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 5년이 지난 후기(스압주의) - Daum 카페

<p><a href='http://cafe.daum.net/cs11sz'><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AA0F3359906F6F1E' class="txc-image" /></a></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9A573359918C3E12'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내가 아는 카페 ⓒ 하난<br />원출처 : <a href="http://m.pann.nate.com/talk/315849454">http://m.pann.nate.com/talk/315849454</a><br /><br /><br /><br /><br /><발단 및 전개> : 2012년 5월<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B8F9445AD8BF8A1E'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br />안녕하세요.<br /><br />저는 33살 결혼한지 이제 두달된 새댁입니다.<br /><br /><br /><br />제 친구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br /><br /><br /><br />제 친구는 저와 15년지기 단짝친구에요.<br /><br />여자들 우정은 깨지기 쉽상이라지만<br /><br />저와 친구는 15년 내내 단한번도 싸운적없이 모든 비밀도 다 털어놓고<br /><br />명절땐 집에 찾아뵙고 가족들 인사도 드리고 집안 대소사도 가장 먼저 챙겨주고<br /><br />이 세상 누구보다 내 편이 되어줄꺼란 믿음이 확고한 엄청 친한 친구입니다.<br /><br /><br /><br />이 친구가 결혼한다고 해요.<br /><br />정말 뜯어 말리고 싶습니다.<br /><br />아무리 남의 연애사 결혼사는 옆에서 미주알 고주알 하는거 아니라지만<br /><br />불구덩이로 들어가는거 뻔히 보이는데<br /><br />뜯어말리고 싶습니다.<br /><br /><br /><br />친구는 4년정도 만난 2살 연상 남친이 있습니다.<br /><br />친구 남친은 원래 저와 잘 알던 사이인데,<br /><br />어느날 친구와 오빠와 같이 술자리 마련했다가 둘이 좋다고 사귀게 되었네요.<br /><br />오빠가 멀끔하게 잘 생겼어요.<br /><br />외모 중시하는 친구가 한눈에 반해서 시작한 연애였습니다.<br /><br />제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가 저도 잘 아는 오빠와 사귄다니까<br /><br />전 좋아서 적극 도와주었지요.<br /><br /><br /><br />그런데 그냥 제가 오빠로 알던 사람과,, 친구가 남자로 아는 사람은 다르더군요.<br /><br />오빠는 친구 속을 무던히도 썩였습니다.<br /><br />여자문제로요.<br /><br />연애 초기 한 2년간 오빠가 바람도 피고 여자관계도 복잡해서<br /><br />친구가 너무 힘들어하는거 보고 제가 친구 뜯어 말렸습니다.<br /><br />'바람끼는 어쩔수 없다. 제발 너 마음 접고 헤어져라.'<br /><br />둘이 헤어지고 친구는 울고불고 밤새 괴로워하고 저는 그런 친구를 위로해주면 그 다음날 또 둘이 화해했다며 손잡고 오고..<br /><br />참으로 친구도 저도 질알같은 하루하루 였지요.<br /><br /><br /><br />그러다가 진짜 마지막에 크게 여자문제로 뻥~하고 터지고<br /><br />친구가 지긋지긋하다 다시는 못만나겠다 헤어지자고 단단히 마음을 잡았습니다.<br /><br />오빠 와서 싹싹 빌고<br /><br />전 절대 오빠를 용서해주지 말라고 했습니다.<br /><br />네..<br /><br />친구는 또다시 용서해주었습니다.<br /><br /><br /><br />근데 그런 친구의 진심을 알아준건지<br /><br />오빠가 그 후로 다시는 바람을 피지 않았습니다.<br /><br />여자들 연락처를 싹 다 삭제하고<br /><br />1시간 간격으로 친구에게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꼬박꼬박 보고했고<br /><br />자기전에 꼬박꼬박 화상통화해서 안심시켜주고<br /><br />회식이 있는 날은 회식 끝나고 꼭 친구집앞에 와서 안아주고 갔습니다.