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19 김민석 압박에 고개 숙인 추미애… 추·석 신경전
‘소방 재정 빨대’ 논란을 촉발한 추미애 경기지사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의 전방위적 압박에 공식 사과했다. 추미애 지사가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 등을 두고 여권 주류와 각을 세우며 불 지핀 ‘추·석(추미애·김민석) 신경전’이 추미애 지사의 자책골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김민석 대표는 지난 10월 17일 추미애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 여러분에게 당을 대신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사자에게도 깊은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지사가 지난 10월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한 지 나흘 만이다. 김민석 대표의 대리 사과는 ‘재정 빨대’ 실언을 수습하지 않는 추미애 지사와 선을 긋고, 당 차원 공식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추미애 지사는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며 “제 의도가 그런 게 아니었다. 구조적 재정 문제를 말씀드리다 나온 표현상의 실수”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표현이 ‘억지 사과’ 논란으로 비화하며 여론을 악화시켰다.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일부 당원들은 ‘추미애 경기도지사 비상징계 연대청원서’를 돌리며 당에 징계를 촉구했다. 이들은 “추미애 지사는 극단적 사회 복지예산 감축으로 경기도정을 파행시켰다”며 “‘재정 빨대’라는 망언을 해 정부는 물론 민주당에 해당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추·석 신경전은 이번이 추미애 지사가 김지용 청장 인선에 공개 반대하면서 본격화됐다. 추미애 지사의 강경 발언이 잇따르자 김민석 대표는 지난 10월 8일 ‘당에서 제어하겠다’고 말했고 10월 12일에는 자제시키려는 노력이 ‘임계점’에 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더 이상 내부총질과 강경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며 추미에 지사를 몰아붙였다.
한 수도권 의원은 “‘추미애 지사를 맹목적으로 방어해 온 강성 당원조차 이번 사안에는 엄호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당에 큰 피해를 남긴 만큼 김민석 대표가 추미애 지사에 대한 징계 등 가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재선 의원도 통화에서 “문재인정부를 부정한 채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하면서 당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이재명정부를 앞장서서 흔드나”라며 “추미애 지사도 당원인 만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김민석 대표 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대책 회의를 소집해 추미애 지사 처분에 대한 추가 논의에 착수했다. 한 경기도 지역 의원은 국민일보에 “추미애 지사가 사과하는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언급들이 포함돼 있어 민심이 더 악화된 측면이 있다”며 “최소한 경기도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추미애 지사의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지사 지지층은 김민석 대표가 지난 10월 15일 지역 축제 행사장에서 가수 공연 도중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한 것을 ‘무대 난입’으로 문제 삼으며 반격을 꾀하는 모습이다. 김민석 대표는 강성 지지층과 야당을 중심으로 ‘무대 난입’ 논란이 확산하자 엑스(X)를 통해 “불편을 끼친 가수 HYNN님과 관객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김민석 대표는 10월 18일 오후에는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성난 민심,“추미애에 빨대 250개 배송” …여권은‘자숙 모드’
추미애 경기지사의 ‘소방은 재정 빨대’ 발언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발언 이후 소방대원이 화마에 순직한데다 추미애 지사의 빈소 사과마저 또 다른 논란을 불렀다. 성난 민심에 여권은 ‘자숙 모드’에 들어갔다. 개그맨 이상민씨가 빨대를 구매해 추미애 지사 사무실로 배송시킨 일은 최근 민심 이반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상민씨는 10월 17일 페이스북에 “추미애 지사에게 빨대를 배송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빨대 구매 내역이 담긴 사진을 첨부했다.
