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라이터
이해인 수녀, 300만부 작가지만 교통카드가 전부… 글은 쉽게
곽아람 기자
입력 2023.07.12.
300만부 베스트셀러 작가 시인 이해인 수녀가 2023년 6월 19일 오후 서울 용산 은혜의 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지난 50년간 쓴 책이 300만부 넘게 팔렸지만, 시인 이해인(78) 수녀는 평생 카드라곤 딱 두 장 가져봤다. 신용카드 아닌 주민등록증과 경로우대 교통카드. 그간 받은 인세는 모두 수녀회에 귀속된다. 수도자는 사유재산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작권을 친족에게 상속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써 3년마다 공증을 받는다. “1년에 한 번 수녀회 경리가 회원들 앞에서 살림살이 보고를 하며 ‘이해인 수녀 인세는 이만큼이다’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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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와 함께 日대표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줄거리보다 장면에 집중”
김민정 기자
입력 2023.06.28. 03:00
요시모토 바나나는 “눈에 보이는 사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세상으로부터 받아들여 마음에 담아 둔다”며 “보이지 않는 세계와 마음의 흐름을 알아차리는 것이 살아가는 데 더 중요하다”고 했다. /ⓒFumiya Sawa
“저는 어릴 때 요즘으로 치면 발달장애였어요. 매일 같은 곳에 가는 직장 생활도, 전업주부도 못 하겠구나 하는 마음에 작가가 되기로 했습니다.” 이런 생각에 다섯 살 때부터 글쓰기 연습을 시작했다니 남들과 다르긴 달랐다. 문학평론가 아버지 영향도 받았다. 23살 때 대학 졸업작품으로 데뷔했고, 이듬해에 쓴 ‘키친’(1988)이 세계 30여 국에서 250만부 넘게 팔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본명은 마호코(眞秀子). 어떻게 발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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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 결국 인간 이야기...둘이 만나는 지점을 그려내고 싶었다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6.21. 03:00
소설가 김초엽은 “좋아하는 것을 썼더니 어느 정도 (독자의) 취향에 맞았던 것 같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안다”라며 “조금이라도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으면 평생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전기병 기자
소설가 김초엽(30)에게 해외는 ‘고립’의 공간만은 아니다. 후천적 청각 장애가 있어 사용하는 음성 변환 앱이 한국어보다 영어를 더 잘 포착한다고 한다. 올해에도 태국과 스페인 등에서 책을 쓰고 독자와 만나기 위해 반년 가까이 머물렀다. 최근 만난 그는 “일정을 잡지 않고 저를 고립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글 쓰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코로나로 오랜만에 나가니, 앱이 해외에서 더 유용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했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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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시간씩 40년 썼다...‘성실한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6.14. 03:00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세상이 갈수록 살기 힘든 곳으로 변해간다는 느낌을 받기 쉽지만, 기대 수명을 비롯해 객관적으로는 그 반대다.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미래는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우리의 삶이 부모 세대의 삶보다 훨씬 행복하지 않은가”라고 했다. /장니콜라 르샤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2)의 한 해는 10월 첫 번째 수요일에 시작된다. 매년 새 책을 출간하는 날이다. 작가는 첫 소설 ‘개미’로 크게 이름을 알린 1991년부터 이맘때 신간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켜왔다. “한 방 터뜨리는 게 아니라, 지치지 않고 꾸준히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파리에 사는 작가를 최근 서면으로 만났다. 그는 “생일인 9월 18일이 되면 보통 신간이 내 손에 들어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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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부 팔린 비결? 어린이를 한 ‘인간’으로 존중했기 때문
곽아람 기자
입력 2023.06.07. 03:00
김소영은 ‘당신은 어떻게 쓰는가’라는 질문에 “문장을 길게 쓰지 않으려 한다. 부사를 많이 쓰는 게 좋지 않다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부사를 아끼지 않으면서 중복되는 표현은 줄이려 노력한다”고 했다. /이명원 기자
김소영(47)씨의 에세이집 ‘어린이라는 세계’(사계절)는 지난 2020년 11월 출간돼 현재까지 20만부 팔렸다. 불황이 거듭되고 있는 국내 출판 시장에서 이는 놀라운 사건이다. 저자는 유명인도 아닌 어린이 독서교실 선생님. 제목에 ‘어린이’를 내세웠지만 육아서도 아니다. 독서교실을 운영하면서 만난 어린이들에 대한 일화를 바탕으로 어린이가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라 어른과 마찬가지로 한 ‘개인’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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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없는 극도의 내향인… 난 오늘도 ‘혼자力’으로 쓴다
곽아람 기자
입력 2023.05.31. 03:00
첫 산문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펼쳐든 김영민 교수. ‘안면 식별이 가능하지 않은 사진을 찍어달라’는 그의 요청에 따라 옆모습을 촬영했다. /이태경기자
사진 기자가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하자 김영민(57)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인터뷰 한 번 할 때마다 한 달치 사회성을 다 써버리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좀 더 웃는 게 좋겠다’는 주문엔 “사람에겐 하루의 웃음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도 말했다. 요즘 유행하는 MBTI 검사를 해본 적은 없지만, 그는 ‘극 I’, 즉 ‘극도로 내향적’이다. 신문에 인터뷰 사진이 실리는 것도 부담스럽다며 안면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사진을 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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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대여점 주인서 ‘사자 성장기’ 써 80만부 작가로
김민정 기자
입력 2023.05.24. 03:00