<br /><br />그렇게 3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하니까 친구도 다시 믿더군요.<br /><br />이제 고생 끝이구나. 둘이 제발 행복해라 했습니다.<br /><br /><br /><br />올해 저 결혼한다고 분주했습니다.<br /><br />역시 제 친구가 두 팔 걷어붙이고 도와주더군요.<br /><br />그리고 제 결혼준비 도와주면서<br /><br />친구도 오빠와 결혼이야기를 진행하게 되었어요.<br /><br /><br /><br />그런데...<br /><br />제가 이번에 오빠의 집안사정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속속히 알게 되었습니다.<br /><br /><br /><br />전 그냥 오빠가 바람끼만 잡음 될 줄 알았어요.<br /><br />친구가 오빠 얘기 하길 꺼려해서 잘 지내려니 했는데<br /><br />친구도 결혼하려고 준비하면서 해주는 얘기를 듣고 전 그만 할말을 잃었습니다.<br /><br /><br /><br />오빠 빚이 좀 있대요..<br /><br />바람필때 겁없이 긁은 카드빚..카드 메꿀려고 대출한 빚..<br /><br />한 5천정도 있답니다.<br /><br /><br /><br />글구 오빠 아버지가 * 별 달고 있답니다.<br /><br />네...그 별요..<br /><br />그래서 오빠 어머님이 버시는 돈으로 생활비를 대고 있는데<br /><br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아마도 결혼하면 오빠가 버는 돈으로 생활비를 도와드려야 할꺼 같다고 하네요.<br /><br />아버지는...언제 나오실지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답니다.<br /><br /><br /><br />오빠에게 동생이 있습니다.<br /><br />2살터울 남동생. 그니까 우리와 동갑이지요.<br /><br />1급뇌성마비랍니다.<br /><br />그 동생은 태어나서 단 한번도 집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답니다.<br /><br />걸어본적도 앉아본적도 없답니다.<br /><br />33년 평생을 방에 누워서 티비가 세상을 통한 유일한 창구로 그렇게 살고 있대요.<br /><br />어머님이 편찮으시고 노쇠하셨으니 오빠가 동생을 끝까지 책임지게 되었대요.<br /><br /><br /><br />오빠 집에 모아둔 돈.. 없습니다.<br /><br />동생이 장애인이니까 정부에서 보조금이 조금 나와요.<br /><br />그거와 어머님이 버시는 생활비와 오빠 월급으로 빚 갚고 먹고 살기 급급했답니다.<br /><br /><br /><br />아하하...<br /><br />전 해줄말이 없습디다.<br /><br />아무리 최악이다 막장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최악일 수 있을까요?<br /><br /><br /><br />그래서 오빠는 평생 결혼 안하려고 했대요.<br /><br />세상의 어느 여자 인생을 망칠일이 있냐면서..<br /><br />오빠는 제 친구와 사귀면서도 종종 "난 결혼안할꺼야."라고 했대요.<br /><br />친구를 사랑하지만 자기는 이런 상황이니 언제든지 친구가 떠나가도 잡지 않겠다고..(바람필땐 잡아놓구선ㅡㅡ)<br /><br /><br /><br />근데...제 친구는 바보인건지 미련한건지<br /><br />오빠를 사랑하기 때문에 다 감수할 수 있답니다.<br /><br />빚은 함께 갚아나가면 되고<br /><br />어차피 집 구하기 어려울테니 오빠네 집으로 들어가서 살면서<br /><br />어머님하고 동생 함께 보살피면 된답니다.<br /><br /><br /><br />친구... 부족한 사람 아닙니다.<br /><br />4년제 국립대 나와서 중소기업에 취직해서 꼬박꼬박 적금 붓는 어여쁜 아가씨에요.<br /><br />키도 168에 날씬한 체형이고 하도 밝은 성격이라 인기도 많았어요.<br /><br />친구 부모님도 아직 일선 현장에 계십니다.<br /><br /><br /><br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br /><br />오빠네 집 사정..부모님께 얘기해봤냐고요.<br /><br />그랬더니..딴건 다 얘기했는데 차마 오빠 동생과 아버지 얘기는 할 수 없었답니다.<br /><br />결혼하고나면 어차피 차차 알게 되는거 아니냐면서..<br /><br /><br /><br />오빠랑 친구랑 결혼할꺼라고 요즘 식장보러 다닙니다.<br /><br />올 겨울에 결혼한다네요.