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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 영화 작품상은 휴먼 드라마 킹스 스피치에 돌아 갔다. 이 영화는 말더듬이 증세를 극복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란 국가적 위기 앞에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준 영국왕 죠지6세의 이야기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지만 말솜씨 없는 위인도 많다. 성경에서 출애굽의 주인공 모세는 말더듬이다. 스스로 “말에 능하지 못한… 입이 뻣뻣하고 혀가둔한 자(출애굽기 4:10)”라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달변(達辯)의 아론 대신 눌변(訥辯)의 모세를 택한다. 신학자 마틴 부버는 ‘타고난 계시의 비극’이라 했다. 모세는 파라오 앞에서 더듬거려 예컨대 내 말의 내를 “ㄴㄴ내 백성을 ㅂㅂ.라.고 하는 식이다. 웅변의 달인 데모스테네스도 말더듬이였다. 발음이 부정확하고 호흡도 짧아 긴 음절은 한꺼번에 말하지 못했다. 그래서 입에 작은 돌멩이를 넣고, 가파른 언덕을 뛰어오르며 발성을 연습했다. 무엇보다 독서에 매진한다. 사실은 말보다 갈무리된 생각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말더듬이였다. 영국 총리 처칠도 말더듬이였다. ‘에스(S)’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술에 취했기 때문”이라는 비아냥도 들었다.그러나 2차대전이 발발하자 하원에서 “나는 피, 수고, 눈물과 땀밖에 드릴 게 없다”는 연설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다. 동시대 국왕 조지 6세도 심한 말더듬이였다. 그는 엘리자베스 2세의 부친이다. 형 에드워드 8세가 심프슨 부인과 ‘세기의 스캔들’로 하야하면서 얼떨결에 왕위를 계승한다. 호주 출신 언어치료사의 도움으로 말더듬증을 고친 그는 훗날 라디오를 통해 독일에 선전포고 연설을 한다. 말 잘하는 히틀러와 달리 그는 ‘공감의 힘’이다. 국민은 감동하고, 끝까지 영국 을 지켜 마침내 승리한다. 이를 그린 영화 ‘킹스 스피치가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탄 것이다. 궤변(詭辯)과 아집(我執), 내 주장만 늘어놓는 우리 지도자들에게 공감 ‘스피치’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일까. 능언앵무(能言鸚鵡)라 했다. 앵무새도 말은 한다는 뜻이다. 지도자의 말은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는 말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애리조나 추모 연설에서 ‘51초 침묵’은 청산유수보다 강한 여백의 힘을 보여준다. 그러지도 못할진대 소음 보다 정적이 낫겠다. 침묵은 금(金)이라 하지 않는가 |
첫댓글 킹스 스피치 보고싶구나. 후천적 언어장애를 가진 처지에선 더욱!
허리웃에서 간만에 휴먼 스토리가 불랙버스터를 제첫구나 여건이되면 천규와같이 영화보면 좋으련만 ....
말을 잘 한다는 것 그것은 현대인에게 장점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말 보다는 진솔함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머지 않아 한국에서도 상영 될 터이니 이 영화 꼭 보도록 합시다.
박천규, 그대의 언어 장애는 아름다운 글로 승화되어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심어 주니 얼마나 아름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