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기다리는 신부들 | 북한 주민과 북한 정권 - 원정하 선교사님

어떤 분은 말씀하십니다. 북한을 도와야 한다. 비록 우리가 보낸 것이 대부분이 정권과 군대 유지에 쓰인다 해도, 그들 역시 북한의 사람들 아니냐. 그게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분들은 말씀하십니다. 아니다. 절대로 북한을 도와서는 안 된다. 그들이 망하게 내버려 두어야 한다. 악을 돕는 것은 결국 악에게 동조하는 것에 불과하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을 돕는 게 맞나요, 돕지 않는 게 맞나요?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 주민”은 우리의 동포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돕고 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우상숭배의 독재정권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끝내야 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만일 일제시대에, 굶주리는 조선의 민중들을 위해 누군가가 일본 천황에게 거금을 보냈다고 칩시다. 그럼 우리 조선 사람들이 혜택을 입게 될까요, 아니면 일본의 식민 통치가 길어져서 도리어 고통이 더 연장될까요? 또는 나치시대, 고통 받는 독일의 유대인들을 위해 누군가가 나치당에 거금을 보내면 그 돈이 아우슈비츠의 유대인들에게 돌아갈까요, 아니면 히틀러의 통치가 연장되는데 쓰일까요? 마찬가지로, 북한의 정권과 주민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먼저는 북한의 정권을 바이패스해서 북한의 주민을 도와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정권을 끝냄으로서 북한의 주민을 구출해야 합니다.(구체적인 방법들은 이후 글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성경을 인용하며 이렇게 물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다윗이 사울에게 끝까지 충성했고, 바울사도께서도 통치자들을 축복하며 기도하라고 한 것처럼, 우리도 김정은의 통치를 위해서 기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울은 분명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우셨습니다. 그러나 압살롬도 하나님께서 세우셨나요? 다윗이 압살롬의 왕권도 존중했나요? 아니죠. 다윗이 압살롬 개인은 사랑하며 그가 죽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했지만, 압살롬의 정권은 불법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다윗의 군대에 의해 멸망해야 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들의 선택에 의해 그렇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불법적으로 대한민국 영토의 북쪽(헌법 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을 무력 점유하고 있을 뿐, 결코 민의에 의한 정권으로 볼 수 없습니다. 그 증거 중 하나가 바로 북한의 선거 제도입니다. 북한도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선거와 같은,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합니다. 하지만 매우 특이하고 무서운 방식으로 진행되죠. 선거일 아침에는 가창대와 취주악대가 주택가를 돌며 투표할 것을 알리고 전 주민들은 오전 6시30분~7시 정도에 인민반장의 인솔 하에 투표장에 집결합니다. 투표장 입구에 들어서면 대의원 선거표(투표용지)를 교부받아 투표를 하게 되는데 투표용지에는 'OOO를 대의원으로 찬성 투표합니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즉, 후보는 단 한명이고 유권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찬반 의사표시입니다. 모두가 단정하게 차려입고,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가 높이 걸려있는 방에 들어가서 정중하게 초상화에 절을 한 후, 만약 찬성할 경우에는 받은 종이를 고스란히 투표함에 넣습니다. 만약 반대할 경우에는 옆에 있는 별도의 공간에 가서 X표를 하고 다시 나와서 투표함에 넣게 됩니다.(아예 그 공간이 없는 경우도 있고, 투표함 자체가 투명하게 되어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보고 있죠. 그러니 X표를 한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투표를 마치면 실내에 걸려 있는 김일성 주석 부자의 초상화에 인사를 하고 나옵니다. 