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단일화 후 기자간담회 '방송법 위반 반발' 기자질의에 "남은 선거동안 균형 지켜달라는 경고"
"민주 흑색선전 안통해, 간담 서늘할 것…박영선 상응 선거전략 짤수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시장이 되면 서울시미디어재단 TBS(교통방송)에 서울시 예산지원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한 사실을 시인하면서 그럴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다.
서울시장 당선됐을 때 했던 발언이면 문제가 되겠지만 후보 신분에서 '할 수도 있다'는 표현을 쓴 것은 편향방송에 대한 경고의 의미이자 균형있는 방송을 하라는 촉구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후보는 23일 오전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에서 승리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후보는 '지난달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TBS 재정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발언에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고, 방송법을 위반해 실제 고발당하기도 했는데, 이 같은 지적에 어떤 견해인가'라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저는 서울시에 예산을 지원한다, 안 한다는 것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에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당선된 상황에서 한 것이라면 그렇게 문제가 되겠지만”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어 “TBS에서 문제가 된 방송(김어준의 뉴스공장으로 보임-기자주)은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된 시사프로그램이라서 강한 비판을 받는 프로그램”이라며 “그 프로그램의 편향성에 대해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던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오 후보는 “(예산지원 중단을) '한다'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니라 '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를 한 셈”이라며 “남아있는 선거기간 동안이라도 균형을 지켜달라는 촉구겠죠. 그 정도로만 설명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지난달 신동아 3월호(온라인은 2월21일자)와 인터뷰('오세훈 “용산 잘못 이용하면 서울 획기적으로 바꿀 기회 없어”')에서 '일부 야권 후보가 정치 편향 논란을 빚는 TBS에 서울시가 재정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고 묻자 “시장이 되면 바로잡을 건 잡아야 한다”며 “(TBS에) 예산 지원을 안 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언론답게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원칙적인 대응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시장으로 재직할 때는 이런 논란이 없던 걸로 기억한다'는 신동아의 질의에 오 후보는 “지금처럼 극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실제 평화나무(이사장 김용민)는 지난 17일 오 후보를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에 대한 개입 의지를 공개 천명해 TBS의 방송편성 자유와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서울마포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평화나무는 방송법 제4조 제2항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이런 제반 사항을 살펴보았을 때, 오세훈 예비후보가 TBS에 다양한 형태로 개입할 것이라 천명한 것은 그 자체로 방송법 제4조 제1항을 정면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평화나무는 오 후보의 발언을 두고 “방송통신위원회의 TBS 변경허가 취지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고 방송사항 전반을 제작해 송출할 수 있는 편성에 개입해 TBS의 권능을 축소시키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3일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국회 소통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오 후보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토론회 때 양심선언이 나오면 사퇴한다는 발언은 유호하느냐'는 질의에 오 후보는 “저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
'단일화 후보가 됐으니 내곡동 땅 공세 더 강해질텐데, 대응할 복안은 뭐냐'는 어느 기자의 질의에 오 후보는 “그 사안은 다 해명된 사안”이라며 “다만 해명과정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을 뿐이지,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자꾸 거짓말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어제 오늘 (여론조사) 결과를 보셨듯이 현명하고 지혜로운 서울시민들은 그런 터무니없는 흑색선전에 전혀 동요함이 없다”며 “현명하신 판단을 보고 민주당은 지금 간담이 서늘해지지 않았을까 저는 그렇게 짐작을 한다”고 비난했다.
오 후보는 이 기회에 박영선 후보에 촉구한다면서 “선거도 지고, 선거를 흑색선전 진흙탕 선거로 만들어, 위대한 대한민국을 20~30년 전의 낙후된 대한민국으로 후퇴시킨 장본인으로 남으실 건지, 아니면 선거에는 지더라도 후보의 결단으로 후세에 귀감이될 선거전으로 만들어서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남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모든 것은 박영선 후보의 선택이라고 앞으로 판단하겠다”며 “저희도 거기에 상응하는 선거전략으로 임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야권연대를 위해 삼고초려할 대상에 윤석열 총장도 들어있는지를 두고 오 후보는 “지금 답변드리기 어렵다”며 “도움을 청하는 것 이상은 결례”라고 답했다. 오 후보는 “그분이 본격적으로 정치행보를 하고 있지 않고 있고, 그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국민의당과 합당 추진을 묻자 “국민의힘 국민의당과 합당 부분은 안철수 후보가 언급한 게 있다”며 “추후 구체적으로 논의를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언급했던 것을 본인의 발언을 다시 질의하자 오 후보는 “한참 선거전이 진행중”이라며 “그 문제는 추후에 얘기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재직시절 서울시의회와 무상급식 문제로 갈등하다 사퇴했던 것과 관련해 '이번엔 서울시의회가 더욱 압도적으로 다수인데,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는 기자의 질의에 오 후보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고, 서울시정은 생활시정”이라며 “충분히 서로 타협과정을 거쳐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관철해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소통관 뒤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려 상당수 기자들이 바닥에 앉아 오 후보의 발언을 기록했다. 이에 김은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캠프 대변인은 “오늘 바닥에 앉게 해드려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