<br /><br />4년간 만나오면서 양가부모님은 종종 뵈었기때문에 따로 상견례없이<br /><br />날짜만 뽑았답니다.<br /><br />친구 부모님은 이런 사정 모르시겠지요.<br /><br />친구 결혼 정말 정말 뜯어말리고 싶습니다.<br /><br />제가 오지랖이 넓은건가요?<br /><br /><br /><br />긴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br /><br />하지만 정말이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 행복하게 살길 간절히 바랍니다.<br /><br />어떻게 말릴 방법 없을까요??<br /><br /><br />+<br /><br /><br />혼자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뾰족한 수가 없고<br /><br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렸는데<br /><br />마치 내 일처럼 마음아파 해주시고 조언해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br /><br /><br /><br />댓글하나하나 다 꼼꼼히 읽어 봤습니다.<br /><br /><br /><br />몇몇분은 인연끊고 살라고 하시는데<br /><br />내 자신만큼이나 사랑하는 소중한 친구입니다.<br /><br />특히 결혼을 하고 여자가 나이가 들면 더더욱 좁아지는게 친구관계인데<br /><br />내 평생 끝까지 함께 가리라 의심조차 않던 친구입니다.<br /><br />인연끊으라는 말씀은 말아주세요.<br /><br /><br /><br />베플과 여러 댓글의 조언대로<br /><br />부모님께 한번 얘기해볼까 합니다.<br /><br />우선 오늘 저녁에 친구와 같이 저녁먹기로 했는데<br /><br />저녁먹고 술한잔하면서 간절히 얘기해볼랍니다.<br /><br />여기 댓글도 프린트해갈까 싶습니다.<br /><br />이렇게 얘기해도.. 아마.. 안먹히겠죠.<br /><br />그럼 내일이 토요일이니 친구집 놀러간다는 핑계로<br /><br />친구부모님 만나뵙고 부모님과 친구앞에서 모든 얘기를 풀어놔봐야겠습니다.<br /><br /><br /><br />이래도 결혼하겠다하면..<br /><br />그땐 베플님 말씀처럼 '그래 니맘대로 살아봐라. 근데 혼인신고 좀만 미루자.'로 달래봐야겠지요.<br /><br /><br /><br />전 제 우정 지키기 급급했는데...<br /><br />댓글보고 이게 아니구나 싶네요.<br /><br /><br /><br />머리채 잡히고 욕먹을 각오가 되어 있긴합니다만.<br /><br />제 친구와 저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것도 아닌데...<br /><br />후......씁쓸하네요.<br /><br /><br /><br />(* 별 달았다의 뜻 : <a href="https://m.kin.naver.com/mobile/qna/detail.nhn?d1id=6&dirId=60214&docId=47518558&qb=67OEIOuLrOyVmOuLpCDrnLs=&enc=utf8&section=kin&rank=1&search_sort=0&spq=0">https://m.kin.naver.com/mobile/qna/detail.nhn?d1id=6&dirId=60214&docId=47518558&qb=67OEIOuLrOyVmOuLpCDrnLs=&enc=utf8&section=kin&rank=1&search_sort=0&spq=0</a>)<br /><br /><br /><br /><br />#<br /><br /><br /><br /><br /><위기> : 2012년 5월<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77F64E5AD8BF8A1A'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안녕하세요.<br /><br />지난번 글 올리고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시고 따뜻한 조언과 질책 해주셔서 감동했습니다.<br /><br />글 올리고서 틈틈히 핸드폰으로 댓글 확인도 했는데 하나하나 답글 못올려 죄송합니다.<br /><br />좋은일도 아닌데 후기 써야할지 망설이다가 댓글 달아주신분들께 예의가 아닌것 같아 써봅니다.<br /><br /><br /><br /><br /><br /><br /><br />우선 지난 금요일 저녁 친구만나서 저녁먹고 소주한잔 하자고 했습니다.<br /><br />친구가 정색하더군요. "너 또 잔소리할꺼면 나 술 안마실래."