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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해변길 6코스 샛별길(태안, 2022. 9. 13)
1.걷기코스
꽃지해변 - 리솜리조트 곰솔림 - 병술만 - 샛별해변 - 쌀 썩은 여 전망대 - 황포항 (총거리 약 13km, 소요시간 4시간)
* 출발지 :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339-586 꽃지해변 주차장
* 도착지 : 태안군 안면읍 신야리 356-24 황포항 주변
* 도착지인 황포항 주변에 식당이 딱 하나 밖에 없는데다 추석 끝무렵이라 식당이 문을 열지 않을 확률이 높아 실제 걷기는 본 정규코스의 역방향으로 걷게 되었고, 길은 대체로 아주 걷기 좋은 길이다
* 실제 걷기에 소요되는 4시간 외에도 도착지의 꽃지해수욕장 주변에 볼거리가 많고 트레킹 후 식사를 위해서 1시간 자유시간을 추가해서 총소요시간은 5시간이다
2. 후기
대체로 걷기 편한 길이고 태안해변의 아름다움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코스이다. 세세한 내용은 사진은 통해 설명하기로 한다
태안해변길 6코스 출발지(역방향 걷기) 황포 안내판 앞이다. 황포(黃浦)는 홍수로 의해 개(갯벌)에 누런 황토물이 흐르고 있어서 <누런개>라고 부르던 것이 <황개>로, 다시 <황포>로 바뀌어 마을이름이 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해안을 따라 설치된 방조제로 인해 민물의 유입이 적어 황토물의 흐름은 보기 어렵다고 한다
6코스의 원래는 꽃지해변에서 출발하여 이곳 황포에서 마감하는 것이 순리인데 이번엔 역방향 걷기다. 추석연휴를 끝내고 이곳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식당조차도 추석연휴의 뒤끝이라 문을 열지 말지 모르기에 안전하게 구경거리도 많고 먹거리도 풍부한 꽃지해수욕장을 오늘의 도착지로 정했다는 것이 인솔자 장진이 대장의 설명이다. 하긴 힘들게 걸으며 고생했으면 도착지에선 조촐하게 나마 뭔가 뱃속을 채워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야 '고생 끝에 낙(樂)이 온다'는 속담이 딱 맞아 떨어질 듯하다. 트레킹을 위해 나름 이것 저것 알아보며 준비를 많이 했다는 느낌이 왔다
물 빠진 갯벌이 황량하도록 넓게 펼쳐져 보인다
출발지에서 300m 쯤 걸어가면 꽃지해변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태안해변길은 트랭글 같은 앱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이정표만 쳐다보고 가도 될 정도로 길안내 표시가 잘 되어 있다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데 물 빠진 해변을 걸어볼 겸 일부로 해안가로 내려간다. 코스중 이렇게 이정표로 표시된 길과 트랭글이 안내하는 길이 조금 다른 곳도 있지만 어느 길이든 상관할 필요는 없다 해변으로 좀더 가까이 가느냐 아니면 편하게 걷기 좋은 길로 둘러가느냐 하는 차이만 있을 뿐 결국은 같은 곳에서 만나게 된다
이런 트레킹을 하다 보면 경치 사진은 마음껏 찍을 수 있지만 사람이 들어간 사진이 한 장도 없다면 때론 황량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서로 사진 찍을 줄 사람이 있으면 그것도 일종의 행운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태안해변길 걷기는 사계절행복님과 함께 걸으며 서로 사진 찍어주기를 하니 내 개인사진도 꽤 많이 들어있어서 전체적 분위기가 좀더 정감을 느낄 수 있게 된 듯하다
해변가를 빠져 나오면 숲이 우거진 임도를 걷게 된다. 이 임도 우측에 안면도에서 가장 높다는 국사봉이 있다는데 안면도 최고봉이라고 해봐야 겨우 109m 라고 한다. 시간이 넉넉하고 발이 빠르다면 갔다 올 수도 있겠지만 그럴 형편이 아니라면 굳이 국사봉을 다녀와야 할 만큼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골등골나물
마타리
오른쪽 산처럼 보이는 것이 <망재>라고 한다
<쌀 썩은 여 이정표>가 있는 곳은 망재, 쌀 썩은 여 전망대, 꽃지해변으로 가는 사거리 갈림길이다. 역방향으로 걸으니 자연스럽게 망재부터 보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쌀썩은 여 전망대를 갔다 오는 것이 순리 같았다
처음엔 정면에 보이는 이곳이 망재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우측 해변에 있는 바위섬 같은 것이 망재라고 한다
이 바위섬이 망재라고 한다. 물 때를 맞춰서 구경하고 나와야지 잘못하면 고립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판이 붙어 있다
망재 앞에서 본 북쪽 해변 풍경
