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바다와 살랑거리는 바람, 울창한 숲이 매혹적인 제주도이지만 뭐니 해도 제주에서 빠질 수 없는 건 맛있는 음식이 주는 즐거움이다. 다양한 식재료가 어우러진 맛깔스러운 음식을 즐기다 보면 여행이 두 배로 즐거워지는 법! 누구와 함께해도 실패가 없는 제주의 맛 속으로 빠져보자.
다양한 전복요리를 만나다
오쿠다
즐거운 여행을 위한 최상의 컨디션은 기본이다. 그렇다면 몸에 좋은 전복 요리로 제주 여행의 첫 끼를 시작하는 건 어떨까? 제주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전복 전문점 오쿠다에서 다양한 전복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매력이 넘치는 오쿠다는 시내에 위치한 만큼 현지인이 많이 찾는다. 메뉴판을 차지한 주인공은 모두 전복이다. 전복돌솥밥, 전복한끼, 전복뚝배기 등 다양한 전복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메뉴를 주문하면 먼저 기본 반찬이 차려지는데 주인장의 정성이 가득 느껴진다. 고소한 흑임자 소스를 얹은 샐러드와 전복장,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소떡소떡과 부침개, 생선구이까지. 젓가락을 쉴 틈 없이 만드는 밑반찬이 주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린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전복돌솔밭과 전복뚝배기이다. 전복뚝배기에는 큼지막한 전복이 한가득 얹어진다. 여기에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국물이 온몸에 따스하게 만들어 준다. 홍합, 새우, 꽃게 등 뚝배기를 알차게 채운 푸짐함은 덤이다. 전복돌솥밥은 고소한 버터 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얇게 썬 전복이 밥 위에 가득 한데 여기에 호박과 대추를 넣어 영양밥처럼 건강한 맛을 더했다. 밥을 덜어낸 후 만들어 먹는 누룽지는 고소하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준다. 모든 음식은 주문하자마자 만들기 때문에 천천히 준비된다. 조금 느린 식사라고 느낄 수 있지만 갓 지어 내는 만큼 따뜻하고 맛있는 한 끼를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푸짐하게 차려지는 한 상은 거부할 수 없는 이곳만의 매력이다.
생선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신선도이다. 그래서인지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는 다양한 생선 요리를 최고의 맛으로 즐길 수 있다. 그중 제주에서 먹으면 더욱 맛있는 음식이 바로 갈치 요리이다. 갈치는 성질이 급해서 잡히자마자 죽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힘든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는 인근 바다에서 조업하기 때문에 조금 더 신선한 갈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한림읍에 위치한 만민 식당은 관광객보다 현지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갈치조림 맛집이다. 2018년 확장해 이전하면서 새로 깔끔하게 단장했다. 제주산 갈치를 고춧가루 양념을 넣어 자박자박 끓여내는 갈치조림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고인다. 빨갛게 끓어오르는 조림이 너무 맵지 않을까 싶지만 그런 우려는 붙들어 매도 좋다. 적당한 매운 맛이 하얀 쌀밥과 찰떡을 이룬다. 이집의 하이라이트는 무심한 듯 놓인 갈치 토막이다. 두툼한 갈치 토막은 누가 봐도 살집이 많아 보인다. 갈치가 작으면 잔가시가 많아 먹기가 불편한데 이곳 갈치는 두툼하고 가시 바르기도 수월하다. 하얀 갈치 속살 한 점을 양념에 살짝 찍어 먹는 갈치조림은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갈치조림에 곁들여진 무와 감자도 놓칠 수 없는 맛이다. 매콤한 국물이 스며든 무와 감자는 말캉말캉하게 씹혀 먹는 재미를 더해준다. 갈치조림 외에도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내놓는데 고등어구이는 갈치조림만큼이나 인기 메뉴이다. 지글거리는 그릴 위에 나오는 고등어구이는 겉면은 바삭하지만 속살은 촉촉하게 구워져 식욕을 자극한다.