<br /><br />그래서 그런거 아니라고 살살 달래서 소주한잔하러 들어갔습니다.<br /><br />주거니 받거니 한 병쯤 마시고서 슬 얘기 꺼냈는데, 친구는 피식피식 웃으면서<br /><br />"나 그냥 내가 알아서 할께. 뭐 어떻게든 되겠지. 지금 딱히 문제있는거 없잖아." 그랍디다.<br /><br />자꾸 얘길 꺼내도 귀찮아하고 잔소리로만 듣고, 그 분위기에서 벌컥 화를낼수도 없고 때릴수도 없고 울고불고 할수도 없고..<br /><br />에라이 나도 모르겠다 싶어서 술만 먹다가 집에 왔습니다.<br /><br /><br /><br />집에와서 남편 붙잡고 하소연을 했는데 남편이 그러더군요.<br /><br />'지 인생 지가 사는건데 니가 아무리 옆에서 울고불고해도 바꿀수 있는거 없다.<br /><br />친구 의 상하지말고 그정도만 해둬라.'고요.<br /><br />솔직히 그때만해도 그럴까 싶었습니다. 그래. 이런다고 나한테 득될꺼 뭐있냐 싶기도 하구요.<br /><br /><br /><br />토요일 주말인데 친구에게 카톡해보니<br /><br />오빠랑 놀고 있다고 하더라구요.<br /><br />그래, 잼있게 놀아라 해놓고 주말동안 데이트하겠다 싶어서 냅뒀습니다.<br /><br /><br /><br />그리고 저혼자 여기 판의 댓글들 보면서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봤는데,<br /><br />아무래도 부모님께 얘길 해야겠습디다.<br /><br /><br /><br />그리고 월요일이 공휴일이었죠.<br /><br />마침 울신랑도, 친구 남친도 일한다하고 친구는 집에서 쉬고 있다길래<br /><br />"그럼 놀러갈께~"하고 냉큼 건너갔습니다.<br /><br /><br /><br />늦은 점심을 둘이서 차려먹고 설거지해놓고 티비보며 수다떨고 있으니<br /><br />친구 어머님 오시더라구요.<br /><br />저 왔다고 어머님이 과일꺼내 주시길래 여자 3명이 둘러앉아 깍아먹으면서 얘기하다가 <br /><br />제가 이때다 싶어서 시작했습니다.<br /><br /><br /><br />하....지금 생각하니 한숨부터 나오네요..ㅎㅎ<br /><br /><br /><br />"어머니, OO(친구이름) 시집간다는데 서운하시죠? 저도 시집갈때 우리엄마가 괜히 서운해 하고 그러시드라구요."하면서 말을 꺼냈는데 이때 친구 이미 눈치챘는지 인상을 팍 씁디다.<br /><br />친구 얼굴은 못본척 어머님 얼굴만 바라보고 얘기 이어나갔습니다.<br /><br />"어머니, 근데 전 정말 OO(친구이름) 좋아하는데 참 마음이 너무 아파요."<br /><br />갑자기 친구가 "야!!!!!!"하면서 벌떡 일어나더군요.<br /><br />쌩까고 하던얘기 마저 했습니다.<br /><br />네...낱낱히 다 얘기했습니다.<br /><br />[OO가 오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안다. 내가 알던 오빠도 좋은 사람이었다.<br /><br />그런데 OO의 애인으로 본 오빠는 좋은사람이 아니었다.<br /><br />여자문제가 복잡했다. 이것은 이미 어머님도 그동안 OO가 많이 힘들어하는거 옆에서 보셨으니<br /><br />어느정도 아시리라 짐작이 된다. 이거만으로도 솔직히 불안하다. 근데 오빠집 사정이 어머님이 아시는것보다 훨씬 안좋다. 오빠 아버지는 이런상황이고, 동생은 이런 상황이다. 어머님도 편찮으시다. 오빠앞으로 빚도 있다.]<br /><br />얘기를 시작하니 저도 뭐부터 얘기할지 몰라서 횡설수설했지만 하고싶은 얘기 다 쏟아냈습니다.<br /><br />친구는 일어선채로 절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었고 <br /><br />어머님은 여자문제 얘기나올때부터 표정이 굳어지시더니<br /><br />한쪽손에 과일 집은채로 얼어버리셨어요.<br /><br />지금 생각해보니 마지막엔 어머님이 아예 넋을 놓으신것 같았습니다.<br /><br />얘기 다 할동안 친구는... 그냥 선채로 노려만 보고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br /><br />어쩌면 오히려 이렇게 다 밝혀지는것이 자기한테도 속시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br /><br /><br /><br />얘기 다 하고 전 그냥 바닥만 보고 있고..어머님은 그냥 멍하게 앉아 계셨고<br /><br />친구는 선채로 한참동안 후후 한숨 쉬다가 자기방으로 건너가더군요.<br /><br /><br /><br />더이상 내가 할게 없는것 같아서<br /><br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br /><br />집에오면서 친구한테 카톡했어요.