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 가족들의 사랑을 그려넣다. 마차리 벽화마을 강원도 영월군 북면 마차리
광부들의 이야기가 마차리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강원도 일대에서 빠질 수 없는 옛 영화로움의 이야기는 바로 '석탄'입니다. 광부 가족의 하루, 광부의 노동을 그려넣은 벽화, 마차천을 두고 개천변으로 길게 이어집니다. 마치리의 세번째 이야기, 광부입니다.
마차리 벽화마을을 들어서며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벽화, 마차천을 따라 마차교에서 솔치교까지 이어지는 벽화입니다. 바로, 한 때 마차리가 영월광업소가 위치한 곳으로 영화로움이 가득했던 곳이자, 검은 노다지를 캐러 온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으로 광부들의 이야기와 가장을 따라 탄광을 찾아 온 아낙이 있었지요. 그리고 아빠와 엄마를 따라 찾아 온 아이들이 자라난 곳, 바로 이곳 마차리입니다. 사실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벽화이지만, 글에서는 마지막에 소개하게 되었는데요. 당시의 광부들의 생활상보다는 애절함이 더 많이 베이는 듯 하여 글로 옮기기에는 그 분들께 누가 될가 염려스러운 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영월 일대는 많이 바뀌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수고로움과 애절함을 벽화로 담아내어 옛 향수가 가득한 마을로 새로 탄생하는 것이었지요. 고단한 노동,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생과사의 갱도, 그리고 가장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이야기들이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벽화로 담아 놓은 공간, 마차리 벽화마을입니다.
가족들의 염원을 담은 기도 "아빠, 오늘도 무사히.." 이러한 문구는 오래 전 아빠들의 일터에서 흔히 만날 수 있던 문구였지요. 버스, 택시 기사님의 운전석 옆에 있었으며, 소규모 공장들의 정문에 자리한 문구였습니다. 그리고 강원도 탄광지역에서의 가족들의 소망이었으며 염원이었습니다.
백겹의 무거운 출근길, 갱도를 향한 아빠의 출근길은 그렇게 늘 무거운 발걸음이었습니다. 하루 3교대의 근무시간, 그나마 아침 출근은 그렇다 하지만 밤 출근은 정말 온 가족들의 고민거리였습니다. 미리 잠을 청해 두어야만 하는 가장을 위해 아낙은 잠들지 못하고 남편의 머리맡을 지키며 헤진 옷들을 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출근 사이렌이 퍼지고 나면 어렵사리 일어난 몸뚱이를 간신히 세우고,컬컬한 목구녕으로 밥한수저 뜨는둥 마는둥 하고는 출근을 재촉합니다. 그제서야 아낙은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잠에 듭니다. 갱도로 떠나는 남편도,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낙도 사람이 할짓이 아니라며 손사레를 칩니다. 그러나, 그것이 곧 미래, 자식들을 위한 유일한 설계였고, 자식을 가르칠수 있는 유일한 벌이였습니다.
컴컴한 갱도 안, 서로가 서로를 알아 볼 수 없는 짙은 암흑의 갱도, 각각 준비한 안전등이 아니라면 한치 앞도 분간 할 수 없는 어둠의 공간에서 가장은 오늘 하루일을 시작합니다. 발파작업을 통하여 오늘의 몫을 하기 시작합니다. '쿵~!' 가장 위험한 순간, 이내 조용한 갱도 안에는 석탄의 검은 먼지가 가득 들어 찹니다. 더욱이 갱도 안은 늘 습한 기운이 가득하여 금새 몸뚱이는 땀으로 범벅이 되고 이는 습함과 만나 차마 숨쉬기 조차 힘든 공간이 됩니다. 퍼내어 담기를 계속, 안전한 공간에서 도시락을 먹습니다. 탄 범벅의 얼굴에는 마스크를 벗고 나면 치아만이 하얗게 빛이 납니다. 꿀맛과도 같은 도시락을 먹으며 서로의 안부를 뭍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가장들입니다. 그리고 다시 후반의 작업, 다시 퍼내고 담기를 수차례를 이어가며 갱도안에서는 서로의 안부를 뭍습니다. 그러다, 누군가의 큰 목소리가 들리지요. 도움을 달라는 급박한 목소리, 같이 일을 하던 동료가 갱에 갖히거나 무너진 갱도에 깔리는 사고입니다. 늘 생과사의 길목에서 아스라히 이어가는 질기고 고된 삶, 그러다 누군가에게는 퇴근길, 누군가에게는 퇴근길이 되는 시간, 갱도를 벗어 난 바깥의 공기를 원없이 마시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향합니다. 아이의 밝은 미소가 있고, 가장 잘 챙겨주는 마누라가 있는 가족의 품입니다.
그러한 하루의 일상과 가장의 안전을 기원하는 모습들이 담긴 글미들이 자리한 마차리의 벽화들입니다. 많은 색이 없이 그림자로 드려진 벽화는 짙은 어둠의 갱도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암울한 빛을 냅니다. 대한민국 산업의 역군으로 불리던 그들, 광부. 그들의 삶이었기에, 그들의 고단함이었기에 대한민국은 산업의 발전을, 현대화를 이루어 내는 기초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에 의하여 연료 대체 사업이 확산 되었고, 강원도 일대의 탄광은 문을 닫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뿔뿔히 흩어진 사람들은 탄광촌을 떠나면서 불야성을 이루던 탄광촌의 모습은 더 이상의 발전을 멈추고 그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세월만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옛 광산 지역 마을들의 지급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30년이 넘게 흐른 시간 동안 정지되어 있었던 시간들은 마을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옛 광산지역의 영화로움을 추억하자는 의미로 벽화마을이 조성이 된 것이지요. 강원도 영월군 마차리 마을도 그 중 한곳입니다. 그리고 얼마전 보다 더 밝은 모습의 마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외지의 객들이 종종 찾는 마을이 되었습니다. 벽화속에는 과거의 아픔이 담기고, 애환이 담깁니다. 그리고 가족의 사랑이 담기고, 아이들의 웃음이 담깁니다. 현재와 미래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이지요.
지척의 강원도 탄광박물관을 들러 보고 난 이후 라면 '마차리 벽화마을'의 벽화들이 더 가슴 깊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강원도의 여행길, 영월로의 여행길, 그리고 마차리의 여행길이라면 탄광 문화촌과 함께 '마차리 벽화마을'을 잊지 마십시요.
갱도 실제 문을 이용한 벽화입니다.
아빠의 퇴근길, 아이의 환영에 답하며 만나는 모습은 참으로 아련합니다.
이러한 행복을 위하여 우리의 '가장'은 갱도속의 생과사를 이겨 낼 수 있었습니다.
by 박수동 |
출처: 길손의 旅行自由 원문보기 글쓴이: 길손旅客
첫댓글 광부의 삶과 애환이 있던곳이군요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제는 폐광 된 광산.
남은 것은 추억 뿐입니다. 좀 아련하기도 하지만, 마을에 계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마음 먹으면 안돼겠지요?^^
좋은 여행 정보 감사합니다.
영월여행이 점점 즐거워지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광부들의 삶이 마음을 찡하게 합니다.
마차리 마을에서 약 10분정도면 '탄광문화촌'이 있습니다.
그곳도 둘러 보면 좋은 곳입니다.^^
좋은 여행 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날씨가 아주 덥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