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벌어지는 집단 괴롭힘에 대한 뉴스를 종종 접한다.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떼를 지어 친구를 괴롭히기도 한다. 최근엔 한 초등학교에서 10명의 아이가 쉬는 시간마다 아들을 집단 폭행했다며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아직도 나를 괴롭히는 사건이 떠오른다. 거의 20년 전 일이다. 그때는 유품정리사가 아니라 장례지도사로 일했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했을 경우 경찰이 현장에서 가까운 장례식장으로 연락을 해왔다.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서다. 경우에 따라 내가 현장사진도 찍고 사망자의 신원 확인을 위한 지문 채취도 직접 해서 경찰서에 보내기도 했다.
그날은 서울 도봉구에서 사고가 벌어졌다. 경찰서 연락을 받고 현장에 갔더니 이미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다. 사람들도 웅성웅성했다. 유동인구가 꽤 많은 지역이었는데 사고 현장은 7층 정도 되는 상가 건물이었다. 누군가 뛰어내린 것이다. 지금은 고층 건물 옥상 문들이 모두 잠겨 있지만, 그때는 열려 있는 곳도 많았다.
사진 게티이미지
시신 수습을 위해 가까이 다가가 보니 다리부터 떨어진 것으로 보였다. 하체가 매우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고 살이 온통 터지는 열상이 심각했다. 상대적으로 상체와 얼굴 쪽 훼손은 심각하지 않은 편이었다.
‘아직 어린 것 같은데…’.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었다. 소리는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망자의 얼굴이 너무 앳돼 보였다. 체격으로 보아 중학교 2, 3학년 정도?
이렇게 어린아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틀어진 하체를 바로 하고 시신을 수습했다. 수습한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모셨다. 유가족이 확인하기 전 최대한 온전한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의 일이었다. 터진 살을 꿰매고 덕지덕지 말라 붙어있는 피딱지를 모두 닦아냈다. 그러는 동안 경찰 측에선 시신의 신원을 조회해 유가족을 찾아낸다.
모든 작업은 4~6시간 정도 소요됐다. 시신 훼손이 심할수록 시간은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작업이 마무리돼 갈 때쯤 복도 끝 먼 거리에서부터 찢어지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수습한 시신의 유가족일 거라고 대번에 짐작할 수 있었다.
‘아직 어린 나이인 것 같으니. 아이 부모겠구나…’.
울음소리는 점점 가까워져 왔다. 유가족이 오기 전에 다시 한번 시신을 확인했다. 최대한 충격이 덜할 수 있도록, 마음이 덜 아플 수 있도록, 가급적 온전하고 편안해 보이도록….
곧 문이 열리고 경찰과 함께 유가족이 들어섰다. 역시나 부모로 보이는 여성과 남성이었다.
유가족에게 시신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뒤 나는 밖으로 나갔다. 밖에 대기 중이던 경찰에게 사망자의 이름과 나이를 받았다. 장례식장에도 신원에 대한 서류를 남겨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이를 보고 순간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고작 초등학교 6학년 나이였다.
체격이 커서 중학생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훨씬 어렸다.
또래 아이들보다 키도 컸고 체격이 좋았다. 몸무게가 아마 어림잡아도 70㎏는 넘을 것 같아 보였다.
“왜 그랬나요….”
너무 놀라 그냥 혼잣말처럼 내뱉은 것이었는데, 안면 있는 경찰분이 사건을 설명해 줬다.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했나 봐. 뚱뚱하다고. 꽤 오랫동안 시달렸나 보던데.”
말에도 무게가 있는 것 같았다. 귀로 들어온 말들이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얼마나 괴롭혔으면 고작 만 12세 아이가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릴 생각을 했을까.
떨어지면 죽는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체격이 커 또래 아이들보다 힘도 셌을 텐데, 착하고 여린 아이였나 보다.
못된 말을 하는 아이들을 한 대씩 쥐어박아 주기만 해도 무서워서 괴롭히지 못했을 텐데….
아이를 앞세워 떠나보낸 부모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아이를 키운 날보다 잃은 날이 더 길어진 지금, 그 부모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처음 만나는 세계는 부모와 가족이다.
그리고 두 번째가 ‘친구’라고 한다.
어린 나이에 친구라는 세계로부터 끝없어 보이는 고통과 무시를 당했다.
친구들의 괴롭힘은 자존감을 부수고 지독하도록 나약하게 만들어 몸과 마음을 산산조각 낸다. 더 나아가 결국 자신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고 좌절하게 만든다고 한다.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심리 상태를 만들어내고 마는 것이다.
최근에는 과거의 괴롭힘으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하다가 결국 자살을 하는 사건이 많았다.
괴롭혔던 상대방들의 행태는 변하지 않았고 진심 어린 사과는 없었기 때문이다.
어릴 땐 어려서 실수했다고.
어른이 돼선 어른이니까 잊으라고.
다 지나간 일이라고.
그렇게들 말한다. 그러나 과연 누구에게 지나간 일일까.
피해자들은 아직 그 기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
고통받지 않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뭘까?
그 막다른 선택지가 저런 비극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서.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피해를 받은 사람에겐 위로를.
그런 당연한 것이 당연한 세상이 오기를.
20년 전과 현재는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다음 20년 뒤는 다르기를 바란다.
첫댓글 나는 바보라고 놀리면 막 싸웠는데 왜 요즘 애들은 그냥 당하고 있다가 자살을 선택할까?
