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설립을 위한 발기인대회를 개최하며 박람회 준비의 실질적 출발을 알렸다. 2028년 4월 개막까지 3년 반가량 남은 시점에서 조직 체계를 공고히 하고, 정관과 운영 규정, 위원 구성안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나아간 것이다.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원예 전시회가 아니다. 산업수도 울산이 ‘정원수도’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이자, 산업과 자연, 기술과 생태가 공존하는 도시의 미래상을 세계에 선보이는 종합 프로젝트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삼산여천매립장을 정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이다. 이는 탄소중립 시대, 도시 생태 회복과 순환의 가치를 실현하는 상징적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번 발기인대회에는 울산시장, 시의회 의장, 교육감, 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SK에너지·에쓰오일·고려아연 등 울산을 대표하는 4대 산업계가 함께했다. 정원박람회가 특정 부서나 지역에 국한된 사업이 아니라, 행정·의회·산업계·시민사회가 공동 책임을 갖고 이끌어가는 전방위적 도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김두겸 시장이 “산업수도를 넘어 인공지능 수도, 정원수도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울산은 산업 중심 도시에서 사람 중심 도시로의 대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정원은 단순히 조경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도시민의 삶의 질, 도시의 생태 회복력, 그리고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제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박람회의 성공은 단지 ‘행사를 잘 치르는 것’이 아니라, 박람회 이후에도 울산의 도시정책과 시민 삶의 방식에 어떤 변화를 남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시민이 일상에서 정원을 누리고, 산업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며, 관광과 문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도시 생태계가 뿌리내려야 한다.
울산시와 조직위원회는 내년 1월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고, 오는 11월 창립총회에서 관련 내용을 최종 확정한다. 이제는 국내외 정원도시와의 협력 네트워크 확대, 정원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 시민 참여 기반 조성과 같은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단지 하나의 국제행사를 넘어, 울산의 도시 정체성을 새롭게 설계하는 역사적 기회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적 성과가 아닌, 울산의 ‘다음 100년’을 준비하는 담대한 비전이다. 산업으로 성장한 도시 울산이, 이제 정원으로 세계와 연결되는 도시로 거듭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