망재로 착각하기 쉬운 정면에 보이는 산으로 올라가면 좋은 경치라도 볼 수 있겠거니 하고 기대를 하고 끝까지 올라가보니 깎여나간 절개지 너머로 뒷편 선착장과 무심한 바다만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여 약간 실망스러웠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뒷편으로 가보니 망재의 뒷모습과 허름한 선착장이 보였다
망재를 나와 이번엔 <쌀 썩은 여 전망대>로 올라가 싹 썩은 여를 바라본다
<쌀 썩은 여>라는 토속적인 순수 우리말 이름을 가진 이곳은 세금으로 걷은 쌀을 실은 세곡선이 자주 암초에 걸려 침몰하는 바람에 대비책으로 이곳을 피해 태안 쪽의 천수만에서 태안 북쪽 가로림만을 잇는 운하를 만들기 위해 고려 인종 12년(1134년)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 까지 여러 차례 굴포운하를 뚫고자 시도하였으나 당시 기술로는 어려움이 많아 번번이 실패하고 조선 인조 때 이르러 굴포운하는 포기하고 대신 가장 거리가 짧은 안면읍 창기리와 태안군 남면 신온리 사이를 파내는 공사를 성공해 1638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가 완공되었고 이로 인해 안면도는 육지에서 섬으로 되었다고 한다. 이때 부터 섬의 이름을 안면도(安眠島)라고 부르게 되었다는데 그 연유는 더 이상 세곡선이 암초에 부딪쳐 좌초할 염려가 없으니 편안하게 잠잘 수있게 되었다는 뜻이라고 한다. 여(礖)는 물이 들면 바다고 물이 빠지면 육지가 되는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샛별 이정표
샛별해변
샛별해변은 안면도 서부해안 중간에 위치한 마을로 원래는 갯벌지역이었는데 100여년전 쯤 간척사업으로 벌판이 되었고 이름도 새벌 또는 샛벌이라고 불리다가 점점 샛별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곳 신야리라는 동네 이름도 새벌이라는 순우리말을 한문투로 바꾼 이름이라고 한다
샛별해수욕장은 방포해수욕장 처럼 자갈로 이루어진 자연방파제 위에 모래가 쌓여서 생긴 해수욕장으로 해변 길이 약 1km 정도이고 물과 모래가 매우 맑고 고운 해수욕장이라고 한다
샛별 안내판에는 이상과 같은 지명의 유래와 이곳이 자염(煮鹽 바닷물을 끓여서 생산한 소금) 생산지로 유명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샛별해수욕장은 약 10년전 쯤 물과 모래가 맑다고 소문나면서 태안군으로 부터 공식적으로 해수욕장으로 인정 받았다고 한다
잠시 마을로 들어가게 되니 작은 백일홍이 많이 피어 있다
노랑코스모스
백일홍 너머로 보는 샛별해변 풍경
앞에 보이는 섬이 외도이고 그 오른쪽에 희미하고 작게 보이는 섬이 내파수도라고 한다.
연방죽은 줄밭머리 끝자락에서 샛별해변으로 들어가기 전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골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사리 때만 물이 들어오고 조금 때는 물이 들어오지 않아 자연연못이 만들어졌던 모양이다 그 연못에 연꽃이 많아 방죽을 쌓게 되었는데 그것이 기원이 되어 마을 이름이 연방죽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병술만이정표가 있는 이곳은 역방향을 걷기 때문에 사실상 병술만 끝자락이다.
줄밭머리 표시석에 고려시대 삼별초군의 목초지로서 자생 목초인 줄의 밭이 시작되는 곳으로 내륙까지 형성되었고 다른 이름은 비전두(菲田頭)라고 적혀있다. 줄밭의 의미를 잘 몰라 인터넷을 찾아보니 <줄>의 표준말은 부추라고 한다. 부추는 경상도에서는 <정구지>라 불리는데 이곳 충청도에서는 <줄>이라고 부르는 듯하다. 그러니 줄밭머리는 이곳 마을이름으로 다른 말로 하면 부추밭마을 입구라는 뜻이다
물이 빠져나간 병술만
물 빠진 갯벌에 소형 어선이 정박해 있는 이곳이 연방죽마을의 갯골인 듯하다
연방죽에서 소나무숲을 지나 병술만해변으로 들어간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병술만해변
병술만은 캠핑과 어촌체험으로 이름 난 해변이라고 한다
맑고 깨끗해 보이는 병술만해변
병술만해변
병술만해변 어촌체험장으로 보이는 듯한 시설물 앞에서 잠시 피로도 풀 겸 벤치에 앉았다. 이곳 병술만 어촌체험장에서는 바지락과 맛조개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이곳이 병술만전망대인 것 같은데 지금은 어촌체험장 앞에서 병술만을 바라보는 것이 오히려 더 나아 보인다.
병술만캠핑은 앞에서 본 사진처럼 자갈밭에 텐트를 쳐도 되지만 이곳엔 텐트 치기 좋게 데크를 많이 만들어 두었다 데크에 텐트를 치나 자갈밭에 텐트를 치나 돈 내야 하는 건 똑 같다고 한다.
병술만 표석이다 병술만은 몽골의 침략에 저항한 고려 삼별초군(1232~1273년)이 강화 천도후 만든 진지로 강도(江都)의 보급 보호지라고 적혀 있다.
