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뭐약]치주질환 보조치료제
치주질환은 치과에서 물리적인 치료를 받아야 낫는다. 치주질환 보조치료제료는 증상을 개선할 수 없다. /동국제약, 명인제약 제공
잇몸이 붓고, 시리고, 피가 날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인사돌(동국제약)'이나 '이가탄(명인제약)' 등 치주질환 보조치료제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약들을 복용했다는 사람 중 증상 개선 효과를 제대로 느꼈다는 사람은 생각보다 찾기 어렵다. 치주질환 보조체료제의 가격은 보통 1개월 분량이 3만원대이다. 치주질환 보조치료제들은 제값을 하고 있을까?
◇효과 너무 약한 데 비싸… 종합비타민이 낫다
광고 속 인사돌과 이가탄 등은 치주염·치은염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전문가들은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비용대비 효과가 너무 적다는 평가부터 차라리 종합비타민이 낫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대목동병원 치과치주과 방은경 교수는 "인사돌과 이가탄 등 치주질환 보조약은 전반적으로 항염증, 항산화를 돕는 물질로 구성돼 있고, 성분 자체는 치주질환에 도움이 되는 건 맞다"고 했다. 방 교수는 "그러나 실제 치주질환 개선 효과는 너무 미미하다"고 말했다. 광고 속 효과는 성분 원료적 특성일 뿐이라는 것이다.
방은경 교수는 "애초에 치주질환은 치석, 치태 제거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해야 낫는 병"이라고 강조했다. 방 교수는 "물리적 치료, 화학적 치료, 유지 치료를 모두 하면서 영양제 개념으로 치주질환 보조제를 복용할 수는 있겠으나, 이것만 복용해서 치주질환이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치과 치료 비용이 부담돼 치주질환 보조제를 먹는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보험까지 적용되는 확실한 치주질환 치료 방법을 두고, 효과를 기대하기 매우 어려운 전액 본인 부담 보조제를 먹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치주질환 보조제의 효능·효과는 영양제 수준이라는 점에서 종합비타민을 먹는 게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 A씨는 "효능·효과 측면에서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된 종합비타민 등 다른 영양제가 잇몸건강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A씨는 약학적으로 볼 때, 치주질환 보조제의 효능·효과가 제대로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대표적인 잇몸보조제 중 인사돌과 이가탄의 경우, 효능·효과를 입증한 임상연구는 각 제약사가 후원한 것"이라며 "시험결과가 제약사에 유리할 수밖에 없게 설계된 게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의 효능·효과 입증은 임상시험이 얼마나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설계되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꾸준한 관리·유지 치료, 잇몸 건강 지름길
치주염, 치은염 등 잇몸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주기적으로 치과 진료를 받는 게 가장 좋다. 치주질환은 완치가 없고, 재발이 잦은 질환이기 때문이다.
방은영 교수는 "잇몸은 한 번에 치료가 끝나지 않고, 치료를 마친 후에도 건강상태를 유지하려면 계속 유지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치석은 아무리 잘 제거해도 1~2주가 지나면 다시 생기므로 잇몸질환이 있으면 3~4개월 간격으로 치과를 방문해 치석, 치태를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주기적인 치료와 함께 꾸준한 치아·잇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방 교수는 "치석이 생기자마자 잇몸뼈를 손상하는 것은 아니기에 양치를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잇몸건강이 나쁜 사람은 일반 칫솔 외에도 치간칫솔·치실 등을 사용해야 하고, 일반인보다 칫솔이 빨리 닳기에 자주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잇몸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꼭 복용하고 싶다면, 전문가 상담 후 적절한 보충제를 복용하면 된다. 대한약사회 김예지 학술위원(약사)은 "잇몸질환은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증상이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김 약사는 "자신의 건강상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적절한 보조제 섭취가 치주질환 보조제 복용보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