治水事業 하면 떠오르는 이가 중국 하나라의 시조인 우(禹)임금이다.
그는 아버지 곤(鯤)이 실패한 황하의 치수사업을 이어받아 성공시켰다고 한다. 곤의 치수 방식은 황하가 범람하지 않도록 堤坊을 쌓고 물길을 가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큰비가 올 때마다 제방이 무너져 수많은 가옥과 논밭이 흙탕물에 침수됐다.
우는 아버지와 달리 물이 정리된 수로를 따라 바다로 흘러가게 함으로써 홍수를 막는 데 성공했다.
주(周)나라의 거상이었던 백규(白圭)는 맹자에게 자신이 우임금보다 치수를 더 잘한다고 자랑했다. 제방을 제대로 쌓아 농사를 잘 짓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맹자는
“그대가 틀렸다”
며
“우임금의 치수는 자연스런 물길을 따르는 것이어서 사면의 큰 바다를 저수지로 삼았지만 지금 그대는 이웃 나라를 저수지로 삼는 것”
이라고 질타했다.
우임금의 치수가 ‘巡行 治水’라면 백규의 치수는 ‘역행 치수’라는 것이다.
그 뒤에도 튼튼한 둑을 쌓고 댐을 막아 물길을 다스리려는 시도는 계속됐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독일 뮌헨을 관통하는 이자르강은 2000년부터 시작된 재자연화 공사로 옛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재자연화 공사의 총감독인 슈테판 키르너는
“이제 인간의 능력으로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시대는 지났다”
고 말했다.
일본도 모든 댐 건설 공사를 중단하고 ‘댐에 의존하지 않는 치수대책’ 마련을 고민중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한민국의 강 복원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
이라며
“보를 만들어 수질이 나빠지는 걸 일이라고 하겠느냐”
고 反問했다.
그렇게 밀어붙인 4대강 공사의 일부 현장이 지난 주말 내린 장맛비로 흙탕물에 잠겼다.
물길을 거스르는 역행 치수에 대한 자연의 報復이 시작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