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나무꾼들이 갈퀴를 던져서 갈퀴의 상태를 보고 이기고 지는 것을 겨루는 놀이. 주로 가을철 농가의 청년들이 산에서 낙엽이나 솔가지를 긁어모은 나뭇단을 걸고 이긴 사람이 차지하는 놀이로 칼땅치기라고도 한다.
내용
갈퀴는 낫과 더불어 나무를 하는데 필수적인 도구이다. 사람들은 나무를 하러 갈 때 “민다지 끓으러 간다”, “낭구하러 간다”라고 말하고 풀 또는 나무를 전혀 베지 않은 곳을 숫거리라고도 하였다. 갈퀴는 자루와 갈퀴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람의 거친 손은 갈퀴의 구부러진 발에 비유하여 갈퀴손이라고 불렀다.
갈퀴 명칭은 여러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역어유해(譯語類解)』에서는 ‘시파자(柴把子)’, 『한한청문감(韓漢淸文鑑)』에는 ‘파자(爬子)’라고 적고 있다. 서호수(徐浩修)가 쓴 『해동농서(海東農書)』에는 ‘형파(荊杷)’로 표기하고, “벼 고갱이를 따로 모으는 연장이다. 싸리나무를 구부려 만든 것으로 타작마당에 긴요하며 큰 솔가리 나무를 할 때에도 쓴다(疏剔禾稭之器也揉荊編成列齒塲圃間不可無者亦爲樵蘇所用).”라는 설명과 함께 그림을 덧붙여 놓았다. 이 기록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대나무 갈퀴를 비롯해서 싸리나무 갈퀴도 썼음을 알 수 있다. 싸리나무 갈퀴는 대를 구하기 어려운 산간지대에서 주로 썼으며, 대갈퀴는 만들기도 쉽고 간편하며 수명이 긴 장점이 있다. 『한국농업경영론(韓國農業經營論)』에는 “북방에서는 목제로 된 갈퀴를 사용한다.”라는 설명이 보이는데, 당시에 철사로 만든 갈퀴를 썼음을 반증하는 내용이다. 근래에도 철사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을 사용하는데, 대나무로 만든 것보다 폭이 좁고 곡식을 긁어모으는 데 효력이 떨어진다. 갈퀴의 발은 열두 개이며, 길이는 45센티미터 정도이다.
내용
갈퀴치기는 갈퀴를 던지거나 세워 돌린 후 갈퀴가 엎어지면 승리하거나 지는 놀이이다. 강화도를 비롯한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갈퀴를 옆으로 혹은 뒤로 던지기도 하고, 무덤 뒤로 던져 승부를 내기도 한다. 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갈퀴의 엎어진 후의 모양을 선택하여 결정한다.
놀이 방법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5미터쯤 되는 거리에 갈퀴를 던질 지점을 정한 다음 선을 그어놓는다. 갈퀴가 선 안으로 떨어지면 실격하고, 선 밖으로 나갔다고 하더라도 갈퀴가 엎어져야만 이긴다. 만약 갈퀴를 던져 이긴 사람이 여럿이 나타나면 다시 던져서 한 사람의 승자가 나올 때까지 한다. 갈퀴를 던질 때는 갈퀴를 쥐고 돌리면서 힘껏 던진다. 내기에 거는 잎나무는 갈퀴와 한 손으로 껴안을 정도의 양으로 그것을 한 전이라고 말한다. 한 짐이 되려면 여덟 전이 모여야 한다. 광주광역시에서는 한 짐이 되려면 다섯 깍지가 모여야 하고, 한 깍지가 갈퀴로 네 번 긁어모은 분량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갈퀴가 혼을 부르는 도구로 쓰인다. 아이가 정신을 잃었을 때 아이가 입었던 옷을 갈퀴에 걸어 아이가 놀던 곳의 땅을 긁으면서 “혼이여 돌아오라.” 하고 세 번 외친다. 그 뒤 갈퀴에 걸었던 옷을 아이에게 입히면 혼이 몸 안으로 들어간다고 믿는다. 갈퀴가 혼도 긁어모을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의의
갈퀴치기는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던 시절의 놀이였으나, 연료가 연탄이나 석유로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 놀이이다. 이처럼 마른풀을 긁어모으는 갈퀴는 복과 재물을 긁어모으는 도구로도 이용되었는데, 해마다 정초가 되면 갈퀴를 사다가 문에 걸어두고 그해 풍년이 들고 재물이 들어오기를 빌었다. 근래에는 상점이나 음식점에서 작은 갈퀴를 문에 걸어두기도 한다. 갈퀴가 긁어모으는 연장이듯 재물이 모이기를 바라는 주술적인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