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기하라 지우네는 어려서부터 외교관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외교관으로서 일본을 대표해 일본에 대해 널리 알리고 싶었던 그는
평소 일본대사로 러시아에 가서 근무하는 것을 원했다.
1930년대 후반, 마침내 그의 오랜 소망이 이루어져
그는 러시아의 서쪽에 있는 리투아니아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하루는 그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자기 집 공관 앞에 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큰 일이라도 난 줄 알고 밖으로 뛰어나간 그가 본 것은 유대인들이다.
독일의 비밀경찰을 피해 폴란드의 거친 지형을 헤치고
결사적으로 도망쳐 나온 유대인,
그들은 독일의 비밀경찰 게슈타포의 무서운 손길을 벗어나고자
이른 아침부터 그곳에서 스기하라를 기다린 것이었다.
일본의 비자를 받으면
독일의 지배를 받고 있는 유럽을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기하라는 즉시 본국에 전보를 쳤다.
그는 유대인들에게 비자를 발행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세 번이나 전보를 쳤다.
그러나 동경에서 날아오는 대답은 세 번 모두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의 눈앞에 두 가지 풍경이 그려졌다.
외교관으로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유대인들이 독일군에 끌려가 비참하게 살아가는 모습….
하룻밤을 꼬박 세운 그는
다음날 아침 일찍 대사관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28일 동안 밤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 손수 비자를 쓰고 도장을 찍었다.
이렇게 하여 그는 유대인 6천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는 그 뒤 본국으로 송환되어 외교관 지위를 박탈당하고
평생 전구를 팔면서 소박하고 가난하게 살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