맞서 싸워라....그래서 이겨내라....죽긴 왜 죽냐?....죽을 용기 있으면 싸우다 죽는 게 낫다. 이 바보들아~~~
초등 다닐 때 싸워서 이기는 방법은 1대5 정도 되면 초등은 맞아도 크게 다치질 않으니 그중에 제일 덩치 큰 놈을 타겟으로 확 달겨들어서 쓰러트리고 발로 무릎을 세게 밟아 버리면 일어나질 못한다. 그러면 그놈은 조지기 좋다. 나머지 4명은 덤비질 못해. 초등 동기들은 안달겨 드는데 동네 이상한 애들이 가끔 달겨들더라구.
중등 다닐 때는 별로 싸울 일이 없었고 가끔 동네 깡패들이 다가오더라. 중학교만 가도 힘이 좋아져서 싸우면 크게 다치니까 그냥 피해다니고 그래도 시비걸면 기지를 발휘해서 피해야지.
고등 다닐 때는 학년 바뀔 때마다 싸웠는데 가만히 공부하고 있는데 와서 시비를 걸어요. 참 미치겠더라. 그래서 후려 갈겨버렸더니 그 패거리들이 같이 달겨드네. 도망갔지...뭐. 1대1이면 몰라도 고등이 초등 때처럼 막 싸우면 서로 크게 다치니까... 36계 줄행랑이 최고징~~
근데 보면 괜히 사람 못살게 굴고 힘들게 하는 것들은 가만히 scan 해보면 저질이더라구. 성당에서 하느님 시험입네 해서 날 힘들게 하는 것들 보면 하나같이 저질이더라. 속은 저질인데 겉모습은 아주 점잖아. 그래서 처음엔 이상하다...저 양반이 왜 그럴까? 하면서 지켜봤는데 뭐 교회에서 시키니까 하는 거더라구. 그래서 그 뒤에 누가 있나 살피니 노땅들이 있고 그 뒤에는 거룩한 분들이 있더라. 그러니 그냥 참았어. 더 지켜보니 그 뒤에 부모님이 계시고 집안 어른들이 계시고 친인척들도 있고....그러니 그냥 참아야지 어떡해. 그러느라고 20여년을 아무것도 못했어. 집안 어른들 다 가시고 부모님 가시고 이제 끝난 거 같아. 20여년 시달리고 나니 사람이 진이 빠지는지 나이가 드니 모든게 이젠 다 힘들어. 67세니 그렇더라구. 이젠 내가 한 일에 대한 정당한 댓가?? 뭐 이런거 받으면서 편안하게 쉬다가 가고 싶어.
얼마 전에 꿈을 꾸었는데 신부님이 나타나서 (이봐~ 우리가 줄게 25000 정도 되는데...받아가고 대신 성당 나오면 좋겠다) 하시기에 내가 그랬어. (그 25000 내가 죽는 날까지 내야 할 십일조 낸 걸로 처리하시고 난 아직 마음이 안 풀려서 힘들어요. 그러니 그냥 두세요) 하니까 그냥 가만히 말없이 계시더라. 이해하시는 듯~
그리고 며칠 지나서 내 방에서 나왔는데 안방에서 뭐가 시커먼 게 후다닥~튀어나오더니 대문 열고 나가더라구. 그래서 마누라에게 묻기를 (아들 왔었나?)하니까...(아니...) 그래서 (좀전에 안방에서 튀어나간 거....아들 아닌가?) 하니까...어이 없는 표정이더라구.
(못된 마귀 놈이 안방 차지하고 별 못된 짓 다하다 이제야 나갔구나) 속으로 그러고 말았지...ㅋㅋㅋ~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잃어버린 30년 세월~~~~
설운도가 부른 노랜데.....
나는 잃어버린 23년 세월이 되었다. 2000년 대희년에 시작해서 2023년 한 달 남았으니....흐흐흐~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진 모르지만 하느님이 내 남은 날에다 잃어버린 23년을 더 붙여주시면 아마도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80+23하면 103세까지 살 수 있겠구나. 근데 이게 오래 살아도 노환으로 빌빌하면서 살면 소용이 없어요.
103세까지 44세에서 67세까지의 활력으로 살면 몰라도 말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90세까지 아주 건강하셨거든요.
근데 난 아버지랑 다른가 봐요.
어디서 보니까 아들의 혈장을 수혈한 갑부가 한 20년 젊게 살고 있다고 하는데.....그런데 돈 들이고 싶진 않고....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면서 시골가서 소 키우면서 살았으면 좋겠는데....그리고 한 3년 빌빌거리다 가면 되지요.
이젠 관절도 다 아프고 힘을 쓸 수가 없어서 내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저 푸른 초원 위에~~~)는 접어야 할 것 같은데.....
그래도 아쉬움이 미련이 남아서......흐흐흐
학폭에 당하지 않게 아이들 운동 시키세요. 초등 들어가기 전부터 태권도나 권투나 검도 같은 거 가르치면 안 당해요.
유도도 괜찮은데 이건 어린 나이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요. 밀고 당기고 들어서 내리치고 하다보면 어린 나이에 근육이 생겨버리면 근육 때문에 뼈의 성장에 조금 무리가 옵니다. 그래서 헬스 같은 근육 운동은 어린 나이에 하면 안되요. 태권도나 권투는 뿌리는 거니까 성장에 도움이 되고 몸이 굉장히 유연해 집니다. 가능하면 5세부터 운동을 시키세요. 2년 배우고 단 따고 학교 가면 학폭 걱정 안해도 되요. 그리고 요즘은 사범들이 인성 교육도 시킬 능력이 되니까 애들이 아주 반듯해 집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