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마태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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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13/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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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복음 6장 39-42절
“아우야! 가만,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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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사제 생활을 하며 가끔씩 예전에 했던 말과 행동들, 상황들을 떠올려보곤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신학교에 와서 사제가 되었던 나이는 20대 후반. 그럼에도 본당에서는 존중을 받고 인정을 받기에, 정말 철없이 스스로 잘난 줄 알며 지냈던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붉어질 정도의 말과 행동들을 했던 기억이 많습니다. 어쩌면 그후로 20년이 더 지난 지금의 상황도 또 한참 후 ‘그때 참 철없었지’ 하며 떠올릴지 모르겠습니다. “아우야! 가만” 오늘 비유를 들으며 예수님께서 하신 이 말씀에 머물러봅니다. 모든 이를 아우처럼 대하며, 가만(잠깐만)이라 외치며 내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내가 말하는 대로 하면 좋을 거라고 외쳐댔던 모습들…. 그런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이들을 예수님께서는 위선자라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예수님께서 말씀하고 계시는데도, ‘나는 아니겠지, 나는 그렇지 않아’라는 방어 기제가 먼저 솟아오릅니다. 그런 나에게 예수님께서 ‘그런 생각이 들면 100%야’ 하고 말씀하시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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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감 안젤로 신부(광주대교구)
생활성서 2024년 9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