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절침의 원인과 결과와 예방에 관한 몇 가지 주의 사항이다.
절침은 고대 침구치료 중 자주 발생하는 사고였다. 그러나 요즘은 침을 튼튼하게 잘 만들기 때문에 그다지 빈도가 높은 사고는 아니다. 금(金) 나라 때 저명한 의가(醫家) 두한경(竇漢卿)은 그의 저서 표유부(標幽賦)에 다음과 같이 기록해 놓았다. ”차부선령침요(且夫先令針耀), 이려침손(而慮針損).” 다시 말하면 ”자신의 침술을 뽐내고 싶거든 먼저 침자 사고 부터 고려해 봐야 한다.” 는 뜻이다.
필자가 중국에 있을 때 절침으로 인하여 수술을 받는 환자가 종종 있었다. 종전에 일본에서 만든 침은 침체(針體)를 반짝 반짝 빛나게 하고 미끌 미끌하게 하여 살속으로 잘 들어가게 하기 위하여 수은(水銀)을 혼합하여 제조하였다. 그러므로 침체에 부식(腐蝕)이 생겨 절침 현상이 자주 나타났었다. 또 옛날에 중국에서는 한 개의 침을 수 년 동안 사용했었고 최근 까지도 한 번 사용한 침을 계속 소독하여 녹이 슬어 못쓰게 될때 까지 사용했다. 그래서 구부러진 침도 있고 침의 끝이 없어진 것도 있었으며 침체의 군데 군데 녹이 약간 슬어있는것도 있었다. 항상 침을 사용할 때 침을 골고루 잘 살펴보고 골라서 침을 놓았었다. 또 한 번 사용했던 침을 알코올 속에 몇시간 담그어 둔 후 고압 소독기 속에 집어넣고 여러차례 반복 소독해서 사용했기 때문에 침신(針身)이 연해지고 손상이 생겼다. 또 오랫 동안 밖에 놓아 둠으로써 침체가 공기중의 산소와 결합되어 산화되기 때문에 녹이 슬어 부스러지기 쉬웠다. 그래서 침자체의 불량으로 절침이 발생했다.
또 진침시 저항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침자할 경우 숙련치 못한 조작으로 인하여 절침이 발생한다.
불필요한 심자(深刺)는 삼가해야 되며 진침 부위의 근육이 강열하게 수축할 때 흔히 절침이 발생한다.
또 만족할 만한 득기를 얻기 위해서 지나친 염전각도(捻轉角度)를 취한다든지 빈율을 빠르게 한다든지 하반신 불수 환자 처럼 득기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강한 수법을 사용할 때 절침이 발생한다.
또 환자가 침을 무서워 할 경우 진침시 강열한 동통감으로 인하여 반사성 근육경련이 발생할 때 근육이 갑자기 수축함과 동시에 절침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유침(留針) 과정에서 환자가 갑작스럽게 움직이거나 기침을 하거나 재채기를 할 경우 환자의 체위에 큰 변화가 일어나 절침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절침이 발생하는 부위는 침체와 침병(針柄)이 만나는 부위이다.
또 침 끝에서 부터 3mm내지5mm근처가 가장 절침이 잘 발생하는 부위이다.
또 전침(電針)의 경우는 침체와 피부가 만나는 부위에서 단침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부러진 침체 부근에 이미 부식 현상이 나타나 있던 침이다.
인체 중 복부와 흉부와 요부와 배부와 사지와 관절 부위에서 절침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절침 혈위는 가장 잘 움직여지는 신체의 부위에 있는 혈위로써 거궐(巨闕)과 심유(心兪)와 간유(肝兪)와 고황(膏肓)등 혈위이며 두면 부위에 있는 혈위에서는 비교적 절침이 덜 발생한다. 그러나 두피(頭皮) 내로 사자(斜刺) 할 경우 침이 길게 들어갈 대 염전빈율이 빠를 경우 절침이 간혹 발생한다.
절침 후 임상에 나타나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단침(斷針) 국부에 압통이 있으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통증이 경감된다. 활동시 중압감과 동통감이 있고 활동 장애를 가져온다. 관절 부위에서 절침이 발생 했을 때 동통감은 물론 활동 장애가 수반된다.
장기내의 절침은 비교적 엄중하나 장기에 따라 다르고 장기내의 절침 부위에 따라 장기의 기능 장애와 동통감이 각각 다르다. 예를 들면 폐부에 절침이 발생한 경우 자주 기침이 나오고 호흡곤란 증상도 나타난다. 늑간 신경통 발작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심장 부위에 절침이 생겼을 때 극열한 심교통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호흡곤란도 나타나며 심한 경우 쇼크 상태도 나타난다. 방광내에서 절침이 발생할 경우 소변빈삭과 배뇨곤란과 혈뇨(血尿)가 배출된다.
말초신경 내에서 절침이 발생할 경우 말초 신경 부위에 마목 증상이 나타나고 통증도 있으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소실된다. 혈관내에서 절침이 발생할 경우 단침이 혈액을 따라 소동맥 속으로 진입되면 통증은 물론 전색(栓塞)의 위험이 따른다.
족삼리 혈위에서 절침이 발생할 경우 즉시 보행이 어려워짐과 동시에 비뇨계통 기능에 영향을 미쳐 뇨의빈번(尿意頻繁)과 배뇨량이 현저하게 증가된다.
절침 되었으면 국부 수술을 통하여 단침을 제거 시키거나 비 수술방법으로 단침을 제거 시켜야 한다. 체내에서 각종 생리 작용에 의하여 상당한 시간이 경과되면 단침이 스스로 용해되기도 한다.
침자 전에 혈위를 안마해 줌으로써 국부 경련을 해소시켜 주어야 한다.
정신 긴장 환자들은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해 주어야 한다.
어린이들은 부모가 함께 배석하는 것이 좋다.
진침시 환자가 갑자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함으로써 체위가 변경될 경우 침을 즉시 뽑아 내버려야 한다.
또는환자가 저항할 때 진침을 강요하지 말고 발침하고 나서 침의 방향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침을 너무나 깊게 찌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침체와 침병이 만나는 부위 까지 침을 찌르면 않된다. 침이 짧을 경우 긴 침으로 바꾸어 사용하면 된다.
절침 방지를 위해서는 정침(停針)한 상태에서 득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며 강수법으로 득기하려 하면 않된다.
발침할 때도 침 주위 근육을 안마해 준 후 발침하면 훨씬 수월하게 발침이 된다.
절침이 발생하면 의사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해야 되며 환자를 놀라게 해서는 절대로 않된다. 환자의 몸을 진침할 때의 원상태로 되돌려 두어야 한다. 그리고나서 발침 방법을 재고해 보고 모색해 봐야한다.
천부(淺部) 절침인 경우 절침 혈위의 주위를 손끝으로 눌러 줄 경우 경우에 따라 침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때 족집게나 핀셑으로 꼭 집어서 봅아 낸다.
침구대성(鍼灸大成)에 보면 ”범단침자(凡斷針者), 재장원침혈변복하일침(再將原鍼穴邊復下一針), 보지즉출(補之卽出).”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절침된 혈위 옆에 침을 한 개 더 찔러 놓으면 쉽게 단침이 나온다.” 는 뜻이다.
심부단침(深部斷針)인 경우 원칙적으로 수술해야 된다. 수술시 침구의사는 외과 수술 의사에게 정확한 절침 부위를 알려 주어야 한다. X-ray 건판에 나타나 있는 절침 부위가 가장 정확하다. 둔부(臀部)를 비롯한 깊은 근육 속에 밖혀있는 단침은 수술로 제거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