만민식당
º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중산간서로 4618-1
º 전화번호 : 064-796-4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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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여유를 제주에서
알로하도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휴양지를 꼽으라면 하와이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눈부시게 빛나는 푸른 바다와 따뜻함을 가득 안은 바람, 먹기도 전에 엄지가 척 올라가는 음식들. 하와이의 여유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제주에 있다. 하와이식 인사인 알로하(ALOHA)와 하도리의 이름을 합친 피자전문점 ‘알로하도’이다. 깔끔한 외관은 서울의 힙한 피자집을 떠올리게 한다. 실내로 들어서면 여기저기 하와이 감성이 배어나온다. 하와이가 그려진 마그넷은 기둥 벽에 붙어 귀여움을 뽐내고 구석구석 배치된 잎이 넓은 식물들이 트로피컬 감성을 채워준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제주의 바다가 보이는 통유리이다. 개방감이 있도록 한쪽 벽면을 유리로 마감해 제주 바다를 감상하며 맛있는 피자를 맛볼 수 있다. 어떤 메뉴를 주문해도 실패가 없지만 얇은 도우에 맛있는 토마토소스를 발라 구워낸 마르게리타 피자는 단연코 최고를 자부한다. 새콤달콤한 토마토소스의 맛도 좋지만 뜨거운 화덕에서 바삭하게 구워진 도우가 피자 맛을 한층 더 올려준다. 피자전문점이지만 파스타도 놓칠 수 없는 맛이다. 부드럽고 고소한 크림에 매콤함이 약간 묻어나는 새우크림 파스타는 느끼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엄지 척을 내보일 정도이다. 곁들여진 빵에 크림소스를 찍어 먹다 보면 접시 바닥이 보이는 건 순식간이다. 푸르른 햇살이 가득한 낮 시간도 좋지만 해가 사라지는 일몰 시간도 무척 근사하다. 붉게 물드는 바다에 맛있는 피자 한 조각이면 해외 어느 휴양지도 부럽지 않은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월정리 해변은 바다색이 유난히 투명해 사계절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곳에 바다만큼 특별함을 담고 있는 떡볶이 집이 있다. 이름부터 미소를 짓게 만드는 방긋스낵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어릴 때부터 즐겨 먹었다는 주인장 어머니의 비법이 담긴 소스 떡볶이와 한치튀김이다. 주인이 직접 만든 특제 소스를 넣어 보글보글 끓여 먹는 즉석떡볶이는 만두, 김말이튀김, 쫄면 사리, 오뎅과 떡 등 다양한 재료가 더해진다. 매워도 자꾸만 찾게 만드는 중독성 강한 별미다. 여기에 특별한 재료가 하나 더 들어가는데 바로 통째로 올라가는 문어와 딱새우이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문어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 국물이 끓기 시작할 때 가위와 집게를 잡고 자르면 끝. 떡볶이 소스에 곁들여 먹으면 진한 문어 맛을 느낄 수 있다. 딱새우도 떡볶이 소스와 잘 어울린다. 딱딱한 새우껍질을 가위로 자른 후 소스를 듬뿍 찍어 먹어보자. 자꾸만 손이 갈 정도로 중독성 있는 맛이다. 떡볶이 한 그릇에 들어가는 재료가 다양한 만큼 푸짐함은 기본이고 골라 먹는 재미까지 챙길 수 있다. 한치튀김 역시 필수 주문 메뉴이다.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내는데 쫄깃하게 씹히는 한치튀김은 매운 떡볶이 맛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매콤한 국물만큼이나 매력적인 것이 있다면 바로 정면에 보이는 월정리 해변이다. 한쪽 벽면이 통유리로 이루어져 아름다운 해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매콤한 떡볶이를 한입, 두 입 먹다 보면 여행의 즐거움이 급상승한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서우봉이 유명한 함덕서우봉해수욕장에서 조금 더 동쪽으로 달리면 나타나는 작은 마을 동복리. 그곳에 회국수가 맛있는 곰막을 만날 수 있다. ‘곰막’은 동복리의 옛 지명으로 행정구역 경계에 있는 작은 마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제주의 회국수는 양배추, 상추, 깻잎 등 야채와 함께 신선한 회와 국수를 새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장에 비벼 먹는 비빔국수 스타일이다. 회가 비싸다 보니 회국수에 국수와 야채만 가득할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편견은 금물이다. 여러 재료가 골고루 담겨 나오는 회국수에 깜짝 놀라게 된다. 면발 위에 얹힌 횟감은 두툼해서 씹는 맛을 맘껏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제철 생선회를 사용해 갓 잡아 올린 듯 싱싱하다. 회만 골라먹어도 맛있지만 야채와 국수를 양념장에 고루 비벼 한입에 넣어보자. 회의 감칠맛이 은은하게 묻어나며 양념장과 어우러진 국수 면발이 ‘맛있다’를 절로 외치게 만든다. 국물이 아쉽다면 성게 국수를 주문해보자. 제주산 성게를 우려낸 국물 맛이 일품이다. 싱싱한 성게를 사용한 덕분에 비린 맛을 전혀 느낄 수 없다. 국물 한 모금에 고소하고 시원한 성게 맛을 입 안 가득 느낄 수 있다. 푸짐한 회국수와 깔끔한 성게국수 덕분에 여행자의 한 끼가 맛있고 든든해진다. 곰막의 맛의 비밀은 식당 옆 대형 수족관에서 찾을 수 있다. 살아있는 해산물과 생선을 바로 잡아 사용하기 때문에 모든 음식에서 펄떡거리는 싱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50년이 넘도록 동복에서 살고 있다는 토박이 사장님의 요리 솜씨가 더해져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