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산행기
10시 마천역 1번 출구로 나가니
김신기사장 석희태교수 김중회사장 오삼환, 민형욱제형(諸兄)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한산성길에 밝은 김중회사장이 리더가 되어
"오늘은 시간이 좀 걸리지만 완만한 길로 안내하겠다"고 했다.
능선처럼 이어지는 그 코스는 길기는 했지만
가파른 길이없고 숲이 많아 참으로 상쾌했다.
우리는 출발점부터 쉬지않고 올라가다가
어느 우물이있는 곳에서 목도 축일겸 좀 쉬었으면 했지만
앞서가는 중회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김중회 사장은 지칠줄 모르고 계속 앞장서 갔다.
“중회야 좀 쉬었다 가자!”
“ 김사장! 감독원시절에 얼마나 엄하게 했길래 삼환이가 어려워
쉬자는 말을 못하네 ”
내가 장난기가 돌아 짖궂은 말을했더니
“그렇지않아 삼환이는 은행 시절 자주만나 고스돕쳤는데
지가 따면 ‘그렇게 잃어주려 하는데도 안되네. 머리가 나쁘냐?’ 하고
지가 잃으면 ‘내가 감독원 관리돈을 따서 무슨 봉변을 당하려고’ 하면서
늘 골탕 먹이던 숭악한 사람이야” 한다.
산아래 내려보이는 서울은 참으로 아름답다
마천동, 거여동이 그림처럼 아름답고
왼쪽 저~ 멀리 뿌옇게 보이는 것은 성남이라고 중회가 설명했다
저 아름다운 서울이 시장(市長)으로 있던 의인(義人) 한명이 자리를 비우자
틈만나면 나라를 저주하는 몹쓸 세력들이
철 만난 메뚜기떼 처럼 난리를치고있다.
옛말에 “에라이! 천작을 할놈들!”이란 말이 있다.
구한말에 천주학을하다 잡히면 무참히 죽음을 당했다.
그래서 ‘천주학을 할 놈’이라 하면 곧 천벌을 받으라는 저주였는데
‘천주학’을 줄여 ‘천작’이라고 했던 것 같다.
끊임없이 사회불안과 분열을 야기하는 <천작을 할 놈들!>이
저 아름다운 서울바닥에 너무 많이 득실거린다.
수어장대(守禦將臺)에 올라가니 미리 와서 기다리던 진우가 반갑게 맞는다
수어장대는 조선 인조 2년(1624) 남한산성을 쌓을 때 만들어진
4개의 장대 중 하나이다.
건물의 바깥쪽 앞면에는 ‘수어장대’라는 현판이,
안쪽에는 ‘무망루(無忘樓)’라는 현판이 걸려있는데,
‘무망루’란 병자호란 때 인조가 겪은 시련과
아들 효종이 청나라에 대한 복수로 북쪽 땅을 빼앗으려다 실패하고 죽은
비통함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석교수는 수어장대라는 글씨가 참 잘쓴 글씨라고 침이마르게 칭찬한다.
자구(字句)마다 기개가 넘치고 애국충정이 서려있어
글씨를 보노라면 가슴이 뛴다고 했다.
남문으로 내려와 아담한 한정식집에 이르니 오후 한시경.
파전, 막걸리, 두부김치, 오리고기 훈제, 순두부찌개등으로
풍성한 점심식사를 베풀어준 김중회사장에게 감사드린다.
전번달 북한산 산행과 이번 남한산성 산행은 코스가 좋아
참으로 즐거웠다며 석교수는 다음에도 또 찾았으면했다.
지하철에 어떤 아주머니가 운반구에 빈박스를 싣고 급히 나가려는데
바깥 스크린도어는 이미 잠겼다
안쪽문은 운반구로 인해 닫혀지지 못하고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한다
문은 벌써 서너번째 열렸다 닫혔다 하고있다.
긴박한 상황에 모두들 손에 땀을쥔다
운반구를 못빼어 고생하는 줄 알고
빨리 빼세요 하고 여기저기서 안타깝게 외치는데
아주머니가 태연하게 “빼면 안열어줘요” 한다.
결국 스크린 도어가 열리고 아줌마는 나갔다
“많이 해본솜씨다” 하면서 할머니 한분이 혀를찬다.
얼굴이 숫덩이같은 외국인도 웃었다.
저런 인간들이 어떻하다 다치면 난리법석 떨고
수염기른 목사, 중, 신부 나부랭이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어
한바탕 뒤집어 놓겠지 하며 우리는 분개했다.
법이 유린되어 선악이 혼돈된 사회에서 비춰지는 속쓰린 명암이다.
그저께까지만해도 여름 날씨였는데 오늘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다
이제 곧 숲은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들고
산은 그 화려한 절정으로 사람들을 환호하게 하겠지...
지난여름 유례없었던 장마와 무더위는 참으로 힘들었지만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날씨가 추워지니
치열했던 그 여름의 사라져가는 그림자가 오히려 그립고 아쉬워진다
2011. 10. 1. 남한산성을 다녀와서 김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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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태형이 쓴 후기를 읽고 나면 법학과가 아니라 국문학과 졸업한거 같애........ 감사.......
정관장은 간 거요 안 간거요?
나 3학년때 국문학과 농땡이 옆방에서 하숙한 적 있었어.김신기사장! 일깨워줘서 고마워요.
진우는 수어장대에 미리 올라가 기다리다가 합류했어. 그날 <최윤수 이용화 홍인기 최기영>등 소위 우리의 아가리들이 다 빠져버려서
삼환이가 대신 하느라 고생많이 했어. 수어장대를 수화장대 송간풍을 송단풍으로 발음하는등 그래서 또 많이들 웃을 수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