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경에 호텔에서 식당을 찾아 약 1km를 걸어 황태미역국을 먹는데 호텔 사장을 소개를 받고 먼 길을 왔다니까 고등어와 보리멸 구이를 서비스로 내준다. 식사 후 택시를 타고 18코스 시작점인 장목파출소로 다시 갔다. 오늘은 이 곳에서 관포마을과 두모몽돌해수욕장을 거쳐 김영삼대통령전시관까지 16.4km 그리고 19코스 일부 구간인 옥포항까지 8km를 더 걸을 예정이다. 날씨는 아주 맑고 쾌청하다. 해변길을 걷다가 찻길로 가는데 한참을 가도록 안내표지가 없다. 네이버 지도를 살펴보니 꽤나 지나왔다. 다시 오던 길을 돌아서 가니 약 2km를 더 걸은 셈이다. 사거리에서 오른편 언덕길로 가야 하는데 리본을 못보고 그냥 지나친 것이다. 둘레길을 무수히 걸으면서도 자칫하면 딴 길로 들어선다. 특히 차도가 계속되는데 한동안 표지가 안 보이면 잘못된 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다지 높지 않은 산봉우리를 넘어서니 또 다른 산봉우리가 있다. 힘이 들지만 그늘길이고 간간이 바람이 불어서 걸을만 하다. 산길을 내려오니 관포마을이다. 마을회관 맞은편에 엄청 큰 정자나무가 있고 그 둘레에 나무 평상을 놓아서 쉬기에 안성맞춤이다. 마을회관에는 한 할머니가 부지런히 빗질을 하고 있다. 곧 마을 주민들이 모여서 점심을 같이 할 예정이라고 한다. 잠시 쉬었다가 해변가로 간다.
여기서부터는 이순신장군승전길(율포해전)이다. 길 앞쪽 해변이 두모몽돌해수욕장인데 굴착기가 쓰레기를 한창 치우고 있다. 지난번 폭우에 해변까지 피해를 입은 모양이다. 점심시간이 되어 아침을 먹었던 식당에 또 가서 점심 식사를 했다. 식당 이름은 ‘거제매미식당’인데 또 와서 반가운지 사장이 도미와 다른 맛있는 생선구이를 서비스로 준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바로 인근에 있는 매미성으로 갔다. 매미성은 어느 노인이 수년 전 태풍 매미가 남해안을 덮쳤을 때 이곳 언덕이 큰 피해를 입은 후 혼자 힘으로 수년간 성벽을 쌓은 것인데 나름 규모가 제법 크고 짜임새가 있다. 특히 언덕 위 매미성 카페에서 내려다보는 앞바다 경치가 그야말로 절경이다. 가까운 곳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떠 있고 멀리는 거가대교가 아스라히 보인다. 오늘은 평일이라 그다지 붐비지 않는데 주말에는 구경오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한다.
매미성을 나와서 김영삼대통령전시관 쪽으로 향하는데 차도를 잠시 걷다가 오른편 산길로 접어든다. 가파른 계곡 사이로 별장처럼 멋짓 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마을 윗편 언덕비탈은 크게 무너져서 아래 지붕을 덮쳤다. 길은 임시로 보수공사를 해 놓았다. 마을을 지나 숲길로 들어서니 응달이라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한참을 구불구불 올라가니 어느새 시야가 확 트이고 꽤 넓은 분지가 나온다. 이곳이 대금산 진달래밭이다. 해마다 이곳 마을 사람들이 진달래축제를 연다고 한다. 산마루에 어느 몽유시인이 쓴 대금산 신령님께 고하는 기원문이 검은 바위에 새겨져 있다. 능선을 넘어 내려오니 이제는 길이 차도 옆을 지난다. 한참을 걷다가 시간이 촉박하여 버스를 탔다. 몇 정거장을 타고 가서 시간에 맞추어 김대통령전시관을 볼 수 있었다.
전시관에는 김대통령의 각종 유물과 민주화 투쟁 역사 그리고 대통령 재직 시 업적들을 전시해 놓았다. 재직 시 단행한 군부의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실시 등 개혁 조치가 돋보인다. 입구에 ‘大道無門’ 휘호 위 놓인 대통령 흉상 옆에서 사진을 찍고 전시관 옆 생가를 둘러 보았다. 생가가 있는 장목면 외포리 마을은 앞쪽으로 포구가 내려다 보이고 멀리 망망대해가 펼쳐져 있는 풍광이 아주 멋진 동네다. 둘러보고 나와 오늘의 목적지인 옥포항까지 간다. 옥포해전은 임진왜란 당시 1592년 6월에 이곳 옥포에서 치러진 전투로 전라좌수군과 경상우수군이 연합하여 이곳 옥포만에서 일본함대를 물리친 조선 수군의 첫 해전이자 승전이다. 이제 길은 계속 차도로 이어진다. 인도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좁아서 위험하다. 약 8km가량 더 걸어가니 한화오션(전 대우조선) 대형 크레인이 왼쪽 아래 바닷가에 보인다. 해변 쪽으로 옥포대첩기념관이 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들를수 없었다. 다시 언덕을 넘어 한참을 걸어서 옥포 마을 중심지에 예약한 호텔에 도착하니 저녁 6시 반이다. 오늘은 모두 47.000보 28km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