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는 구실로써 소식지,
당사자를 주체로 세우는 소식지,
사회사업 더 잘하게 하기위한 구성과 틀,
동료의 업무를 도와주는 소식지,
직접적인 복지활동을 할 수 있는 소식지,
강점관점 질문으로 만드는 소식지,
복지메시지를 더욱 강조하는 소식지 등
소식지는 종합적이고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 만큼
개입의 여지가 크고
그에 따라 사회사업을 적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식지를 따로 큰 꼭지를 만들어서
소식지로 사회사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매번 소식지를 만들수록,
소식지의 효과성을 따져볼수록 힘이 빠집니다.
다른 분들에게 '소식지를 계속 만들어라.’라고 할 자신이 없어집니다.
제가 보기에 소식지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비용에 비해 효과가 적습니다.
여러분 기관은 소식지에 비용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습니까?
일 년에 4회에서 12회까지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때마다 제작에서 우편발송까지 돈을 써야하니
1년에 백만 원은 우습습니다.
소식지에 천만 원을 넘게 쓰는 기관도 많습니다.
소식지로 구체적인 변화를 유도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소식지로 명확한 결과를 얻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변화, 결과가 비용투자에 비해 너무 적지 않나요?
몇 백 명에게 우편발송하고,
직접 건네 드리지만 피드백을 받기 쉽지 않습니다.
그 돈이면 사업 몇 개를 더 만들 수 있는데….
동료가 진행하는 총 사업예산이
소식지 사업 하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산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때면
동료에게 미안해집니다.
둘째. 유통기한이 너무 짧습니다.
작년에 만든 여름호 소식지,
배포하고 남은 것들은 어디에 있나요?
혹시 창고에 쌓여있지 않나요?
내용이 변했나요?
내용도 좋고, 지금도 유용한 콘텐츠인데
왜 창고에 쌓여있어야 하나요?
계간, 월간으로 만들어야 하는 소식지는
태생상 기한에 영향을 받습니다.
계절, 달이 지난 소식지는
통째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때가 많습니다.
소식지에 어떤 내용이 있든지 상관없습니다.
멀쩡한데 버려야 합니다.
비싼 비용을 들여 소식지를 만드는데
한 달에서 석 달 정도뿐이 쓰지 못하는 소식지.
콘텐츠, 종이, 인력, 시간, 헌신….
소식지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한
모든 요소가 아깝습니다.
‘한 가지 소재로 만드는 소식지’도 만들어
유통기한을 이겨내려고 노력했지만
특성상 한계를 넘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셋째. 소식지 같은 종합 홍보물을 만들 역량이 있습니까?
사회복지사가 다양한 콘텐츠를
종합적으로 구성할 역량이 있습니까?
사회 약자를 직접 도울 줄만 알았지,
도구를 활용하여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어디서 듣고 배운 적이 있습니까?
또 소식지의 구체적인 용도, 목적, 기관의 비전을
깊게 궁리하지 못하니
디자이너에게 무엇을 요구해야할지,
동료에게 무엇을 부탁해야할지,
무슨 내용을 담아야할지,
가치를 어떻게 세워야 할지 명확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까?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서로 전문성을 살리며 일 할 수 있는 방법이 해결방법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홍보담당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주장을 했는데,
소식지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인쇄, 기획, 구성, 사진, 글, 디자인 등...
현재 방식처럼 소식지를 만들어야한다면
매달, 3달씩 사회복지사가 반복적으로
짊어져야 하는 짐이 무겁습니다.
지역 병원, 은행, 우체국에 직접 찾아가 소식지를 비치하지만
여성중앙, 레이디 여성 등 두껍고 질 높은 잡지들 앞에서
초라합니다.
제가 초라해집니다.
넷째. 대체 콘텐츠로 인해 잡지가 쇠퇴하고 있습니다.
MP3플레이어, PMP, 핸드폰, 컴퓨터, 게임기 등
정보를 얻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반 콘텐츠가 주류로 변해가는 상황입니다.
인터넷, 디지털의 발달로
우리나라 잡지 산업은 축소되고 있습니다.
매년 폐간하는 잡지는 늘어나고
월평균 잡지는 읽는 사람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잡지가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한 곳이 있는데,
그 분야는 고소득자를 위한 잡지라고 합니다.
그 외의 분야는 축소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 2009.11.01 교양ㆍ대중잡지 쇠퇴로 `지식산업의 한 축` 몰락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564966
과거, 잡지를 통해 질 높은 정보를 획득하던 시대에서는
소식지 역시 그에 합당한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꼭 잡지, 소식지가 아니더라도
정보, 재미를 다양한 곳에서 얻을 수 있는 현재에서
굳이 고집해야할 매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소식지! 과감하게 버릴 수도 있어야 합니다.
소식지의 자체의 측면,
소식지를 만드는 사회복지사 측면,
소식지 외부환경측면에서 한계를 말씀드렸습니다.
비단 소식지만의 문제냐고 물어보신다면
소식지가 정점에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런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어르신, 장애인과 같은 사회약자들에게
디지털 기기보다 접근성이 높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이유로 소식지를 존속해야한다고 하십니다.
맞습니다.
종이의 특성인 소식지가 접근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꼭 소식지로
정보를 획득하도록 할 필요는 없습니다.
꼭 이런 홍보물이 아니더라도
이동이 가능한 분이면 기관을 자주 방문하여
대면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게 하거나,
이웃 간의 관계를 만들어 드려
주체적으로 정보를 획득하게 하는 것이
더욱 적극적인 방법입니다.
