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Hikari Railstar입니다.
여러가지 상황상 일본을 갈 일이 그동안 계속 있었습니다만 제대로 진행이 안될 거 같다는 생각에 여행기를 만들지는 않았었는데요, 이번 10월에 다녀온 일정은 수업 중간에 끼워서 움직이다보니 일정이 길지 않게 형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순수한 철도 여행의 목적도 아니었기 때문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하여 연구회 활성화에도 손을 좀 보탤 겸 해서 오랜만에 여행기를 작성해볼까 합니다.^^
너무 긴 호흡은 만드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오히려 힘들 수 있으니 가볍고 짧게 진행을 해보도록 하지요. 몇 편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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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秋十月 이야기] 제 1편. 출발도 안했는데 발목이 잡혔다
2019-10-11-Fri. 출발전일
2019년 10월 일정은 출발 1주일 전에야 대략적인 동선이 잡혔습니다.
그나마 중간에 휴강일이 하루 끼어서 일정을 만들 수가 있었는데, 현지 3연휴 및 19호 태풍 하기비스 접근 소식 등으로 인해 계속해서 행선지를 바꾸고 있었죠.(이 때까지만 해도 하기비스가 그렇게 어마어마한 피해를 남기고 갈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습니다)
최초에는 도쿄 방면을 계획했습니다만 하기비스가 수도권을 치고 갈 거라는 예보를 보고 발표회를 목적으로 행선지를 간사이로 돌렸습니다. 이 과정도 순탄치는 않아서 후쿠오카 방면 전시회 관람 계획도 넣고 빼고를 반복한 끝에 최종적으로는 포기하고 간사이 일정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결론을 났고, 최종적으로 간사이 4박 5일 일정이 완성되었습니다.
일단 금요일에 수업이 있었는데, 오후 수업이라서 도저히 저녁 출발편은 탈 수가 없었습니다.
해서 운서역 쪽에서 숙박을 하고 토요일 오전 첫편을 타는 것으로 예약을 완료했습니다. 하기비스가 어마어마한 세력으로 발달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상정보를 계속 주시하고는 있었습니다만 금요일 오후까지도 간사이 방면 이동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 같았죠.
그런데....
[사진 1. 오마이갓!!!!! 제가 타려던 항공편이 결항처리되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잠깐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제가 예약했던 OZ112편의 결항이 확정되었습니다.
급히 야후 재팬을 통해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간사이권역도 하기비스의 폭풍권역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당시 하기비스의 중심은 이세반도 방면으로 가고 있었습니다만, 강풍반경이 무려 700km 가까이 넓혀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아시겠지만 항공편 운항에서 무서운 것은 바람입니다.
[사진 2. 일단 운항정보확인서부터 확보를 했습니다. 19년 10월 12일 출발예정이던 OZ112편은 태풍으로 결항되었습니다.]
당장 내일 출발인데,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예약해놓은 숙소며 일정이며 다 틀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대부분 이쯤되면 변경/환불같은 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다행히도 패스는 현장상황에 따라 선택하기 위해 사전구입은 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원인이 자연재해이니... 일단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운항정보확인서를 다운받아서 확보를 했습니다.
수업이 종료된 후 급히 항공사로 전화를 했죠. 일본쪽 노선 대부분이 직접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지 고객센터 연결도 한참 걸렸습니다.
30분만에 연결된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보니 OZ112편은 결항이 확정, 1회에 한하여 수수료없이 행선지 변경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서 선택지는 둘 중 하나 뿐이었습니다.
후쿠오카로 바꾸느냐, 그냥 취소하느냐.
잠깐 고민을 한 후 어차피 벌려놓은 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후쿠오카행으로 탑승편을 변경했습니다.
교통비가 추가되지만 산요신칸센이나 메이몬타이요페리만 운행하면 일단 간사이권역으로 갈 수는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의 기대를 곧바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사진 3. JR서일본 홈페이지에 올라온 10월 12일 산요신칸센 운전계획입니다. 오카야마~신오사카 구간은 종일 운휴, 노조미도 오전에 운전종료. 사쿠라/미즈호는 막차순번 빼고는 히로시마까지만. 고다마도 오카야마까지만 운행한다는 안내가 떴습니다. 최근 JR서일본이 소위 "계획운휴"에 맛을 들인 듯한 분위기입니다. 좋게 보면 안전을 위한 선택, 나쁘게 보면 일단 몸부터 사린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해서 당일 간사이 권역 이동은 완전히 물건너 갔습니다.
때문에 일정변경, 숙소연락 등 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눈 앞에 나타났죠. 하지만 학교에서는 처리가 힘드니, 일단 운서역에 잡은 숙소로 이동 후 조치를 강구해보기로 했습니다.
수업이 있었던 학교에서 운서역 방면으로는 버스 연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얌전히 지하철로 이동을 합니다.
