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어, 슬픔에 젖어/이성복
오래 시를 쓰지 못했다. 그리고 추석이 왔다.
추석에는 어머니 사시는 고덕동에서 대치동 형님 집까지 올림픽대로를 타고 갔다.
영동대교를 지날 때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가 생각나,
그 노래를 부를까 하다가 아내가 한 소리 할 것 같아 그만두었다.
그러나 막 영동대교 다리 밑을 지나자마자,
그 노래의 다음 구절인 '비에 젖어, 슬픔에 젖어'가 입속에서 터져 나왔다.
내가 부르지 않아도 노래는 흐르고 있었다.
비에 젖어, 슬픔에 젖어 노래는 내가 영동대교 다리 밑을 지나가기를,
지나갈 때는 좀 더 유치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 내리는 영동교 가사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
그 사람은 모를 거야 모르실 거야
비에 젖어 슬픔에 젖어 눈물에 젖어
하염없이 걷고 있네 밤비 내리는 영동교
잊어야지 하면서도 못 잊는 것은
미련 미련 미련 때문인가 봐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헤매도는 이 마음
그 사람은 모를 거야 모르실 거야
비에 젖어 슬픔에 젖어 아픔에 젖어
하염없이 헤매이네 밤비 내리는 영동교
생각말자 하면서도 생각하는 건
미련 미련 미련 때문인가 봐
노래
https://youtu.be/ZIZhJ0acw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