<br /><br />'널 정말 아껴. 너가 불행해지는것이 빤히 보이는데 차마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수는 없었어.<br /><br />날 원망하고 미워해도 좋아. 나한테 욕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욕해도 되.<br /><br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너가 결혼하겠다면,<br /><br />그래. 그때는 진심으로 축복하고 너가 행복하길 바랄꺼야.'<br /><br />헤..지금 이거 쓰는데 조금 눈물나네요.<br /><br /><br /><br />어쨌든 친구가 읽고서 답장 없더군요.<br /><br />그리고 오늘 수요일.<br /><br />오늘까지 친구한테서는 연락이 없습니다.<br /><br /><br /><br />그리고 오늘 낮에 친구 어머님한테서 전화왔어요.<br /><br />전화와서..언제 부터 알고 있었니? 하고 물으시더니, 너 이 망할년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 있냐며<br /><br />욕 하시며 화내시다가, 내가 이래가 살수없다며 우시다가...그렇게 한참을 통화했어요. <br /><br />전 그저 "어머니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하며 묵묵히 들어드릴수 밖에 없었습니다.<br /><br />어머님 한참을 우시더니 "우리 OO 버리지마라. 니가 있어주라. 버리지마라." 하시고 끊으셨어요.<br /><br /><br /><br />네..제가 이 사단을 냈습니다.<br /><br /><br /><br />아직도 제가 잘한건진 모르겠습니다.<br /><br />신랑은 제 얘길 듣고 "그래, 너가 할수있는건 다 한거야. 수고했어."라면서 안아주는데<br /><br />울컥하더라구요.<br /><br /><br /><br />이로써 전 제 평생 친구를 잃을지도 모르고<br /><br />저때문에 친구와 가족들은 지금 전쟁이겠지요.<br /><br /><br /><br />가슴이 먹먹합니다.<br /><br /><br /><br />===========================================================================================<br /><br /><br /><br />아... 글쓰고 확인누르고 잠시 주방다녀와서 보니 그사이에도 댓글이 올라와있네요.<br /><br />토닥토닥, 잘했다, 글쓴이같은 친구가 부럽다는 응원과 칭찬 댓글에<br /><br />또 푼수떼기처럼 왈칵 눈물이 납니다.<br /><br />저 평소에 이미지가 차갑다는 소리 많이 듣는데,<br /><br />어제오늘은 그저 정수기마냥 툭 건들여도 눈물나네요.<br /><br /><br /><br />정말 감사합니다.<br /><br />먹먹했던 가슴이 따뜻한 댓글에 해실해실 풀립니다.<br /><br />익명뿐인 인터넷 게시판 이거 뭐라고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키는지..<br /><br />정말 감사합니다.<br /><br /><br /><br /><br />#<br /><br /><br /><br /><br /><절정> : 2012년 9월<br /></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1720465AD8BF8B07'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br />안녕하세요.<br /><br />이제 제법 날씨가 선선합니다. 가을이 오나 봅니다.<br /><br /><br /><br />후기....라고 할꺼까진 없고.<br /><br />그래도 제가 예전에 쓴 글에 정말 생각외로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시고 마음아파해 주셨는데,<br /><br />그래서 저도 어마어마하게 위로를 받았었는데<br /><br />그 뒷얘기를 해 드리는것이 예의지 싶어서 글 씁니다.<br /><br /><br /><br />.<br /><br />.<br /><br />친구는 한달넘게 연락이 없었고.<br /><br />저는 그저 애가타고 마음이 아팠고.<br /><br />어쩌다가 만난 다른 친구들과의 자리에서도 그 친구가 온다고하면 괜히 마음이 그래서 제가 먼저 빠지거나 안나갔고.<br /><br />남편은 절 안아주기도 했고<br /><br />"애인 잃은거보다 더 상심이 커 보이십니다. 