혹시, 소식지를 폐간한다고 이에 따른 대안을
홍보물에서 찾는 것은 제한적 시각입니다.
보통 소식지를 계속 만들지, 폐간할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홍보담당자에게 없습니다.
대부분 기관장님께서 갖고 계십니다.
여러분도 소식지의 한계에 대해 동의하신다면
지속적으로 조금씩 기관장님께
여러분이 느끼는 한계에 대해 말씀드리십시오.
당장의 소식지에 자유로울 수 없더라도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공감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기관장님께서는
소식지의 한계에 대해 알고 계실 겁니다.
비용대비 효과에서 대해 물어보시는 기관장님이
많다는 홍보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자주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가 일했던 3년 4개월의 소식지제작 역사는
소식지로 사회사업을 한 역사인 동시에
소식지 제작비용 축소의 역사입니다.
입사했을 당시 소식지에 책정된
총 예산은 2300만원이었습니다.
퇴사할 당시는 400만 원 정도로 줄였습니다.
소식지로 할 수 있는 사회사업을
고민하는 것과 동시에
소식지를 축소할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소식지를 기관에서 폐간하든, 축소하든
소식지를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관평가에서
소식지에 관한 항목을 빼야합니다.
기관평가에는 년 4회 이상 소식지를 만들어야
최고점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은 기관들이 평가점수를 높게 받기위해서
소식지를 억지로 계속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식지를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기를 건의 드렸고
그 의미에게 대해 기관장님께서 공감해주셨습니다.
하지만 평가 때문에 소식지 분량 축소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의도적으로 소식지를 자유롭게 만드는 사례를
만들고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혹시 소식지를 폐간하더라도
그 것이 사회복지 홍보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식지를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소식지를 넘어
다양한 형태의 홍보물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들고 싶을 때 만들 수 있는 소식지.
홍보담당자 스스로 역량을 정하여 만들 수 있는 홍보물.
소식지 예산이면
유통기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도 남습니다.
사회복지계가 소식지의 한계를 인정하고
소식지를 자유롭게 놓게 버리면,
각 기관이 기관 특성에 맞게 소식지를 대처할
다양한 형태의 홍보물을 만들어 활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식지를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최선을 다해 만들어야합니다.
소식지의 한계를 전혀 알지 못했던 그때로 돌아가야 합니다.
홍보담당자가 소식지의 한계를 인정한다고 해서
기관 전체가 인정한 것이 아닙니다.
대충 만들어도 된다고 허락받은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을 믿고 같은 비용이 계속 투자되는데
소식지가 부실해지면 되겠습니까?
여러분의 열정까지 소식지의 한계에 가두시겠습니까?
아직도 사회사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외면하면 되겠습니까?
오늘은 소식지로 사회사업해야 할 때입니다.
‘소식지를 자유롭게 놓아버리자’라고 주장하면서
‘만들 수밖에 없다면 열심히 만들어라’라고 주장하는 제 모습이
야누스의 얼굴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소식지 존폐에 대한 결정권이
홍보담당자에게 없는 상황에서
이 이율배반적인 주장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그렇게 비용을 축소해 왔군요. 소식지의 한계를 알고, 비용을 축소하고, 기간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만들려 했고, 폐간까지 고려했군요, 소식지 담당자에게 이렇게 깊은 고뇌와 성찰이 있었음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구구절절 머리를 깨우고 가슴을 울립니다.
홍보사회사업가로서 실천 경험에서 나오는 생생한 이야기,
비전과 철학이 있는 사회사업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선배님에게서 배운 것입니다.
김종원 선생 발바닥에서 나온 글, 절절합니다.
각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를 추가했습니다.
그 또한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각주가 아니라 본문으로 붙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야 한다면.. 최선의 노력을 쏟아부여야 겠지요..
저는 저의 역량이 부족함을 알고, 소식지를 조금씩 줄였습니다. 소식지의 한계도 보였고, 그에 대한 저의 역량의 한계도 보였지요.. 소식지에는 반드시 표현해야 할 것을 넣었지요. 페이지가 줄어서 비용이 절감했고, 배포 부수를 줄여서 비용을 줄여 나가기도 했습니다.
김종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아동결연업무를 보고 있는데, 사례집(모금, 사업홍보용으로 사용되어질 예정)을 만들고 있어요..글속에서 나아가야할 방향이 보입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감사합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녹색평론 발간사에서 다른 맥락이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본 적 있습니다.(http://www.greenreview.co.kr/archive/1KimJongchul.htm) 환경 이야기를 하기 위해 나무를 희생시키는 '종이'잡지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모순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녹색평론은 환경 이야기를 대중적으로 전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잡지라는 형식을 잡았다고 봐야겠죠. 복지관 소식지에 그 정도의 고민과 철학이 있음이 대단합니다. 아울러 그런 고민과 철학이 있다면 내용이 알찰 수밖에 없겠지요. 김종원선생님의 3년4개월이라 더욱 절절하게 와닿습니다. 소식지 이야기임에도 복지관 사업 전반을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라 공부가 됩니다. 고맙습니다.
고맙다. 상진이 답글 귀하다. 발간사 읽었다. 감동이다. 나도 이런 글 쓸 수 있을까? / 이 글로 복지관 사업 전반을 볼 수 있었다니 고맙다. 오늘 전화하려고 했는데... 오후에 전화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