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돌아가는 폼생이
한치앞도 가늠하기 어렵게 어지럽고,
세상 먹고 살기 갈수록 힘들고 버거워 지니
지난 5공전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총체적난국" 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산소호흡기 꽂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민주,한국 양대노총
그 여파와 때아닌 간첩사건의 왕파편에 사면초가된
민주노동당 담장안도 껌벅껌벅 들여다보고,
전태일 전집도 훓어보고 해묵은 박노해 시집도 꺼내보고,
노동운동 관련서적 몇권 눈흘겨 보며 끙끙대던 어느날!
길이 끝나고 거대한 산이 앞을 막아섰다.
동학이다!
거슬러 올라간 그끝에는 동학농민운동이 있었다.
식자들이 근대사를 논할때면 어느 한부분에 어김없이
동학을 집고 지나가는 이유는 의례가 아닌
존재의 필연적 부각이 절실했음 이었나 보다
어떻게 뒤집어져야 쎈스 있고 쿨하게
뒤집어 졌다고 온 지구촌에 소문이 날까?
얼마나 더많은 전태일이 온몸에 불붙여 나딩굴어 져야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임당수에 몸을 던져야만
잘나빠진 나라님이랑 청와집 참봉님들
십수명의 판서님들과 관아의 큰감투 나리들
동인나라당 서인나라당 한량들 께옵서
눈을 뜨고 철이 들려는지
별보고 출근하여 별보고 퇴근하는 주간근무
까만밤 새 하얗게 지새우는 야간근무 주야장창 해대고 살아도
늘어 나느니 소외감과 빈부격차 돈 내라는 고지서 이더구면
사회의 지도급 인사나 뭐 한가닥 하는 사람들(관료등), 그들의 곡간에는
도대체 웬 재물이 그리도 많이 쌓였는지
바닷물 걸러 먹고 사는 어민들, 어로구역
좁아 들고 어족자원 고갈에다 기름값은 천정부지
저가의 독성물고기 까지 대량 수입되니
퇴색되어 헤진 만선깃발 둘둘말아 포구에 묶어 놓은
전재산 고깃배, 몇달째 바라보던 울화에 다 타버린 숮껌댕이 가슴
찰가난에 지친 마눌이랑 새끼들 눈에 밟혀
외상 소주 기울이며 다독여 보지만 희망은 요원하다.
평생 땅일구는 재주밖엔 배운 것이 없는 농부
추곡수매도 없어지고 값싼 외국쌀 개방 한다는데
농협빚 걱정에 이마의 주름살, 고구마 밭 이랑 보다 더 깊어지는데
골프장 만들어 잘 살게 해줄테니 문전옥답 팔라고 염장을 지른다.
허울좋은 주5일제 도시근로자, 임금만 쫄아들어
퇴근하는 골목 비탈 더가파러 보이니 맥빠진 손에든
붕어빵 작은봉지 처량해 보이고
늘어진 어깨 그림자만 길게 드리워지는데...
수년전 부터 한다던 개혁은 하기는 하는건지
그거~ 혁명보다 어렵다던데 맞는 얘기였나보다
개혁! 그 뒤치닥거리의 고통이 이렇듯 몽땅 백성들의 몫이라면
개혁! 다시금 고민을 해봐야 되는건 아닌지
109년전 11월, 7일동안의 격전에 거의 전멸하여
공주 우금치 마루턱에 겹겹이 쌓여진
만을 헤아리는 갑오 동학농민군의 혼백을
죽어서 어찌 대할꺼나 민망스럽기 하이없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간다
다음해 3월 한양에서 효수된
지금은 동학서적의 표지모델로 전락한 전봉준의 죽음을
애닳아 하던 백성들에게 널리 불리어 졌던 민중 애심가
청포장수 흥얼거리며...
자식들의 세상엔 태평성대가 오겠지 주절 거리며...
남쪽 어드메인가 녹두꽃 피는곳에 찿아가면 만날수 있을 것 같은
5척 단신에 빛나는 눈을 가진 녹두장군을 찿아 10월의 끝무렵 쯤에
가방에 용담유사 챙기고 유부초밥 넉넉히 싸담아
피곤한 육신을 추스려 남쪽으로 훌쩍 떠나볼 생각이다
송창식의 고래사냥 처럼,
2006. 10 . 26 . 양말주인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
~ 고래사냥 ~
양말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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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3
06.11.02 10:5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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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다녀오세요. 그나저나 아이들 학교나 졸업하면 시골가서 살려던 생각이 점점 망설여지네요. 날품팔이를 해도 돈꼬이는 서울이 낳은것 같아서.. 그래야 이담에 손주 과자 사먹으라고 쌈지돈이라도 집어 줄수 있겠지하는 생각에..
3일간 정주 고창 부안지역에서 역사 공부를 하고 왔습니다. 손주 과자값 만큼의 소박한 바램이야 넉넉히 이루실것으로 믿습니다.
양말주인님의 만행에는 민초가 있고 역사가 살아숨쉬네요. _()_
승자에 의해 쓰여지고 독재에 의해 배울수밖에 없었던 국사가 아닌 역사를 배우고 싶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끝자락의 가을이 섭섭 합니다.
사바, 사바, 사바세계여!
부처님 손 바닥에 있음 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제 술안주로 자리잡은 한가닥 하는 사람들...... 오늘 하루 저는 그 한가닥 하는 사람들을 희망삼아 꿈꾸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곤 부끄러워 집니다.
비우면 채워진다 그리 들었습니다만, 비움은 득도의 달관에 이르러야 함이니 어찌 탓 할수 있겠습니까. 베풀고 나누며 사시는 법우님은 부끄럽지 않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