마눌님~"하면서 놀리기도 했고.<br /><br /><br /><br />그러다가 광복절 전날. 한창 여름휴가시즌 이었지요.<br /><br /><br /><br />남편과 둘이서 바람쐬러 가까운 계곡 다녀온 날, 늙은 몸 이끌고 올만에 한 물놀이에 완전 지쳐서 집에 뻗어 있는데<br /><br />그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br /><br />기다리고 기다린 전화였는데 오히려 가슴이 덜컹 내려앉더군요.<br /><br />친구 전화를 받으니 차분하고 좀 쌀쌀맞은 목소리로 술한잔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br /><br />물놀이좀 했다고 피곤한게 대수냐. 내 친구가 날 찾는데.<br /><br />부리나케 화장하고 나갔습니다.<br /><br /><br /><br />오랫만에 본 친구는... 맘고생이 심했는지 얼굴이 씨커멓게 보였습니다.<br /><br />꼬치구이 하나 시켜놓고 마주 앉은 우리는.<br /><br />말한마디 못하고 있었고.<br /><br />소주 한잔 들이키고.<br /><br />친구는 갑자기 끅끅 울더군요.<br /><br /><br /><br />옆자리로 옮겨앉아서 한참 안아줬습니다.<br /><br />제 어깨가 축축하게 젖을만큼. 한참을 한참을 울다가<br /><br />좀 진정되었는지 한숨을 푹 쉬더니 친구가 하는말이.<br /><br />제가 너무 보고싶었답니다.<br /><br />너무너무 보고싶었어. 하는데....<br /><br />저도 그때 눈물이 왈칵 나더라구요.<br /><br /><br /><br />그렇게 또 둘이 손잡고 끅끅 울었습니다.<br /><br /><br /><br />그리고 좀 진정되고 얘기 들었습니다.<br /><br /><br /><br />친구 집은 예상대로 전쟁이었다더군요.<br /><br />엄마와 아빠는 친구를 때리기도 하고, 소리지르고 욕하기도 하고, 손잡고 달래기도 하고, 아프시다고 끙끙 앓기도 하고.<br /><br />부모님 그러시는거 보니 아..내가 지금 뭔짓을 하고 있는건가 싶어 미칠꺼 같더래요.<br /><br />그래서 오빠한테 안되겠다. 헤어지자고 했답니다.<br /><br />오빠도 처음에는 그래. 내가 못나서 미안하다. 헤어지자고 했는데.<br /><br />그러고 일주일쯤 지나서 오빠가 매일같이 집으로 찾아오드랍니다.<br /><br />친구한테는 "나 도저히 너 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다. 예전에는 내가 못나서 결혼은 꿈도 못꿨는데, 너가 있어서 내가 이제 살아갈 목표가 생겼는데. 너가 사라지면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니."라며 애걸복걸했고.<br /><br />오빠는 친구집에 나름대로 지극정성을 다 했대요.<br /><br />이야기 하자면 길지만....간추려 얘기하자면<br /><br />오빠가 한달내내 매일같이 집으로 꾸역꾸역 찾아오면서<br /><br />오면 인사만 꾸벅하고 과일박스 놓고가고, 책 놓고가고, 꽃도 놓고가고, 미역이나 북어말린거 이런것도 놓고가고...ㅎㅎ<br /><br />문 안열어주면 집앞에다가 놓고서 가고.<br /><br /><br /><br />친구 어머니가 치를떨며 싫어하셨다는데<br /><br />아버지는 불러와라 얘기라도 해보자 해서 얘기했답니다.<br /><br />어머니가 집에서 밥차려주기도 싫다. 꼴도 보기 싫다해서<br /><br />밖에서 아버지랑 친구랑 오빠랑 세명이서 저녁을 먹었대요.<br /><br />그러고 있다보니 어머니도 궁금은 하셨는지 뒤늦게 오시더랍니다.<br /><br />어쨌든 오빠 얘기는 이거였습니다.<br /><br />얼마나 제가 보기싫고 맘에 안차실지 안다.<br /><br />제가 이러이러한 상황에 있고,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다.<br /><br />해결중이고 노력하고 있다.<br /><br />빚도 올해 천만원 가까이 갚아나가고 있고, 이자를 줄이기 위해 뭐뭐했다.<br /><br />가진것이 없어서 어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해야 겠지만<br /><br />울집이 주택인데 따로 작은별채가 있다.<br /><br />별채에서 시작하면서 최대한 친구가 신경쓰이지 않게 하겠다.<br /><br />동생은 솔직히 지금까지 살아준것만으로도 장하고 고맙다.<br /><br />동생은 자기 어머니가 가져가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br /><br />기타 등등....