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중년기에 접어들고 자녀들은 사춘기에 들어서게 되면 각자 정체성의 혼란으로 인해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특별히 청소년 자녀는 다양한 변화 속에서 생겨나는 내면의 갈등과 위기들을 가정 안에서 원만하게 해결해야 하지만, 정작 가정의 상황은 청소년 자녀들을 품어줄 수 있는 여유가 없습니다.
갈린스키가 언급한 것처럼 중년기 부모와 사춘기 자녀 사이에는 새로운 권위 체계가 세워져야 합니다. 이 과정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인데, 이전 아동기 자녀와의 대화 방법에서 청소년의 특성에 알맞은 방법으로 변화될 때 부모 자녀안에 건설적인 관계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 대화의 의미와 이론들
이렇게 중요한 대화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대화의 의미를 가지는 영어 단어 ‘대화’(communication)는 원래 ‘공유, 공통’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communis’에서 나왔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공유가 아니라 유기체들이 지식과 정보, 의견, 신념, 감정 등을 공유하는 행동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대화의 대표 주자였던 슈람(W.Schramn)은 ‘대화’에 대한 정의를 ‘두 사람 사이에 공통적인 것을 만들려는 행위 또는 자극을 전달하는 과정’이라고 했고, 모어(W.F.More)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그의 환경, 환경과 환경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이해된 관계를 수단으로 하여 어떤 것을 전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같이 대화는 그 구조와 의도, 기능에 따라 다양한 정의를 내릴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생물체들이 서로 정보나 메시지를 공유함으로써 공통 의미를 수렴하고 더 나아가 서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 및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화의 이론적 기초를 살펴보면
마틴 부머는 인간이 독백적 삶인 ’나와 그것‘의 관계를 벗어나 ’나와 너‘의 상호적인 관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의 존재를 공유하는 인격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루엘 하우는 인간으로 하여금 진정한 인간이 되게 하는 것은 바로 이 대화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일방적인 전달과 독백이 아니라 상대방의 존재와 맞부딪치는 대화를 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말의 언어뿐만 아니라 관계의 언어와 사랑의 언어를 배워야 함을 언급했습니다.
유대인의 하브루타를 통해서는 서로가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고 질문하고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며, 집중 있는 질문과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생각이 명료해질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도 명료해지고 발전될 수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 맥아담스의 이야기 심리학
일반적으로 ’이야기‘라고 하면 영어 단어 ’스토리‘와 ’내러티브‘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 두 단어는 큰 차이를 두지 않고 똑같이 ’이야기‘로 번역되어졌습니다.
맥아담스의 이야기 심리학에 따르면 네 번째 단계인 14~18세에 해당되는 청소년 시기로서 ’이야기의 사상적 뼈대 혹은 구조‘ 단계입니다. 청소년 시기는 자아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형이상학, 세상 등에 대한 추상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신만의 이야기 신화를 구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이야기의 사상적 뼈대를 형성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자신의 이야기 주제, 즉 성취 지향적 이야기 주제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면 관계 지향적 이야기 주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상적 뼈대가 형성됩니다.
이것은 청소년 시기에 이데올로기적 경험들을 하면서 아동기 때 자기중심적이었던 가치관에서 좀 더 성숙한 가치관으로, 좋고 진실한 것에 대해 불투명하던 것이 조금은 더 명료하게 됩니다.
물론 그 정도의 차이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데올로기적 구조가 탄탄해지면 인간은 다시 이야기로 돌아갈 준비를 하게 되고, 이제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관점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의 관점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청소년 시기에 형성된 이야기의 사상적 뼈대로 살기도 합니다.
>> 그렇다면 하루에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2015년 한국교육개발원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위탁을 받아 전국의 초, 중, 고 학부모 15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부모의 자녀 교육 및 학교 참여 실태조사 연구‘에서 하루에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5분 이하가 26.5%, 26~50분 사이가 42.7%, 50~100분 사이가 20.2%였습니다.
즉 하루에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50분도 안 되는 가정이 무려 70%였습니다.
또 ’한국과학창의재단‘이 ’5월 가정의 달‘ 을 맞아 서울 소재 고등학생 5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0분 이내가 14.2%, 10~30분이 36.6%, 30분~60분이 26.4%, 1시간 이상이 22.8%였습니다. 즉 고등학생의 경우 2명 중 1명은 하루 평균 가족과의 대화 시간이 30분도 안 되었습니다.
