '빅터 빅토리아'; 'The Tale of the Allergist’s Wife' 등이 있다.
본명이 데이비드 앤서니 로버츠인 고인은 1939년 10월 22일 뉴욕에서 방송 아나운서 켄 로버츠와 베티 붑과 뽀빠이 만화 작가인 켄 플라이셔의 여비서였던 노르마의 아들로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자신이 배우로 타고 났다고 믿었다고 했다. 음악과 예술 고교를 졸업한 그는 앨비나 크라우즈와 함께 극장 일과 연기를 배운뒤 노스웨스턴 대학에 진학했다.
고인은 2016년에 회고록 'Do You Know Me?'를 펴냈는데 그 제목은 우디 앨런의 영화들과 브로드웨이 연극, TV에 숱하게 출연했는데도 자신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지 않았던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암시하는 것이었다.
고인은 1969년 제니퍼 리옹과 결혼했다가 1975년 이혼했는데 고명딸 니콜만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