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태양광 제조 공급망, 파격적 세액공제 혜택과 관세장벽으로 "오랜 하락세 반전"
O 미국 정부가 세액공제 혜택과 무역보호 정책 등 다양한 노력을 진행함에 따라 오랫동안 하락세였던 미국 내 태양광 제조업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 6년 전, 지금은 파산한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인 수니바(Suniva)의 한 임원이 워싱턴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중국 및 동남아시아 기업들과의 경쟁이 업계를 도산시키고 있으며, 정부 지원이 없다면 미국의 다른 태양광 기업들도 곧 문을 닫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음. 그 후 실제로 그의 말대로 지난 5년간 수니바를 비롯한 30개 이상의 미국 태양광 기업들이 아시아 기업들과의 경쟁에 밀려 문을 닫았음.
- 수니바의 탄원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태양광 패널에 관세를 부과하도록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태양광 산업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했음.
- 그러나 지난 10월, 수니바는 관세와 보호 규정, 그리고 결정적으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미국 내 태양광 제조에 대한 새로운 세액공제 혜택에 힘입어 조지아 공장에 대한 재가동 계획을 발표했음.
- 미국에서 태양광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금처럼 많은 노력이 동시에 진행된 적은 없음. 신규 시설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과 외국 제품에 대한 더 엄격한 제한이 결합되면서 태양광 일자리의 리쇼어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임.
- IRA 통과 이후, 기업들은 1년간 미국 전역 태양광 공장에 대한 약 8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음. 이는 2018년부터 2022년 중반까지 발표된 총 투자 금액의 3배가 넘는 규모임.
- 수니바는 내년 봄까지 조지아주 태양전지 생산 공장을 재가동하고 확장할 계획임. 또한 노르웨이의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REC 실리콘(REC Silicon)은 2019년 폐쇄한 워싱턴의 공장을 이달에 재가동할 예정임. 싱가포르 태양전지 및 모듈 생산업체 맥시온(Maxeon)은 내년에 뉴멕시코주에 10억 달러 규모의 시설 공사를 시작할 예정임.
- 이 모든 사례에서 경영진들은 투자 결정을 내리게 된 원동력으로 IRA의 인센티브를 꼽음.
- 중국은 10년 넘게 태양광 산업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 미국의 태양광 발전 수요는 2010년 이후 매년 약 24%씩 급격히 증가했지만, 그 지출은 대부분 중국 기업이나 중국 부품으로 만든 값싼 외국산 태양광 패널을 구매하는 데 사용되었음. 이에 따라 다른 주요 제품의 공급을 제하고 인권 문제가 불거지는 중국에 대해 미국이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음.
- 미국의 태양광 제조업 고용 규모는 2016년 38,000여 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2020년 기준 그중 1/5에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졌음.
- 그러나 이제 태양광 부문의 일자리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음. 비영리 환경단체인 E2의 예상에 따르면, IRA 시행 첫해에 발표된 신규 투자로 인해 향후 몇 년간 전체 태양광 산업에서 35,000개의 임시 건설 일자리와 12,000개의 영구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됨.
- 경제학자들과 기업 경영진들은 이러한 변화가 태양광 산업의 경제성을 국내 생산에 유리하게 바꾼 공공 보조금 덕분이라고 분석함.
- 맥시온의 아셴브레너(Aschenbrenner) CSO(최고전략책임자)는 “태양전지와 태양광 모듈 생산을 대상으로 하는 IRA의 세액공제를 통해 맥시온의 국내 태양광 제조 비용을 10% 정도 낮출 수 있으며, 이는 미국 공장의 높은 임금과 건설 비용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고 언급함.
- IRA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하는 주택 소유자나 전기 회사에 대한 보조금도 포함되어 있으며, 고객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패널을 구매할 경우 보조금이 10% 늘어남. 아셴브레너 CSO는 “이러한 인센티브는 수년 내 보조금 없이도 중국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크고 효율적인 미국 산업을 구축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함.
- 반면, 회의적인 시각도 있음.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 매켄지(Wood Mackenzie)의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제조업체가 타당성과 관심을 측정하기 위한 장기 계획을 발표하는 점을 감안할 때, 2026년까지 발표된 태양광 모듈 용량의 거의 절반은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함.
- 일부 경제학자들은 보조금과 관세는 고비용을 대가로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창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함.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 of International Economics)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가 태양광 회사 솔린드라(Solyndra)에 투자한 결과 납세자들은 일자리 1개가 창출될 때마다 21만 6,000달러의 비용을 지출했으며, 이는 업계 임금의 4배가 넘는 금액임.
- 납세자가 부담하는 비용 외에도 미국 산업에 대한 보호 조치로 인해 미국 태양광 제품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태양광 기술 채택이 늦춰지고 기후 목표에 역행하고 있음.
- 세계 태양광 산업의 동향은 정부 조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 태양광 산업은 독일과 일본이 태양광 발전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10여 년 전부터 호황을 누리기 시작했음.
-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미국보다 10배나 큰 공장을 건설할 수 있는 막대한 정부 투자를 통해 외국 경쟁자들을 추월했음.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중국은 이 분야에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결과적으로 제조 공정의 모든 단계에서 전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게 되었음.
- 관세도 업계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음. 미국은 2012년에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음. 이듬해 중국은 보복 조치로 태양광 패널의 원재료인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최대 57%의 관세를 부과했음.
- REC 실리콘의 척 서튼(Chuck Sutton) 글로벌 영업 및 마케팅 담당 부사장에 따르면, 이는 REC 실리콘의 워싱턴주 공장에 치명타를 입혔음. 중국 이외의 지역에 진출한 기업이 거의 없기 때문에 REC 실리콘에는 기본적으로 고객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가 된 것임.
- REC 실리콘은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하여 중국이 2019년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미국산 폴리실리콘을 더 많이 구매하기로 약속하도록 했지만, 중국은 구매를 이행하지 않았음.
- 그러나 올해 새로운 세액공제 혜택으로 REC 실리콘의 상황은 호전되기 시작함. REC 실리콘은 큐셀(QCells)과 계약을 맺고 큐셀이 계획하고 있는 미국 공장에 폴리실리콘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이 거래를 통해 워싱턴 공장의 가동을 재개할 수 있었음.
- 수니바의 한 관계자는 “중국과 경쟁하려면 업계에는 국내 제조에 대한 관세와 세액공제를 모두 포함하는 '정부의 전방위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은 반대 세력이 아니며, 함께 일하고 서로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함.
출처: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