첨부 사진에는 50개입 빨대 묶음 5개, 모두 250개를 구입한 내역이 담겨 있다. 배송지는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내 경기도지사실이다. 이상민씨는 “‘소방은 재정 빨대’라고 말하는 경기도지사가 있다”며 “여론의 뭇매에도 추미애 지사는 결코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미디보다 더 웃프고 참혹한 현실”이라며 “외려 당이 나서서 사과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민씨는 “부천 화재에서 화마와 싸우던 소방관은 결국 순직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정치인 성대모사로 얼굴을 알린 이상민씨는 여러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개그콘서트 개그맨으로 활동 중이다. 추미애 지사의 발언에 이은 소방대원의 순직으로 여권은 ‘자숙 모드’에 들어갔다. 장관급 인사 실패와 당 내홍으로 인한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에 추미애 지사 발언으로 악재가 겹치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추미애 지사보다 선제적으로 사과를 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10월 16일 이용우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추미애 지사가 사용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소방 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대표 역시 이튿날 언론 공지를 통해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 여러분께 당을 대신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재명 대통령도 같은 날 순직한 소방대원의 빈소를 찾아 직접 조문했다. 다만 추미애 지사는 빈소를 찾아 “사과를 바라시니까 사과한다”고 말해 진정성 없는 사과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 기름 부은 추미애…“바라시니 사과”,‘빨대’배달, 탈당 촉구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0월 17일 경기 부천시 도장공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사과를 바라시니까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밝히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대리 사과에 나섰지만 일부 당원과 시민들은 추미애 지사의 출당을 촉구하고 경기도지사실에 ‘빨대’를 배달하는 등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를 향해 “사퇴를 바라니 사퇴하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 추미애, 소방관들에게 “사과 바라시니 사과”
추미애 지사는 10월 17일 오후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빈소 입구에선 일부 소방관이 추미애 지사를 막아서고 “사과는 하고 들어가십시오. 진심을 가지고 여기 온 거 아니잖아요”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추미애 지사는 30분가량의 조문을 마쳤지만, 이후 취재진과 만나 내놓은 발언을 두고 다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추미애 지사는 “이 자리를 빌려 (빨대 발언이) 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또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를 드린다. 제 의도가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구조적 재정의 문제를 말씀드리다가 나온 표현상의 실수”라면서 “지방재정으로 특히 (소방) 인건비가 경기도의 경우 1조1000억 원 정도 되는데, 정부 지원은 아주 미미하다. 800억 원밖에 안 된다”며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자 일부 민주당원 사이에선 추미애 지사의 출당과 징계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주말 동안 온라인에서 ‘소방은 재정 빨대가 아닙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입니다’라는 문구를 담은 릴레이 선언문을 공유했다. 이들은 추미애 지사의 직접 사과와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하며 당 지도부에 “(추미애 지사) 출당을 포함한 엄중한 조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지사 비상징계를 바라는 당원 및 지지자 등 연대 청원인 일동’은 온라인에서 추미애 지사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다. 개그맨 이상민 씨는 경기도지사실을 배송지로 지정해 50개들이 빨대 5묶음(총 250개)을 주문한 내역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 與 지도부 줄이어 대리 사과… 경기도당 긴급회의
민주당은 추미애 지사의 조문 전부터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줄이어 대리 사과에 나섰다. 김민석 대표는 10월 17일 “당을 대신해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은 앞으로 당 소속 공직자들의 이런 부적절한 발언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깊은 숙의를 거쳐서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당사자에게도 깊은 자성 어린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추미애 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소방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추미애 지사가 조문 직후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발언하면서 당내에선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성호 의원은 추미애 지사 조문 직후 ‘구화지문 설참신도(口禍之門 舌斬身刀)’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라며 “추미애 지사는 말의 본뜻이 그게 아니라고 해명할 일이 아니라 그 말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하는 게 도리”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서영석 경기도당위원장은 10월 18일 오후 8시 지역위원장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추미애 지사께 요청한다”며 “상처받으신 소방공무원과 유가족, 그리고 도민 앞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 주시기 바란다. 그것이 무너진 신뢰를 되돌리는 첫걸음”이라고 했다.
민주당 이용우 대변인은 “당원들도 매우 부적절하고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며 “(추미애 지사가) 사과를 분명히 했고 본질적 측면에 집중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최고위원회에서 (추미애 지사 징계 논의를 할지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월 19일 열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추미애 지사의 발언을 두고 여야 의원 모두 집중 문제 제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국민의힘 “추미애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0월 18일 페이스북에 추미애 지사의 ‘사과를 바라시니까’ 발언에 대해 “닷새 만에 등 떠밀려 내놓은 사과”라며 “추미애 지사는 끝까지 오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들 밥값 빼앗고 선생님들 지원금까지 깎고, 본인은 12억 관사 들어가고, 새 차 샀다”며 “진짜 ‘재정 빨대’는 추미애 본인”이라고 날을 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어 “경기도민들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며 “‘사퇴’를 바라시니까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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