<br /><br />자기 입장에서 최대한 할수 있는 것을 어필하더래요.<br /><br /><br /><br />그리고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br /><br />오히려 어머니 아버지는 더 펄펄 뛰었답니다.<br /><br />저런놈한테 시집가고 싶으면 그냥 집에서 나가라고.<br /><br /><br /><br /><br /><br />그리고 친구는 정말로 집에서 나왔습니다.<br /><br />오빠가 자기집에 그렇게 해주는것, 그 심약한 사람이 그리 해준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br /><br />오빠로서는 할수있는것을 다 해준 셈이니 이제는 자기가 오빠편이 되어주어야 한답니다.<br /><br /><br /><br />그래서 나왔는데<br /><br />심적으로 너무 힘들고 외롭더래요.<br /><br />그래서 제가 너무 보고싶었답니다.<br /><br /><br /><br />여기까지가 그동안의 얘기구요.<br /><br /><br /><br />내일. 친구는 웨딩촬영을 합니다.<br /><br />돈을 아끼려고 셀프촬영을 하는데, 제가 도와주기로 했습니다.<br /><br /><br /><br />친구는 배시시 웃으면서 그러더군요.<br /><br />"너가 어떤마음으로 날 말렸는지 알아. 나라도 아마 그랬을꺼야.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뜯어 말렸겠지?<br /><br />그렇지만 내가 선택한거니까 내가 어떻게 살아가든 절대로 널 원망하거나 후회하지 않을께.<br /><br />진짜 약속할께."<br /><br /><br /><br />저 눈물을 머금고 친구의 앞날을 축복해주기로 했습니다.<br /><br /><br /><br />부디 친구 인생이 뻔한 삼류스토리가 되지 않기를...<br /><br />진심으로 소박한것에도 행복할 수 있는 이쁜 인생이 되기를...<br /><br />친구 결혼식날 친구 부모님이 못이기는척 와주시길...<br /><br />간절히 기도합니다.<br /><br /><br /><br /><br /><br />속시원한 후기를 기대하신 분들이 많으실텐데.<br /><br />이런 후기여서 죄송스럽네요.<br /><br />그렇지만 힘든 출발인줄 알면서도 웃으면서 시작하는 친구에게<br /><br />모진 질타보다는 축복해줘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br /><br /><br /><br /><br />#<br /><br /><br /><br /><br /><결말> : 2017년 12월</p><p><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99A0994F5AD8BF8B11' class="txc-image" /></p><p class="cafe-editor-text"><br /><br />5년전에 갑갑한 마음에 글을 썼었습니다.<br /><br /><br /><a href="http://pann.nate.com/talk/315849454">http://pann.nate.com/talk/315849454</a><br /><br />사건에 따라 3화까지 글썼었고...<br /><br />지난 5년간 현실은 그 어떤 드라마, 영화보다 가혹했어요.<br /><br />그리고 둘이 헤어졌어요.<br /><br />후기 딱 한마디만 쓸께요.<br /><br />절대 부모님 가슴에 대못치는 결혼 하지마세요.<br /><br />다 잃어요...<br /><br />당신이 누군가를 고쳐쓸수있다고 생각한다면<br /><br />그건 엄청난 오산이고 자만입니다.<br /><br />남보다 당신 스스로를 먼저 사랑하세요.<br /><br />친구는 남편하고 헤어진지 좀 되었는데...저한테도 연락안해요.<br /><br />연말에 문득 친구생각이 나서 씁쓸해하다가<br /><br />옛날 판에 글 쓴 생각이 나서 와보았습니다.<br /><br />꼭 스스로를 먼저 사랑하시고 행복하세요.<br /><br /><br /><br /><br />.<br /><br /><br /><br /><br />...후기가 너무 강렬해서 딱히 사족으로 할 말이 없음..<br /><br /><br /><br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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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달면 쩌리쩌려버려 스크랩 기타 5년이 지난 후기(스압주의)