[사진 4. 1호선(경인선) 역곡역입니다. 온수역이 조금 더 가깝긴 하지만, 역곡은 급행도 정차하죠. 시간만 맞으면 소요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습니다.]
[사진 5. 마침 동인천급행이 개봉역에 와 있었습니다. 금방 도착하죠.]
[사진 6. 건너편에 도착한 용산급행은 31188편성이었습니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데, 당시 철도노조 한시파업 기간이라 군인 등 대체인력이 승무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7. 곧 동인천급행도 도착을 했습니다. 퇴근시간대가 시작할 시점이라 차내는 혼잡했죠. 급행을 타고 도착한 역, 부평역입니다.]
[사진 8.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운행편수도 감축되어 있었습니다. 예전 파업때는 이렇게 임시시간표 붙여주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과거에 비해 파업하는 상황치고는 안내도 잘 되어 있고 큰 혼잡도 적었던 것 같습니다.]
[사진 9. 인천 1호선 승강장으로 내려왔습니다. 이러면 경로는 하나 밖에 없죠.^^]
[사진 10. 계양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합니다. 주안에서 인천 2호선을 타고 검암에서 환승하는 방법도 있지만, 인천 2호선이 더 혼잡하리라는 생각에 계양으로 왔습니다.]
[사진 11. 어느 덧 해가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수업에 결항에... 하루가 참 길게 느껴졌습니다.]
[사진 12. 공항철도도 양 선두차량에만, 주말 공휴일 한정으로 자전거 승차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죠. 자라니라는 비하적인 표현이 왜 나오는지 자전거 이용자들도 생각을 좀 해봐야 합니다.]
[사진 13. 그 와중에 검암행이 먼저 오네요. 제 목적지는 운서역이기 때문에 검암행은 패스해야 합니다. 검암행을 앞에 놓고 오는 인천공항행의 혼잡도는 뭐 알만 합니다...]
[사진 14. 사진찍을 틈도 없이 혼잡한 열차를 타고 도착한 곳, 운서역입니다.]
역시나 혼잡도는 극악을 달렸습니다. 요즘 공항철도는 계양/검암 방면 통근 노선으로 자리잡은데다가 언젠가부터 공항을 이용하는 외국인들 수요도 엄청나게 늘어서 일반열차도 혼잡한 경우가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공기수송 소리듣던 직통열차마저 역방향까지 꽉꽉 채워가는 경우가 생겼다는 것을 보면, 노선 전체 수요가 늘었다고 봐도 될 거 같습니다.
[사진 15. 운서역을 빠져나와서]
[사진 16, 바로 좌측에 오늘 숙소가 있습니다.]
가장 편한 곳은 아무래도 인천공항 근처입니다.
하지만 제가 묵던 날은 전체적인 가격대도 많이 올라가 있었고, 다락휴는 개인적으로 가성비가 그닥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운서역으로 위치를 정했죠.
예약 사이트에서 다락휴보다 저렴하게 예약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17. 숙소 이름은 골든튤립 호텔&스위트입니다. 찾아보니 국제 체인이라고 하는 것 같네요. 전체적인 평도 좋고 운서역에서 가까운데다가 토요코인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와 있어서 바로 선택을 했습니다. 물론 오전 공항 샌딩서비스도 고려대상이었습니다.]
[사진 18-19. 객실수가 꽤 많은지 공항 샌딩-픽업서비스용 차량도 많았습니다. 현대 유니시티 개선형과 솔라티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운행시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입하는 모양이었죠.]
[사진 20. 아무래도 집에서 바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빨래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탁기가 있는 레지던스 형식을 선택했습니다. 세제도 준비가 되어 있어서 저녁식사 후 바로 빨래를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식사를 먼저 해결하고 난 후, 곧바로 다음 조치에 돌입했습니다.
원래 히메지에서 4박을 예약해 놓은 상태였는데, 첫날 히메지로의 이동은 원천봉쇄된 상태입니다.
때문에 호텔로 연락해서 12일 숙박에 대한 조정을 해야 합니다. 그 전에 태풍으로 인해 체크인이 불가능하게 되면 수수료없이 처리해준다는 메일은 받았습니다만, 못가는 것이 확정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통보를 해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해서 12일 체크인 불가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13일부터 3박 예약으로 변경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 때 히메지 숙소에서 답변이 빨리 왔다면 곧바로 후쿠오카 숙소도 찾으려고 했습니다만, 자야 하는 시간까지 히메지에서의 답변은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첫날 숙소도 잡지 못했죠.
문제는 일본 현지는 3연휴 기간이어서 후쿠오카 시내는 만실이거나 어이가 승천하는 가격대로 폭등한 상태였다는 겁니다. 어떻게든 빨리 확보를 해야 하는데....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첫댓글 저도 작년 7월 3일날 기타큐슈 당일치기로 가려구했는데 하필이면 쁘라삐룬으로 인해서 5일로 변경했는데 수수료로 6만원 줬다가 264편이 결항확인되어서 6만원 돌려받은 기억이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