그렇게 해서 12시 전에는 전 국민의 투표가 끝나고, 투표소 앞에서 노래와 춤을 추며 축제를 벌이게 되어 있습니다. 결과는 항상 같습니다. 100% 투표에 100% 찬성. 이 투표율과 찬성률이 도리어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자, 김정일이 화를 내며 중환자도 있고 해외 출장자도 있는데 어떻게 100%가 말이 되냐고 일갈하여, 요즈음에는 99.97%가량 찬성표가 나온다고 합니다. 왜 이토록 세계의 조롱을 받아가며 기형적인 투표제도를 유지하고 있을까요?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의 뜻을 반영할 의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북한의 주장대로, 상호체제 인정 하에 연방제 통일 - 즉 북한은 북한 체제를 그대로, 남한은 남한 체제를 그대로 하되 대통령과 국회, 군대, 국기를 공유하고 상호 방문하자 - 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통일 국회가 남한 80석, 북한 50석이라고 하겠습니다. 남한은 남한 방식대로 투표하고, 북한 지역은 북한 방식대로 투표하겠죠.(상호체제 인정이니까요.) 그럼, 제 1당은 무조건 조선 노동당 50석 입니다. 남한은 좌우가 약 45대 35정도로 갈려, 그 안에서도 각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질 거구요. 거기에서 ‘평화적인 적화통일’의 길은 활짝 열릴 것입니다.(실제로 북한의 ‘정치사전’에는 “공산주의적 요소가 민족사회를 지배할 수 있도록 통일된 세력이 되기까지 과도적 정치조직으로 연방제 필요”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민주화되기 전에는 연방제 통일을 할 수 없습니다. 즉, 북한 주민의 민의가 반영되어지는 북한 정부, 제대로 된 선거제도가 확립된 북한정부가 서기 전에는 절대로 연방제를 해서는 안됩니다. 이 경우, 연방제 통일이란 북한 주민의 민의를 철저히 배격한 북한 정권과의 통일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일 북한 주민들에게 뜻이 100% 반영되는 자유투표로, 국체와 제도를 정하라고 하면 북한 주민들은 누구를 통치자로 택할까요?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이 2만 5천입니다. 그리고 중국을 불법으로 넘나든 이는 그 백배 이상입니다. 최소한 200만이죠. 그럼 가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갈 수 없었던 이를 다섯 배, 열배라고만 생각해 봅시다.. 자유투표의 결과는 뻔합니다. 극히 소수의 평양시민과 열성당원, 기득권층 300만 정도를 제외하면 김정은에 표를 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 ‘북한주민의 민의’를 위해 싸워야 하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북한과 남한을 부부로, 남북 갈등을 부부싸움으로 비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부부싸움이 아니라, 남편(남한)과, 아내(북한주민)를 유괴해서 인질로 잡고 있는 강도(북한정권)간의 갈등과 같습니다. 아내를 구출하기 위해서 유괴범을 설득하거나 혹 빵을 던져줄 수도 있습니다. 순순히 내 아내를 포기한다면 최소한의 처벌만 받게 해 주겠다는 식의 협상도 가능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유괴범이 정당한 대화 파트너는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주체사상이라는 종교, 비인간적인 시스템, 악한 철학’ 등의 시스템이 바로 그 유괴범입니다. 크리스천이라면 ‘주체사상의 영’이라고도, 악한 ‘정사와 권세’라고도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짝인 북한 주민(위로는 김정은부터 아래로는 꽃제비까지)들을 잡고 있는 것입니다. 저 악한 세력을 깨고 우리의 짝인 주민들을 구출하는 것이 시대의 사명입니다. 우리에겐 북한의 민주화 세력을 도울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북한 정권과의 관계 개선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민주화입니다. 그것을 위해 힘쓰는 우리가 진정한 진보요, 민주화 세력입니다. 악한 정권을 대적하고 동포를 해방합시다. 북에는 자유를, 남한에는 진실을. 주님의 평화!   ps. 북한의 정권을 끝내자는 것은 결코 정권에 속한 “사람들”을 적대하고 죽이자는 증오가 아닙니다.(정권과 주민을 구분하자면 꼭 이렇게만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 글을 그렇게 이해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도리어 정권이 무너져 일개인으로 돌아가야 김정은이나 장성택조차도 구원의 여지가 있습니다. 거기에 공의와 사랑이 함께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