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연이어 증가하는 버스 사고의 실질적 원인은 낡은 채용 방식과 안전관리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지자체의 고질적 행태이다.
- 버스 업계에 만연한 관행적 행태를 바꾸지 않는 이상 신규 인력 유입은 요원하다
- 안전사고 관리를 버스업체의 고유 권한으로 취급한 지자체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어
지난 9일 매일경제는 보도를 통해 연이어 발생하는 시내버스 사고의 원인을 ‘운전자 고령화, 업체의 배차간격 압박’ 등을 핵심으로 분석했다. 충분히 동의할 수 있으며, 4년 사이에 시내버스 사고가 56% 증가했다는 점을 매우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는 점엔 일치한다. 하지만, 고령화와 배차간격 압박 문제는 비단 오늘날 새롭게 발생한 것이 아닌 오래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문제였기에 고령화와 배차시간 압박이 원인이었다면 진작 개선하여 사고율 감소로 이어지는 결과를 도출했어야 한다. 반대로 사고가 계속 증가한다는 것은 고령화, 배차시간 압박 등의 뻔한 내용이 아닌 다른 실질적 원인이 있음을 전제해야 한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20년여 년째 준공영제를 시작으로 현안에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고 있으며, 최근엔 운수종사자 부족 현안에도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이고 목소리를 냈다. 해당 사안에 대해 앞서 언급했듯이 최근 이슈가 아닌 몇십 년 넘게 이어진 고질적 병폐였다. 그런데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것은 운수업체 채용 방식 자체가 매우 폐쇄적일 뿐만 아니라 과거엔 운영 방식이 버스업체의 고유 권한이라 지자체들이 통제할 수 없었던 만큼 큰 사고가 아닌 이상 관심이 적었다. 그렇다면 2004년 준공영제 시행 후는 달라졌을까.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평가할 수 있어도 크고 작은 사고는 꾸준히 반복된다. 여기서 배차시간 압박이 거론되는데, 오늘날 준공영제 체제에선 차를 적게 돌릴수록 업체들이 이익을 보는 구조라 운영비 절감을 목적으로 운행 횟수를 계속 줄이는 추세다. (노선이 기존보다 짧아져도 마찬가지다) 즉, 종사자들의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 시간을 조정할 수 있기에 배차시간 압박은 주요 원인으로 삼기엔 거리가 있다. 결국 남은 건 운수종사자 부족이다.
실제 TS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발표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버스운전자격증을 취득한 인원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 증명된다. 대신 자격증을 취득한 인원이 전부 시내버스 입사로 이어지진 않는데, 업체가 부도나 파산으로 망하지 않는 이상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여건에도 채용이 더딘 것은 앞서 언급한 운수업체의 문제로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다시 말해 전근대적 채용 방식도 문제지만, 노조에서 종사자들에게 취업 대가를 명목으로 받는 ‘전별금’ 제도가 발목을 잡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전별금은 퇴직금에 포함하여 엄연히 돌려줘야 하지만, 정년을 채우지 않고 근무 중 퇴사를 하게 될 시엔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결국 이런 꼼수로 이직을 못 하게끔 족쇄를 채우는 것이나 다름없거니와 개인의 성실함을 본다는 핑계로 과거 근무했던 업체에서 행실을 파악하는 신상털기식 조회 등의 낡은 채용 방식이 신규 인력 유입을 차단하는 핵심 요인이다.
결국 버스업계의 신규 인력이 원활하게 유입되려면 운수업체 소재지마다 지역 일자리 사업으로 연계하여 해당 지역에 거주하거나, 버스 업계 취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공기업 직영 및 지자체 직영으로 운영하는 공영제 지역에도 적용해야 할 부분인데, 앞서 언급한 배경들 탓에 당연히 정년을 채워서도 운전석을 나오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던 중 사고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한 것이다. 올해는 준공영제가 서울에서 시작한 지 22년째에 접어들지만, 혈세를 버스 업계에 아무리 쏟아부어도 자질구레한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에 연이어 터지는 사고들을 단순히 운전자 고령화, 배차시간 압박 등으로 치부해선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안전사고에 있어 적정 정비인력을 줄이거나, 사고 발생 시 보험 적용을 피하려고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업계의 행태를 바로잡지 못함과 동시에 이용하는 시민에게조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긴커녕 숨기는 것에만 급급한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이 같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고령화가 문제라면 젊은 신규 인력들이 버스 업계에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이고, 안전의 경우 투명한 관리에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통제했더라면 두 가지 모두 쉽게 개선할 수 있었다. 어쩌면 쉽고 단순한 과정임에도 여태 하지도 않고, 바꿀 노력조차 외면했기에 당연하게도 매년 반복되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아울러, 정책적으로나 제도적으로라도 운수종사자의 신규 인력 유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전별금 제도 등의 구태의연하고 낡은 관행들을 뿌리 뽑아야지만 고령화 문제에서 벗어난다. 무엇보다 안전관리 지침에선 운수업체의 고유 권한이라는 이유로 가만있을 것이 아니라 지자체별 관련 부서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분명하게 강조한다. 따라서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시민과 노동자가 함께 현안별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주체로서 이번 현안을 포함한 운수종사자의 안전사고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도 예의주시하고, 노조와 연대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끝]
2026년 7월 13일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