병술만은 만 지형의 안쪽에 있던 병술안마을이라는 지명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병술만은 원래 병수안(兵戍內), 병수포(兵戍浦)라고도 불리는데 병수안은 옛날 군대가 나라의 변경을 지키기 위해 주둔하던 곳이라고 한다
병술만해안지역은 관광객들이 재미삼아 사륜오토바이를 즐기는 장소로도 많이 이용되는 듯하다
병술만이 끝날 때쯤이면 다시 산길로 잠시 들어가는데 케이트의 머리에 6코스 샛별길이라고 적혀있다
병술만에서 꽃지해변으로 가는 소나무숲길
소나무숲길이 끝나는 곳에 리솜리조트가 있다. 얼핏 보아도 근사해 보이는 숙박시설이라 하루 쯤 묵어 보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다
리솜리조트 앞 꽃지해변
리솜리조트 앞에 있는 해넘이 안내판으로 가운데는 유리거울은 아닌 듯한데 거울처럼 비치고 그 아래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sunsets are proof that no matter what happens everyday can end beautifully - ISLAND 57 -
해넘이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라도 매일 아름답게 하루의 끝맺음을 할 수 있다는 증거다 - 아일랜드57 -
아일랜드는 원래 섬이나 외딴 지역의 약간 색다른 분위기를 띄는 작은 거주지 같은 곳을 가리키는 말인데 여기서는 이솜랜드라는 의미로 리솜리조트의 브랜드명인 듯하다
서해에는 해넘이 명소가 많은데 이곳 안면도해수욕장도 그런 해넘이 명소중 하나다. 인터넷을 보면 안면도해수욕장의 할미할아비바위 사이로 지는 해넘이 사진이 많이 보인다
리솜리조트 앞 꽃지해변길
저 멀리 꽃지해수욕장의 상징과도 같은 할미 할아비바위가 보인다
반대편으로는 샛별해변과 병술만해변 풍경
해루질(바닷가에서 조개, 고동, 낙지 등을 잡는 행위)을 즐기는 관광객들
좀더 가까이에서 확대 사진으로 본 할미바위(오른쪽)와 할아비바위(왼쪽)
꽃지해수욕장은 태안의 대표관광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알려진 해수욕장이다. 꽃지란 이름은 이곳 해수욕장 해변가에 해당화가 매우 많아 꽃이 지천에 피어있다는 뜻으로 꽃지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꽃지해수욕장 앞 바다에 있는 <할미할아비바위>의 유래를 살펴보면, 통일신라의 제42대 흥덕왕(826~836년) 때 해상왕 장보고가 청해에 진을 치고 대사가 되어 해상권을 장악하면서 서해안의 중심지인 안면도(견승포)에 전략적 전진기지를 설치하게 되었다. 이 기지의 책임자로 승언(承彦)장군이 파견되었는데, 승언장군은 부하들을 친형제처럼 아끼고 사랑으로 다스리니 모두 사기가 하늘에 닿았다(다음 사진에서 계속)
또한 승언장군에게는 아름다운 <미도>라는 부인이 있었는데 부부간의 금슬이 아주 좋았으며 부부의 사랑은 나날이 더욱 깊어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승언장군에게 궁복(장보고)으로 부터 급히 군선(軍船)을 이끌고 북쪽으로 진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전장으로 떠나는 승언장군은 사랑하는 아내와 기약없는 작별인사를 나눈 뒤 군선을 이끌고 북쪽으로 항진하였다(다음 사진에서 계속)
그 후 여러 달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자 초조해진 미도 부인은 바닷가 높은 바위에 올라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일편단심으로 남편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렸으나 장군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미도부인은 포기하지 않고 밤낮으로 수 십년을 기다리다 마침내 이 바위에서 죽고 말았다. 그 뒤 이 바위를 할미바위라 부르게 되었으며, 그 후 어느 날 밤 갑자기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천둥소리가 하늘을 깨는 듯 하더니 할미바위 옆에 큰 바위가 우뚝 솟았는데 이를 할아비바위라 부르게 되었다
할미할아비바위 6코스 완주 인증
트레킹을 마감하고 간단하게 해물칼국수 한 그릇 먹은 후 수건에 물을 적셔 땀도 씻고 나니 그럭저럭 1시간쯤 지나갔다. 약간의 짜투리 시간이 남아 할미할아비바위를 다시 한 번 보니 물이 꽤 들어와 경치가 좀더 나아 보여 사진을 한 장 더 찍었다. 역시 맨땅에 헤딩하는 듯한 사진 보다는 배경으로 물이라도 좀 받쳐주는 사진이 좀더 그럴 듯해 보인다
할미할아비바위의 전설이 적힌 홍보탑
안면도 꽃지사랑 노래비
지은경 시인의 시비 <안면도에서>
태안해변길 6코스 트랭글 완주도
6코스 트랭글 운동정보 - 1
6코스 트랭글 운동정보 - 2
당일은 대체로 흐린 날씨였지만 다행히 걷기 도중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다가 꽃지해수욕장 앞에 와서야 비로소 약간의 비가 내렸기에 별 어려움 없이 트레킹을 마감할 수 있었다.
행운은 여전히 나의 편인가 보다
- 끝 -
첫댓글 신봉님
사진봉사 감사드립니다.
태안해변길 공지에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