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TV '창의특강' 메모]
어느 산 속에 있는 자그마한 절에 노스님과, 노스님을 시봉하는 스님 두 분이 살고 있었다.
겨울날 아침 눈이 내리자 시봉스님은 다른 날보다 30분 일찍 일어나 눈을 쓸었다.
큰스님께서 해우소 가실 때 불편하지 않게 하려고..
그런데 큰스님께서는 해우소를 가시면서 "자네는 요즘 마당을 안 쓰나?" 하셨다.
시봉스님은 기분이 좀 언짢았지만 참고 "예, 앞으론 더 열심히 쓸겠습니다" 하였다.
그리고 시봉스님은 부엌으로 가서 부지런히 공양 준비를 해서, 큰스님께 밥을 차려 드렸더니
"장화 가지고 오너라." 하셨다. 밥이 질다는 말씀이었다.
시봉스님은 또 기분이 안좋았지만 참고 "예, 앞으론 더 신경써서 하겠습니다." 하였다.
잠시 후 큰스님께서 나물반찬을 드시더니 "자네는 나물로 꽃꽂이 하나?" 하셨다.
나물이 뻣뻣하다는 말씀이었다. 시봉스님은 또 기분이 무척 상했지만
꾹 참고 "예, 앞으론 더 잘 익히겠습니다." 하였다.
큰스님 앞에서는 공손하게 대했지만 부엌으로 돌아간 시봉스님은
분을 참지 못하고 혼자서 계속 궁시렁 궁시렁 거리고 있었다.
이를 보신 큰스님께서 시봉스님을 부르셨다. "여보게, 와서 차나 한 잔 하세.."
시봉스님이 방으로 들어와 차를 마시려고 하니
큰스님은 "잠깐! 가서 소금을 한 줌 가져오게." 하시더니 그 찻잔에 타서 마시라고 하셨다.
큰스님 말씀이니 거역할 수도 없고.. 그렇게 했다.
"맛이 어떤가?" "너무 짜서 마시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잔을 마시려는데 또 소금을 한 줌 가져오라고 하셨다.
이젠 시봉스님도 열받아서 "또 넣을까요?"라고 도전적으로 물었다.
큰스님은 "나를 따라오게" 하시더니 밖으로 나가셨다.
절 앞에 있는 연못으로 가시더니, 그 물 속에 소금을 넣으라고 하셨다.
"자, 이제 이 물을 한 잔 마셔 보게."
"맛이 어떤가?" "예, 아주 시원합니다."
큰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네 마음의 고통도 그 소금과 같네.
마음자리가 오종종하게 좁으면 작은 고통도 큰 고통이 되지만
마음자리가 넓으면 그 고통이 더 이상 고통이 아니라네.
고통을 없애려면 마음을 넓혀야 한다네."
-햇빛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