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한 세기 넘게 이어진 강인한 삶을 굴복시키진 못했다. 유럽 최고령자인 117세 프랑스 가톨릭 수녀 앙드레(본명 루실 랑동)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3주 만에 기적적으로 완치됐다. 아침 7시면 기상해 기도와 식사 등 규칙적인 일상을 이어 가고 있고, 미사에 참석해도 될 만큼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남부 툴롱에 위치한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앙드레 수녀는 지난달 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돼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증상은 없었다고 한다. 앙드레 수녀는 지역 언론에 “내가 코로나19에 걸린 줄도 몰랐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녀가 머물던 요양시설에선 거주자 88명 중 8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10명이 숨졌다. 요양시설 관계자는 앙드레 수녀는 자신의 건강을 조금도 염려하지 않았고 오히려 다른 주민들을 많이 걱정했다고 전했다.
앙드레 수녀는 인생을 통달한 사람만이 들려 줄 수 있는 뭉클한 한마디도 남겼다. ‘코로나19에 걸리는 게 무섭지 않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아니요, 전혀 무섭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나는 죽는 게 두렵지 않기 때문이죠. 나는 지금 행복하지만, 다른 곳에 있고 싶어요. 내 큰오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요.”
앙드레 수녀는 1904년 2월 11일생으로 1944년 수녀원에 입회했다. 고령으로 실명한 탓에 현재는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노인학연구그룹(GRG)에 따르면 유럽에서 최고령이고 세계에선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1위는 올해 118세인 일본 다나카 가네 할머니다.
그녀의 장수 비결로 많은 사람들은 평생 소박하게 산 삶의 태도를 꼽는다. "주변에 많은 사랑을 나누어 주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녀님은 자신에게 초콜릿과 포도주 한 잔은 생을 마치는 날까지 빼놓을 수 없는 작은 일상의 사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