이현 작가는 “국내 아동문학에 대한 연구와 외국어 번역이 활발해지면 좋겠다”고 했다. /고운호 기자
“아프리카 사자 이야기를 쓰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우리나라 호랑이 이야기나 쓰라고 하더군요(웃음). 한국 아이들은 옛날 옛적 호랑이 이야기만 보고 자라야 하나요?” 총 80만부 팔리며 두꺼운 어린이 팬층을 가지고 있는 장편 동화 ‘푸른 사자 와니니’ 시리즈의 작가 이현(53)은 “와니니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세렝게티의 초원을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와니니는 몸을 낮추고 귀를 바싹 붙였다.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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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매주 안 쉬고 연재… “초심 잃었단 말 듣기 싫다”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5.17. 03:00
박태준 작가는 “예전에 ‘얼짱 아니냐’며 사진 찍어달라고 하시는 분이 많았는데, 나이가 점점 차며 부끄러웠다”며 “저를 어떻게 기억하시든, 알아봐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장련성 기자
전직 ‘얼짱’이 반팔 소매를 걷자, 어깨에 부항 자국 세 개와 반창고 하나가 드러났다. 케이블TV 채널 방송 ‘얼짱시대’에 출연해 이름을 처음 알렸고, 이제는 9년 차 웹툰 작가인 박태준(39)이다. 계속된 그림 작업으로 오른쪽 어깨와 팔꿈치 인대가 상했다고 한다. 2014년 첫 웹툰 ‘외모지상주의’로 데뷔할 때만 해도 지금의 작가를 상상했던 이는 없을 것이다. 9개 언어로 연재 중인 데뷔작의 글로벌 누적 조회 수는 91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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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째 파킨슨 투병… “내 글의 힘은 病에서 나와”
곽아람 기자
입력 2023.05.10. 03:00
김혜남은 “생각을 비우고 무아지경으로 쓸 때 가장 좋은 글이 나오더라”고 했다. 뒤에 걸린 그림은 화가이기도 한 조광호 신부가 별 보는 걸 좋아하는 그를 위해 그려준 유리화다. /이태경 기자
출판계에 ‘힐링’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60만부 팔린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2008)를 냈을 때, 정신분석전문의 김혜남은 42세 때 발병한 파킨슨병으로 8년째 투병 중이었다. 그는 이듬해 후속작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를 냈고, 이 역시 20만부 넘게 팔렸다. 그 후로 14년, 김혜남(64)은 여전히 베스트셀러 저자다. 그가 지난해 11월 낸 ‘만일 인생을 다시 산다면’(메이븐)은 지난 1월 13일부터 5주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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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간 매년 1권… 다섯번 암 재발에도 펜 안 놨다
김민정 기자
입력 2023.05.03. 03:00
임경선은 “작가에겐 대표작을 스스로 고를 수 없는 안타까움도 있다”며 “제가 가장 아끼는 작품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저의 절절함과 애틋함이 담긴 ‘다정한 구원’(2019)”이라고 했다. /고운호 기자
12년간 회사원 생활을 하던 이 여성은, 2005년 갑상선암이 재발하면서 눈물을 머금고 직장을 그만뒀다. 투병 중에도 펜을 놓지 않았다. 올해로 전업작가 19년 차. 그간 20권의 책을 냈다. 에세이 ‘태도에 관하여’(2015), ‘자유로울 것’(2017), ‘어디까지나 개인적인’(2015), 소설집 ‘호텔 이야기’(2022) 등으로 20~40대 여성 독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임경선(51) 이야기다. 1년에 1권 이상 성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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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프로메테우스! 불 대신 ‘미술의 재미’ 알립니다
곽아람 기자
입력 2023.04.19. 03:00
양정무 교수는 “글쓰기란 내게 도전이다. 쓰기 시작할 땐 길이 다 보인다 생각했는데 다 쓰고 나서 돌아보면 내가 엉뚱한 곳에 와 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지적 쾌감을 느낀다”고 했다. /주완중 기자
‘한국의 곰브리치’. 미술사학자 양정무(56) 한예종 교수의 별명이다. 런던대 미술사 교수였던 에른스트 곰브리치(1909~2001)가 1950년 파이돈 출판사에서 낸 ‘서양미술사(The Story of Art)’는 미술사학도라면 꼭 읽어야 하는 입문서로 꼽힌다. 양정무 교수가 2016년부터 내고 있는 ‘난처한 미술 이야기’(사회평론) 시리즈는 그간 출간한 일곱 권 모두 합쳐 30만부가량 팔렸다. 양 교수의 전공은 이탈리아 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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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병률 “여행해야 피 돌고 숨 트여… 영감 떠오르면 냅킨에도 쓴다”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4.11. 03:00
이병률 시인은 “호기심이 많고,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는 성질이다. 언젠가 사진만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전원생활
시인 이병률(56)의 옷 주머니에는 수많은 종이가 들어 있다. 비행기에서 와인 한잔 마시며 꺼낸 위생 봉투, 카페 냅킨, 영수증 뒷면…. 모든 종이는 그의 원고지다. 비에 젖거나 수년 지나 발견되기도 한다. 시인은 “메모를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고, 무엇을 적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게 오히려 재미있다”고 했다. 100만부 팔린 여행 에세이 ‘끌림’(2005)은 이 종이들이 모여 탄생했다. 여행 에세이 분야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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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만부 팔린 힐링소설, 14년 무명 견딘 끝에 탄생했죠
윤상진 기자
입력 2023.03.29. 03:00
김호연 작가에게 ‘불편한 편의점’은 자신의 마지막 소설이 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는 “남에게 민폐 끼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다 보면, 한 번은 기회가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고운호 기자
2022년 출판 시장은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의 한 해였다. 작년 한 해 동안 교보문고와 예스24에서 가장 많이 팔린 ‘올해의 책’에 선정된 소설은 현재까지 1∙2권을 합쳐 약 140만부가 판매됐다.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아몬드’(창비)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총 2권) 이후 최고 인기 도서다. 서울 청파동 골목의 작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노숙인 출신 주인공이 동네 주민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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