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은이와 시은이 어머님(눈썹달..범상찮은 아이디입니다.)의 글이
잔잔한 감동으로 와 닿습니다.
YWCA근로자가족복지회관어린이집(어휴~ 언제 카페이름을 바꾸었데요..? 숨차~~)의
선생님들이 뿌듯한 보람을 느껴실 것이 눈에 선합니다.
저도 딸 둘(중1, 초5)을 키우는 아빠의 입장으로서
우리 딸들도 저렇게 귀엽고 예뻣던 시기가 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아침마다 온갖 아양으로 용돈 뺏어 갈려는 딸들과
용돈 뺏기지 않을려는 아빠와의 머리싸움, 고도의 심리싸움을 하고 출근하는 날이,
의외로 활기차고 재밌게 시작되는 것은 아마 딸 키우는 재미일겁니다.
꼬박꼬박 아빠 생일도 챙겨주고,
엄마한테 아빠가 꾸중 듣지 않게 엄마의 심리상태(불쾌지수)를 은근슬쩍
전달해 주는 품이 가히 미국 CIA 정보원이 울고 갈 정도랍니다.
각설하옵고,
아침에 시은이 편지를 읽다가 생각났는데요..
시은이가 1920년 경에 어린이 집 다닌 아이였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든 계기는,
우리 처 고모님이 진주 최초의 유치원(진주교회부설 복음유치원.창립은 거의 80년 전쯤)을
다녀셨다는데, 다닌지 한달도 안 되어서 자퇴를 하셨답니다.
지각을 했는지 말을 안 들었는지.
선생님에게 꾸중을 듣고 벌을 받으셨는데,
외국인 선교사 선생님이 물방(아마 수도간 인듯..)에 가두고 문을 잠그었데요..
그 뒤로 겁이나서 울며불며 떼를 쓰서 유치원을 안 가셨답니다. 지금도 가끔 그 이야기 하십니다.
(지금 같으면 가히 아동학대죄 수준인데..)
그래서, 옛시절의 시은이와 미래의 시은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의 나래를 한번 펴 볼까요?
2003년의 "YWCA근로자가족복지회관어린이집" 시은이 어린이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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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 시은이예요
아침에 제가 울어서 속 상하셨지요
엄마!시은이가 엄마 많이 사랑하는거 아시지요?
아침에 엄마랑 더 많이 있고 싶어서 울었지만
오늘도 선생님말씀 잘 듣고 친구랑 사이 좋게 지낼께요
엄마도 시은이가 울어서 속 상하셨지만...
이제 안 울고 즐겁게 지낼께요
나중에 집에서 엄마만날께요 엄마사랑해요
하늘만큼 땅만큼..
1930년의 시은이 兒孩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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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전상서!
소녀 시은이 이옵니다.
今朝에 소녀가 애달피 울어서 심려가 얼마나 커셨는지요?
어머님. 소녀가 어머님을 사모하는 정 가이 없음을 아시는지요?
금조에 어머님의 품을 떠나 서당에 가는 것 보다,
곁에 모시고 자애로운 사랑을 느끼고저 애달피 울었으나,
금일도 훈장님 말씀 잘 듣고 학동들과 격의 없이 지내도록 하겠사옵니다.
어머님도 소녀가 애달퍼함에 심려가 커셨으겠사오나
추후로는 애달퍼하지 않고 명랑히 지내겠사옵니다.
금일 오후에 가정에서 어머님 만나뵙겠습니다.
사모치도록 그립습니다. 어머님 天地之間만큼..
소녀 시은이 올림.
2010년 미국 하바드로 유학간 시은이(꼭 이렇게 이루어 지라는 뜻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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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
This is Si-eun..
Did you heartache by my cring When In the morning?
Mom!
Do you Know, Howmany I love for you?
In the morning I'm so cring wanted with you more sometime.
Also Today, I do devote oneself to Listening teacher and be pleasant with my friend.
However, mom heartache by my cring,
I oath never cring and pleasant plaing.
See you later at home.
I love you mom, asas Sky and Earth..
주: 사전을 찾아 본다던지, 우리나라 고등학교 영어 교육의 폐습인
문장을 갈기갈기 찢어 굳이 해석을 할려는 우를 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영어편지를 읽고 고개를 주억거리며 '으~흠 제법이네' 라는 표정만 짓고 계시면
옆에서 보시는 다른 분들이 '어~라 이 사람이 영어를 아나?' 하는 표정 지을 겁니다.
첫댓글 할 말을 잃었슴...
남들은 편지한장 쓰기도 힘든... 님은 옛어른들이 쓰시든 격조높은 서한문에다 한술 더떠서 영어까지... 감동입니다요~~~
시대를 초월한 문장가시군요, 우~~~~아 뜨아아 ~~편짓글 표현이 왕입니다요.
언젠가 또 시은이가 우는 날, 이 글이 분명코, 필연적으로 생각날터인데 과연 그때 제가 가슴아픈 애절한 표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 (후니님의 가정도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허.. 괜시리 심려를 끼쳐드렸군요. 시은이가 우는(현재형이네.. 미래형은 어떻게 쓰지? 울 날?) 날, 표정관리에 애 쓰실 눈썹달님.. 표정관리하시랴.. 시은이 잡으랴(?).. 바쁘시겠습니다. 모쪼록 포커 페이스 유지에 만전을 기하시도록 기원할 따름입니다. 꼬리말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