Moretolife 추천 0 조회 15,167 20.07.22 02:20 댓글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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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가 아는 카페 Mon~Sun, am12:00~am12:00 원문보기 글쓴이: 하난

댓글

나는세상에서라면이제일조아
20.07.22 09:01

진심 .. 저런친구가 곁에잇고 몇년 죽고못살며 사랑한 남자라도 30년 평생 사랑해준 부모가 있는데 어떻게 눈이 뒤집혀야 부모죽는꼴보면서 똥구덩이 들어가는지
저 친구보다 부모가 너무 불쌍하다 귀하게 키운자식 미친놈한테 물려서
양파쿵야
20.07.22 09:35

남자가 진짜 여우새끼네..ㅋㅋㅋ... 이거 읽을 때마다 기분 씁쓸해져
메갈겜.로오히할사람
20.07.22 09:38

내친구 저러다 결혼했는데 ㅎㅎ 바람 존나피고 돈 천만원도 없는 나이든 남자랑 결혼함 ㅎ... 불쌍해
NEWT SCAMANDER
20.07.22 10:28

글쓴이가 진짜 보물같은 친구임 저런 친구가 세상에 어딨냐 참.... 남자새끼 시발 입만 털어대서 여자랑 그 가족 인생 망치네 ㅋㅋㅋ 쓰레기새끼
앙후정동발닦개
20.07.22 11:05

친구결국결혼한다햇을때 글쓴분 진심으로 그래행복하길하고바라는게느껴져서더가슴아프다
남자하나땜에이게무슨..휴
여성시대는상업화금지라고
20.07.22 12:09

남자를 못잃어도 쓰레기는 좀 버려... 집 가기 전까지 쓰레기통이 한 50개는 있었고 심지어 쓰레기 주세요 버려드릴게요 라고 온가족과 친구가 말했는데도 꾸역꾸역 집에가져가서 봉투 찢어봐야 그게 쓰레기인줄 알면 그땐 이미 집에 쓰레기냄새진동하고 파리꼬이고 지랄난거임
엔팁여시
20.07.22 12:42

글쓴 사람 진짜 황금같은 친구다..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은 진짜 하는거 아니야. 남자새끼는 존나 뱀같은새끼네
걍 평생 혼자 살았어야지 물귀신같은 새끼
어피치볼따구
20.07.22 14:23

친구가 진짜.. 진국인데.... 와.. 저런친구 냅두고 그지같은 놈이랑 결혼해서 가족 친구 관계 다 망가지고.....ㅜㅜ 정말로 지팔자 지가 꼰다의 정석이네..
요를레히요호
20.07.22 14:36

와 나 후기 처음봐...진짜 저렇게까지 말렸는데...하..
Maybe quite
20.07.22 17:37

엄청 씁쓸하네
결국 친구도 지키지 못했어
지금쿠셀
20.07.22 22:46

진짜 노답이다 ㅋㅋㅋ 개답답하고 남자는 존나여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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