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온좌 歸家穩座
땀을 흘리며 종일토록 일한 뒤에 돌아오는 집, 오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집,
아무리 집이 좁고 아무리 여행이 즐거웠더라도 자기 집에 돌아와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한숨 돌리며 한 잔의 차를 마실 때, 역시 내 집이 제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것이 선에서 발하는 귀가온좌이다.
이것은 「십우도十牛圖」의 7번째인 '망우존인忘牛存人' 의 단계에 해당된다.
사람들은 행복이란 집 밖으로 나가야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여긴다.
그래서 집 밖으로 나가서 헤매고 다니다. 자기 집은 자기 마음을 뜻한다.
불성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자기 속에 깃들어 있는 불성을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서 찾으려 한다.
선의 가르침은 공연히 밖에 찾아 헤매지 말고 자기집,
곧 자기 마음 속의 불성으로 돌아와서 편한 자세로 앉으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일상성에 입각한 선의 경지다.
'무사시길상無事是吉祥' 이라는 말을 즐겨 쓰는 선사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무사'란 우리가 흔히 쓰는 무사고라는 뜻이 아니다.
자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평안스러움을 뜻한다.
그것은 자기 밖에서 아무것도 찾지 않는 충족한 마음의 경지를 말한다.
소림태현사小林太玄師라는 이름의 선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이란 자칫 밖에서 보물을 찾으려고 하지만,
그래서는 언제까지나 평온한 세계로부터 떨어져 있게 될 뿐이다.
자기 자신에게 눈을 돌린다면 보물은 자기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생이란 평온무사가 제일이며, 그것을 고맙게 여기고
기뻐하는 것이 길상吉祥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이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쓰지만,
사실은 이것도 선어에서 나온 말이다. 가정을 원만하게 해야
일에도 열중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큰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큰 뜻을 성취하려면 먼저 자기가 서 있는 발판을 단단히 다져두어야 한다.
나의 선어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