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쳐 먹어서 하천의 식생을 교란하는 외래종 왕우렁이 비해 토종 논우렁이는 생태적으로 먹을 것을 매우 가립니다.
두 종을 구분하는 방법은 제 블로그에 써놓은 글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http://epician.tistory.com/64
기본적으로 토종 논우렁이(이하 우렁이로 표기)를 수조에서 키우다보면, 먹이 공급이 쉽지 않습니다.
얼마 전까지 우렁이는 흙을 걸러서 유기물을 먹거나 이끼 따위를 먹는다고 알고 있었으나, 최근 읽게 된 논문(http://scholar.ndsl.kr/schDetail.do?cn=JAKO200814364033998&topN=10) 한 편을 통해서 이매패(조개류)처럼 식물성 플랑크톤 또한 섭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로써 우렁이의 수조 내의 역할이 뜻하지 않게 발생한 녹조류 제거에도 쓰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우렁이를 수조에서 키울 때 굶어죽기 쉽상입니다. 자연광을 한나절 이상 받아서 이끼가 창궐하는 환경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우렁이가 먹을 수 있는 이끼류도 비교적 부드러운 종류인 갈색이끼가 대부분입니다. 청소할 때 플라스틱 카드로도 잘 안밀어지는 녹색이끼류는 같은 자리를 여러 번 먹어야 조금 먹은 티만 나는 수준이고, 붓이끼류는 아예 입도 안대는 거 같습니다.
요약하면 우렁이가 먹을 수 있는 수조 내의 먹이라면 1) 수조에서 자연 발생한 갈색이끼류, 2) 사료찌거기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도 움직임이 느리고, 생각보다 활동영역도 작아서 이끼가 사방이 도배될 정도의 환경이 아니라면 적당한 섭식이 유지되기 힘듭니다. 생먹이용으로 생이새우를 키우던 수조에 우렁이를 넣어본 적이 있는데, 생이새우와의 먹이경쟁에서 밀린 탓인지 100% 폐사했습니다. 그 정도로 움직임이나 활동 영역이 좁습니다.
그래서, 가끔 적절한 먹이공급을 해줘야 굶어죽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새우류나 초식성 어류에게 공급하는 것처럼 채소(상추, 배추, 시금치 등등)를 삶아서 여러 조각으로 찢어서 수조 곳곳에 뿌려주면 주로 야간에 달라붙어 뜯어 먹습니다.
초식성 물고기를 함께 기르는 경우엔 정말 편한데, 물고기가 채소를 뜯어먹고 배설을 하면 그 배설물을 우렁이가 다시 먹어서 2차 분해하는 것 같습니다. 정확하진 않으나, 제 수조를 관찰한 바에 따르면, 각시붕어 수조에 우렁이가 있을 때, 배설물이 바닥에서 날려다니는 기간이 훨씬 짧았습니다. (물고기가 채소를 먹고 배출한 배설물은 분해도 느리고, 가벼워서 잘 날리는 편입니다.)
세 줄 요약
1. 수조에 우렁이 넣으면 굶어죽기 쉽다.
2. 그래서 가끔 채소류를 삶아서 넣어줘야 한다.
3. 이끼만 먹는 줄 알았던 우렁이, 녹조류도 먹는다!
첫댓글 그렇군요. 토종 우렁이나 다슬기나 둘다 이끼만 뜯어먹고 수초는 건들지 않는듯 하여
담엔 우렁이를 넣어봐야 겟다 했는데..ㅎ;
다슬기는 따로 먹이 안주고 키우는데도 잘 살더라구요. 폭번..ㅋㅋ
집에 동거하는 이끼는 녹점, 붓이끼, 녹색이끼 솜털이끼, 시아노 등등..ㅋㅋ;
주가되는 이끼는 녹색이끼, 붓이끼네요.
이끼도 여과제라는 생각으로 전면 유리만 닦고 방치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밥따로 안챙겨줘도 다슬기는 이끼먹으며 잘 살던데 우렁이는 왠지 챙겨줘야 할것 같아 신경쓰이겠네요..ㅋㅋ;
나중에 새우항 할때 함 넣어봐야 겟네요..ㅎㅎ
다슬기는 수초 뜯어먹습니다. 다슬기는 우렁이에 비해 치설이 더 발달해서 먹이섭취가 훨씬 용이한 편이죠. 반대로 우렁이는 수초 잘 안건들고요. 가끔 구멍나는 수초가 있긴 한데, 용인해줄 수 있는 수준입니다. ㅎㅎ 초보시절 뭣 모르고 수초항에 다슬기 넣었다가 아침마다 다슬기가 씹어놓은 수초 치우느라고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주로 약한 워터스트라이프를 공략하고 ㅎㅎ 사지타리아 같은 수초도 갉아놓고 나면 잎이 녹아내려버립니다.
헐.. 그런가요?
현제 모스와 원델롭 미크로소리움 같은 음성수초가 주가 되는 어항이라 티가 덜 난건가..;;
수초까지 뜯어먹는줄은 몰랐네요..
이렇게 또 하나 알아갑니다.ㅎㅎ;
뭐.. 나중에 문제가 되면 헬레나 좀 집어넣고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겠죠..ㅎ;
아..그래서 우렁이가 죽었구나...
근데 강우렁하고는 좀 다른가요?
사지타리아면 나사말하고 비슷하죠?
저희집 어항 다슬기들은 안건드리던데.. 다른 먹이가 풍부해서 그럴까요?
(예전에 검정물방개 녀석이 나사말 줄기를 다 끊어논 적은 있네요..-0-;;)
논우렁이, 강우렁이 식생은 비슷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지타리아는 주로 바닥을 기면서 자라는 난초 같은 작은 수초인데, 대형종이 웃자라면 나사말 비슷하게 보이긴 해요.
고수님 블로그 읽느라 눈물 빼는 중.....참 재미있네요.
썰렁한 블로그에 댓글도 달아주시고,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끔 들어가서 필요한 지식을 얻어야겠네요. 고수님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