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않습니다.
20기 송상영 회원님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댈 안지 3년이 되어가고
난 그저 익숙해져 버린겁니다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남보다 더
당신과 함께 할 때 내가 즐거워집니다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어딜가든
젤 먼저 주위 속에서 그댈 찾고
벨소리에 혹시 그대일까
놀라는 날 발견하지만...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대가
쓸쓸히 그늘진 모습을 보이면
난 너무 아픕니다
그걸 사랑이라고 한다면
난 거짓말쟁이입니다
난 나에게
늘 이렇게 속이고 있습니다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난 겁이 납니다
사랑이라는 아픔 속에
그댈 지워야 할까봐
그러나 사실을... 사실을...
사실은 그러합니다
그댈 안 3년중에
난 2년이라는 시간을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가을 +1
21기 이정훈 회원님
모든 게 내가 더 하나 많다
딱 하나 빼고는
그냥 내가 더 많았으면
이토록 힘들지 않을텐데
밥도 내가 더 많이
키도 내가 더 크고 그리고...
내가 더 많이 전화하고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데
가을보다 겨울이 더 춥던 것처럼
단 하나의 많음으로 더 싸늘한...
그리고 나는 이제 +1을 채워
낙엽이 지는 것처럼
아니 낙엽이 이미 져버린
+1이 되는 것이 아닌지...
이 가을에 사랑하십시오.
19기 하태갑 회원님
이 가을에 사랑하십시오.
가슴이 따뜻해 질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사랑을 받으세요.
혹시나 그렇지도 못하다면
자신을 사랑하세요.
하늘 아래서
22기 전수홍 회원님
멀리서 나를 향해 다가오는 그리움이 있다.
나를 향해 떨어지는 낙엽하나가 나에게 말한다.
너 목 안아프냐...
발갛게 물든 가을의 저녁 하늘이 되면
목이 아파도 올려다 보고 싶은 얼굴이 있습니다.
저기 나를 떠나는 추억이 있습니다.
저기 날아가는 갈매기가 나에게 말합니다.
뭘 보냐...
시꺼먼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
계속 쳐다보고 싶은 나의 시간들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당구 서사시
22기 최기돈 회원님
후루 터지면 '미안하다'
'이 바닥이 다 이런거 아이겠나'
하시던 행님들.
내가 한 큐 잡으면 '쳐됐네'
'다마 안 올리나' 하시던 행님들
후루에 울고 쪼임에 쫄고,
그렇게 째질 수 밖에 없던 날들
그래도 내가 큐를 잡는 이유는
거기에 당구장이 있음이랴.
지금 이 순간도 깨어 있는지...
22기 김민석 회원님
여기는 지하철,
옆 사람의 어깨 위에 하이얀 이슬이 맺혀있다.
여기는 도서관,
자리잡은 뿌듯함에 만족의 잠을 청한다.
지금은 수업시간,
엘레강스한 포즈로 교수님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여기는 술자리,
'부르르'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인다.
언제나 덜 깨어있는 나
지금 이 순간도 몸부림이 아닌지...
10월의 친구
22기 이상신 회원님
10월이 되면 찾아와
나의 마음속을 붉게 물들이는
친구가 있다...
언제나 어김없이
10월이 되면...
그가 오면 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깊은 사색에 빠진다.
그를 보면
문득 떠오르는 이들이 있고
그를 보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그의 맑고 아름다운 빛깔을 보며
그를 내 곁에 두고 싶어 하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다.
그도 어쩔 수 없기에
그러나 나는 말하고 싶다...
다음 번에 당신을 또 볼 수 있길...
다음해에도
그 맑고 고운 빛깔을 가지고
내 곁으로 돌아오길...
난 언제나 그렇게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한울
22기 이동환 회원님
한울타리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울(?)이한 사람덜...
한 개를 배우면 열을 아는 뛰어남으로
울 학교에 모인 슈퍼 초 울트라 엘리트...
한번만 만나봐도
울(wool)보다 더 한 부드러움을 느끼게 하는 곳
한산한 파크를 뒤로한 채 황당으로 가면
울아마시를 열시미 돌리고 있는 당구매니아
한 섞인 목소리로 O.T 때 안 맞을라고 울어본들
울어?!! 빨리 안대나!! 쳐됐네!! 라고 하는 강인한(?) 사람덜
한(?)상 피곤한 등?하교길 속에서도
울보다 더 늙고 불편한 사람들에게 양보할 줄 아는 멋진이들...
한 넘만 쏜다고 하면 행사 때 빠지던 사람덜도
울으으... 몰려가서 같이 쪼는 단결심??
한 사람이라도 슬픔에 처해 있으면
울며 위로할 수...
이런 곳이 한울입니다.
고슴도치 딜레마
22기 최유진 회원님
고슴도치는 추워도 혼자 떨 수 밖에 없다.
온기를 나눠가지려 다가갈수록
서로에겐 상처뿐인데...
온기란 혼자 가질 수 밖에 없는 것...
고슴도치는 멀어진 가시 거리만큼
마음이 시리다.
비
22기 송승원 회원님
비가 내린다
마음에 비가 내린다
이 마음의 비를 피하게 해 줄 이는 누구인가
남자
나의 일과
22기 김대우 회원님
오늘도 aizim 가방을 메고
9시 전기회로 섭을
가뿐한 마음으로 째고
우드륨 장판을 깐 Park에 앉아
Toonia 공책으로 만든
날적이를 꺼내
모나미 젤로펜으로 낙서를 한다.
때 되면 애들 꼬아
황당에 가서
우라마시와 하꾸마시로 우빵 잡다가
끝내는 후루꾸로 쿠션 돌리고
산뜻한 마음으로 손을 씻는다.
저녁 어스름엔 이어도에 앉아
주인 아저씨 한 쪼개고
새우깡을 리필한다.
C1 소주를 토.마.토 하고
한국 지하철 공단에서 만든
지하철의 마지막 칸에서
하루 일과를 마친다.
발걸음
22기 박동원 회원님
창 밖 좁은 시야론 낙엽하나 떨어지고
올해도 여지없이 느낌 없이 보내는 세월
채 가시지 않은 어린 꿈들은 주위에 서려있는데
푸념은 길어 술잔은 늘어간다.
지구는 오늘도 빠르게 자전하고
그 위에 사람들도 바삐 걷고
나도 가야 할 길이 멀건만
술 취한 내 발걸음은 자꾸만 넘어지자네
Throwing Up
22기 이순규 회원님
멋 모르고 덤벼들었던 그 쌉싸름한 술에
난 힘을 잃고 말았다.
밀려오는 복통
저 아래 깊숙이 밀려오는 짜릿함
절정... 그리고 허탈감, 후~~
강렬한 분출에 내 혼을 담고,
뜨거운 분출에 상념을 털어버린다.
그때의 일을 아스라이 묻어둔 채
난 다시 술과 씨름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