급격한 산업화와 물가 상승, 그리고 자녀 교육에 대한 높은 비용들로 인해 맞벌이 부모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는 점점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시간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 자녀들은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와 학원을 오가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이렇게 부모와 자녀 사이에 점차 대화가 사라짐으로 인해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휴일은 불편한 날이 되고, 말 한 마디에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일들이 비일비재해졌습니다
>> 부모와 자녀가 함께 나누는 대화는 자녀들의 행복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요?
부모와 청소년 자녀의 대화가 개선될 때 청소년 자녀안에 두 가지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첫 번째, 청소년 자녀에게 자아 존중감이 생긴다고 합니다. 자아 존중감이란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인정하고 부정하는지에 대한 태도를 표현하는 것으로서, 이는 자기 자신을 얼마나 유능하고 가치 있는 존재로 받아들이는가의 정도를 의미합니다.
Satir에 따르면 자아 존중감은 바람직한 의사소통을 통해 형성되어 모든 긍정적인 의사소통의 기초가 되는데 가정에서 부모를 통해 자아 존중감이 높게 형성된 자녀는 성실이나 정직, 책임감과 사랑과 같은 가지들이 중요함을 알고 쉽게 표현하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기꺼이 헌신할 줄 압니다.
반면에 자아 존중감이 낮게 형성된 자녀는 가정 안에서조차도 자기 스스로를 방어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감을 늘 안고 살아가면서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청소년은 자신을 중요하게 여겨주는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자아 존중감이 높아지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상호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자녀에게 존재적 가치를 부여할 때 자녀들은 자아 존중감이 높아지고 이는 원활한 사회활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청소년 자녀의 자기 효능감이 높아집니다. 앨버트 반두라는 자기 효능감을 ’미래의 상황을 다루는데 필요한 행동 과정들을 조직하고 실행하는 개인의 능력에 대한 신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풀어 보면, 어떤 행동으로 자기가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과 기대(out com expectation)와 결과를 얻기 위한 행동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는 효능 기대가 합쳐진 상태인데, 한 마디로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극복하여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신념입니다.
반두라는 이런 효능감 신념이 4가지의 방법에 의해 개발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끈기 있는 노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을 경험하는 것으로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고, 두 번째는 사회적 모델을 통한 대리 경험, 즉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성공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위기와 문제 앞에서 좌절하거나 자신의 결점에 몰두하기보다는 언어적으로 설득하면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고, 네 번째는 신체 건강을 증진시킴으로써 부정적인 정서의 영향을 줄이는 것입니다.
>> 사춘기 자녀와의 갈등, 대화로 이렇게 풀어 보세요!
1) 자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합니다
자녀와 기분 좋게 의사소통하기 위한 첫 단계는 먼저 잘 들어 주는 것입니다. 자녀가 이야기하는 것을 귀담아듣고, 자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자녀는 부모가 자신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문제를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답니다.
2) 결과만을 칭찬하기보다 과정을 격려해주세요.
자녀의 행동을 바라보고 있으면 답답할 때가 많겠지만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셔야 합니다. 어설프더라도 그것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해 준다면, 결국에는 시행착오를 거쳐 스스로 올바르고 효율적인 방법을 터득하게 된답니다.
3) 부모와 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자녀는 자라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하기를 원하지만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랍니다. 관심사를 서로 공유하며 서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면 자녀는 자신감을 갖고 가족 관계는 더욱 끈끈해질 수 있습니다.
4) 자녀를 동등한 위치에서 대우합니다.
어린아이처럼 느껴지겠지만, 이제 자녀는 부모로부터 벗어나 자립하려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므로 자녀를 동등한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개방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셔야 합니다.
저희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교우문제, 학습문제, 적응문제로 인하여 힘들어하고 있을 여러분의 자녀 그리고 부모님을 위하여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자녀와의 올바른 소통방법 및 양육방법 자문과 자녀의 학교적응을 위한 자신감 회복, 자존감 상승, 사회적 기술 훈련 등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문헌출처:
1)변형의 이야기를 통한 청소년 자녀와 학부모의 대화 개선에 관한 연구, 장신대,교육대학원,기독교교육 전공,박승재,2017
2)엄마랑 자꾸 싸워요 (2011.8 우등생 논술 , 이향숙소장)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단센터 http://www.kccp.kr/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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