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TV 오락 프로그램에서 물을 코로 들이키는 장면을 보여주며, 이것이 감기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방송하자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감기 예방에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코의 건강에 아주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비인후과 병원을 열고 있는 의사들의 모임인 ‘이비인후과개원의협의회’는 “방송이 나간 후 코 세척을 따라했다가 후유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걱정하며 특히 어린이들은 절대 따라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코 세척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즉 △콧속에는 가는 털(섬모)이 있어 먼지 등 코에 나쁜 물질들을 밀어내는 운동(섬모 운동)을 하는데, 물을 코로 마시면 코의 섬모 운동이 방해를 받는다. △체온보다 낮은 찬물이 코에 들어가면 코 점막을 자극해 비염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어린이는 마신 물이 목 뒤로 넘어가면서 기도로 들어가기 쉽다. 이럴 경우 흡인성 폐렴이 일어날 수 있다. △코 뒤쪽과 귀로 연결된 ‘이관’으로 물이 들어갈 경우 중이염을 일으킬 수 있다 등이다. 즉 맹물을 콧속으로 집어넣는 것은 ‘물 고문’이나 마찬가지로 아주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이다.
맹물 대신 생리적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것은 어떨까? 생리적 식염수란 우리 몸 속의 수분과 삼투압이 같은 소금물(0.9%)을 말한다. 이비인후과개원의협의회는 굳이 물로 코를 세척하고 싶다면, ‘체온(37도)과 같은 생리적 식염수를 콧속에 뿌려주는 방법’을 권한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이마저도 따라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조중생 과장은 “이물질이 우리 몸 속에 들어오는 것은 일단 위험 부담이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은 몸의 기관이 성숙하지 못해 기도나 귓속으로 물이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폐렴이나 중이염 등을 일으켜 매우 위험하지요.”라며 주의를 부탁한다.
* 코 질환 예방법
건조한 겨울철에는 코가 마르기 쉽다. 특히 아파트 같은 실내에 오래 있다 보면 더욱 그렇다. 코가 건조해지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코를 촉촉하게 하려고 억지로 물을 콧속에 붓기보다는 방안 공기를 자주 바꿔주고 가습기 등으로 실내 습도를 맞춰주는 것이 좋다.
집 안에 먼지가 많아도 코에 나쁘다. 구석구석 쌓인 먼지를 제때 치워주는 것도 건강한 코를 유지하는 방법이다.