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나발은 놋쇠를 두드려 만든 전통 금속제 관악기로 신호용이나 군대 음악에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약 1m에서 1.2m 정도의 긴 나팔 모양입니다.
끝으로 갈수록 나팔꽃처럼 넓어지는 대접 모양의 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악기가 길어서 보관하거나 이동할 때 편리하도록
안테나처럼 2~3단으로 접어서 끼워 넣을 수 있는 구조(안테나식 조립)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 대취타나 풍물놀이에 쓰는 악기 ‘나발’(국립국악원 제공)
태평소나 피리와 달리 손가락으로 막는 구멍(지공, 指孔)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손가락으로 음을 변화시킬 수 없기에 입술의 진동과 호흡 조절만으로 소리를 냅니다.
높은음의 배음을 낼 수도 있지만, 대개는 낮고 웅장한 하나의 음을 "뿌우우-" 하고 길게 지속하며 연주합니다.
임금의 행차나 군대의 행진 때 연주하는 군악인 '대취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때 소라 껍데기로 만든 악기인 '나각(螺角)'과 번갈아 가며 주고받는 형식으로 연주하며,
나발이 소리를 낼 때 나각은 쉬고, 나발이 쉬면 나각이 소리를 냅니다.
또 마을의 전치나 풍물놀이에서 연주의 시작을 알리거나 분위기를 압도하는 신호용 악기로도 자주 편성됩니다.
참고로 “원님 덕에 나발 분다.”라는 속담은
윗사람이나 타인의 덕택으로 생각지도 못한 호강을 하거나 좋은 대접을 받게 됨을 뜻합니다.
또 우리가 일상에서 비밀을 누설하거나 거짓말을 늘어놓을 때,
혹은 술을 병째로 마실 때 쓰는 "나발 불다"라는 표현이 바로 이 국악기 나발에서 유래했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속 시원하게 "뿌우-" 하고 불어내며
동네방네 소리를 퍼뜨리는 악기의 특성에서 나온 재미있는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