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반대 농성천막 행정대집행 지원 업무에 투입됐던 현직 해군 장교의 호텔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고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해군에 따르면 제주방어사령부 소속 장모(28.해사 64기) 대위가 1일 오전 6시쯤 서귀포시내 B호텔 난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장 대위는 객실 밖 베란다에 있던 완강기의 줄에 목이 끼인 상태였다. 해군은 장 대위가 베란다 문이 잠기자 완강기를 타고 내려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호텔에 확인한 결과 최근 신축한 이 건물은 객실 내부와 베란다 사이를 2중창으로 설계했다. 숙소 내부에서 첫 번째 문은 도난방지를 위해 자동잠금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이 닫히면 안에서는 개폐가 가능하지만 밖에서는 열 수 없는 구조다. 때문에 해군과 호텔측은 장 대위가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자 완강기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장 대위가 1일 오전 2시40분쯤 완강기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해당 호텔 외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호텔 관계자는 “도난 방지를 위해 객실 전체는 자동잠금장치 문이 설치돼 있다”며 “장 대위와 관련한 CCTV 자료는 모두 군 당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당시 해군은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군 관사 행정대집행 지원업무를 수행한 뒤 제주방어사령부 소속 군인들을 해당 호텔에 투숙시켰다.
해군이 예약한 객실은 7실이며, 장 대위는 동료와 함께 투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 대위가 내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완강기를 통해 내려온 점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군당국은 CCTV에 사고 당시 모습이 찍히고 유서가 확인되지 않은 점, 장 대위 부부가 출산을 앞두고 있었던 점에 비춰 자살 등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여러 정황상 사고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와 사망시간 등에 대해서는 조사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위는 해군사관학교 64기로 지난해 12월말 제주방어사령부 정훈과장으로 발령받았다. 제주에 온지 약 한 달만에 유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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